[풋볼리스트] 문슬기 기자= 주제프 과르디올라 맨체스터시티 감독의 선택이 반 시즌 만에 의심 받고 있다.

2016/2017시즌을 앞두고 맨시티는 마누엘 펠레그리니 감독과 이별하고 과르디올라 감독을 선임했다. 우승을 위한 결단이었다. 맨시티는 2013/2014시즌 이후 잉글리시프리미어리그(EPL) 우승컵을 들지 못했다. 맨시티의 목표를 잘 아는 과르디올라 감독은 입단 기자회견에서 “맨시티는 바이에른뮌헨이나 바르셀로나만큼 많은 타이틀을 얻지 못했다. 그래서 내가 이곳에 왔다”며 우승 청부사다운 각오를 남겼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우승을 위한 첫 번째 작업으로 팀을 리빌딩했다. 마르틴 데미첼리스, 사미르 나스리, 윌프레드 보니, 엘리아킴 망갈라 등이 나가고, 일케이 귄도간, 놀리토, 르로이 사네, 클라우디오 브라보 등이 들어왔다. 리빌딩 과정에서 과르디올라 감독과 맞지 않아 어쩔 수 없이 팀을 떠난 선수도 있었다. 나스리와 하트가 대표적이다.

반 시즌이 지났다. 21라운드를 마친 맨시티는 13승 3무 5패로 5위로 떨어졌다. 선두 첼시(승점 52점)와는 10점이나 벌어졌다. 5패는 과르디올라의 감독 부임 이후 가장 많은 한 시즌 패배 기록이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바르셀로나와 바이에른뮌헨을 지휘하면서 2008/2009시즌과 2014/2015시즌에 총 두 번 5패를 경험했다. 시즌 중반기 만에 다섯 번이나 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그간 짧은 패스와 높은 점유율을 바탕으로 전술을 짰다. 선수들의 포지션을 제한하지 않고 멀티로 활용하는 것도 특징이었다. 그러나 강한 체력을 바탕으로 거칠게 움직이는 EPL 스타일에선 통하지 않았다. 맨시티는 점유율만 쟁취할 뿐 역습 당할 때가 잦았다. 과르디올라 감독이 추구하는 축구는 속도와 힘을 바탕으로 하는 잉글랜드 앞에서 통하지 않았다.

전술과 함께 안목도 지적을 받고 있다. 과르디올라 감독이 영입한 선수들이 부진하면서 생긴 문제였다. 특히 골키퍼 브라보에 대한 잡음이 크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하트를 이탈리아세리에A 토리노로 임대 보내고, 발 기술이 좋은 브라보를 선택했다. 그러나 브라보는 매 라운드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영국 통계 전문 사이트인 ‘옵타’는 브라보의 선방률이 57%에 그쳤다고 발표했다. 상위 6개 팀 중 최악의 기록이었다.

영국 ‘스카이스포츠’ 축구 전문가 제이미 캐러거는 “과르디올라 감독은 하트에게 가차 없었다. 개인적으로 좋은 선택이 아니었다고 본다”고 했다. 티에리 앙리와 셰이 기븐 역시 “맨시티는 하트를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맨시티가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브라보를 내리고 하트를 선택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그러나 18일(한국시간) 영국 ‘ESPN FC’는 “하트는 맨시티 복귀를 생각하지 않고 있다. 이적이 유력하다”고 했다.

이미 리그 우승은 놓쳤다. 과르디올라 감독도 지난 16일 열린 에버턴과의 ‘2016/2017 EPL’ 21라운드 경기에서 0-4로 완패한 이후 “승점 10점은 너무 큰 차이다. 2위 토트넘을 따라잡는 게 더 현실적”이라며 실패를 인정했다.

그러나 우승이 절대적인 가치는 아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부임 당시 잉글랜드에서 첫 도전 의미를 강조했다. 성적에 국한하지 않고 자신만의 스타일을 유지해 팀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자신의 축구 철학에 대한 자부심이 포함된 발언이었다. "잉글랜드 무대에 적응해야 한다. 하지만 이게 내 스타일을 바꾸겠다는 의미는 절대 아니다."

그간 스페인과 독일에서 특별한 성장통을 겪지 않았던 과르디올라 감독은 잉글랜드에서 새롭게 도전 중이다. 결국 하반기는 감독 스스로 주변 의심을 걷어내는 데 집중해야 한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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