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울산] 한준 기자= “K리그클래식 승격을 이루면, 우리 이름은 강원의 역사에 남게 될 것이다.” 최윤겸 강원FC 감독은 지난해 K리그챌린지 승격 플레이오프에 임하며 이렇게 말했다. 그리고 지난해 최윤겸호는 강원 축구의 역사에 영원히 남게 됐다. 

그러나 승격 공신 중 상당수는 2017시즌에 함께 할 수 없게 됐다. 목표가 K리그클래식 잔류였다면 리빌딩의 폭이 크지 않았겠지만, 조태룡 대표이사는 클래식에 올라간만큼 최정상을 목표로 하겠다는 일념으로 새 판을 짰다. 이 과정에서 잔류가 결정된 승격 공신은 ‘어벤저스’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탁월한 ‘국가대표급’ 이적생들 사이에서도 주전 자리를 꿰찰 수 있을 선수들이다.

지난 시즌 강원 전술의 핵심이었던, 좌우 풀백. 라이트백 백종환(32)과 레프트백 정승용(26)은 그냥 팀에 남은 것이 아니라 각각 200%, 300%의 연봉 인상이라는 파격 대우 속에 2017시즌에도 중심적인 역할을 맡게 됐다. 새로 온 선수들의 틈바구니 속에서 강원의 정체성을 지키며, 또 한 번의 도약을 꿈꾸는 두 선수의 이야기를 울산 전지 훈련지에서 들었다. 두 선수는 강원에서 겪은 ‘격세지감’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다음은 두 선수와 합동으로 가진 인터뷰 전문.

#1. 강원의 격세지감, 1년 사이 이렇게 많이 바뀌었다

-지난해 동계 훈련 시작할 때와 비교하면 많은 것이 달라졌을 것 같다
백종환(이하 백):
일단 가장 큰 건 목표다. 지난해엔 클래식에 올라 가자는 목표를 세웠다. 올해는 ACL이라는 더 큰 목표를 갖고 임하게 됐다. 아무래도 작년 이 맘 때는 더 힘들었던 것 같다. 챌린지라서 관심도 없었고, 지금처럼 많은 후원도 없이 열악한 상황에서 힘들게 동계 훈련을 했다. 올해는 환경도 그렇고, 여러 면에서 많이 좋아진 것 같다. 지금 쓰고 있는 숙소나, 전반적으로 그때에 비하면 많이 좋아졌다. 아무래도 힘이 더 생긴다. 보강도 잘 됐고. 운동만 할 수 있는 환경을 구단에서 만들어주셨다. 선수들은 다른 걱정 보다 몸 잘 만들고 올 시즌 잘 치르자는 생각만하고, 더 집중할 수 있게 된 것 같다. 

정승용(이하 정): 작년 이 때쯤에는 경기를 뛰기 위해 이 팀에 왔다. 절박함이 더 강했다. 그래서 솔직히 작년의 환경에 대해선 좋다, 나쁘다는 난 안보였다. 경기를 위해 왔고, 그런 마음으로 임해서 결과를 냈다. 올해는 확실히 다른 게 좋은 형들도 많이 왔고, 우리가 원하는 목표가 커졌기 때문에, 작년 보다 더 독하게 마음을 먹어야 더 큰 무대에서 나를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 부담도 있는 거 같다. 내가 클래식에선 많은 경기를 못 뛰었기 때문에 나 스스로도 궁금하다. 내가 어떻게 할 수 있을지. 부담되면서도 기대도 된다.

-지난해도 승격을 못하면 어쩌나 하는 부담감도 컸을 것 같은데?
백:
지금 놓인 상황이기 때문에, 올해가 더 힘들 것 같다. 작년엔 힘들었지만 결과를 냈기 때문에, 힘들었던 생각이 덜 해진 게 당연하다. 올해는 목표가 너무 커지다 보니까. 클래식 승격이는 목표도 작은 것은 아니지만, 강원이라는 팀에서 AFC챔피언스리그(ACL)로 가자는 게 낯설고, 부담도 된다. 한편으로 기대감도 크다. ACL이라는 목표를 꼭 이뤄서 지금 선수들과 ACL에서도 발을 맞춰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보고 싶다.

정: 내가 생각하기엔 지금의 부담이 조금 더 크다. 작년엔 해냈기에 그렇겠지만 올해는 시험 무대다. 내가 여기서 어떻게 하냐에 따라 팀도 원하는 목표를 해낼 수 있고. 이루거나 이루지 못했을 때의 파장이 훨씬 더 크다. 올해가 기대되면서도 부담되는 건 사실이다.

-지난해 승격 이끈 많은 선수들이 많이 떠났다. 두 선수는 파격적인 대우의 재계약 제안을 받았다.

백: 난 끝나고 바로 지도자 교육에 들어왔다. 직접 들은 얘기는 없었다. 2주 동안 에이전트가 협상하고 있었다. 2주 교육을 마치고 나서 구단에서 연락이 왔다. 조태룡 대표팀과 통화했고, 구두로 계약을 마쳤다. 시원시원하셨다. 많이 저를 대우해주시고, 1년 간의 고생을 보상해주신다는 느낌 받을 정도였다. 좋은 말씀도 해주셨다.

정: 조태룡 대표팀이 내 노력을 인정해주시는 것 같았다. 대표님과는 딱 한번 뵀다. 만족할만한 조건을 시원하게 제시하셨고, 마음 편하게 그 제안을 받아들였다. 자주 보진 못했지만 편하게 대해 주셨다. 어렵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선수로 만나본 조태룡 대표는 어떤가?

백: 선수들을 많이 안 만나신다. 그 전에 계시던 분들은 숙소나 운동장에도 자주 오셔서 만났다. 조 대표팀은 선수들이 부담되거나 위축 될까봐 선수들에게 잘 보이려고 하신다더라. 모든 선수들이 많이 못 봤을 것이다. 난 주장이라서 더 봤지만 따로 미팅한 것은 3~4번 정도일 것이다. 나눈 얘기는 팀 개인적 문제들이었다. 선수들을 많이 배려해주려고 하시더라. 

-좋은 조건을 받은 만큼 보여줘야 하고, 높은 목표치에 대한 부담도 있을 것 같다.
백:
그 자체가 부담이 되는 목표이긴 하다. 하지만 선수들도 안 된다, 못 한다, 말이 안 된다. 이런 생각 보다는 주위 선수들이 다 능력도 좋고, 이번 겨울에 좋은 선수들이 왔기 때문에 잘 하면 되겠는데? 라는 긍정적인 마음을 더 갖고 있다. 운동하면서도, 쉬는 시간에 선수들끼리 이야기할 때도 빨리 목표에 가기 위한, 감독님이 말하시는 ‘원팀’이 되기 위한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다.

정: 좋은 형들이 많이 왔다. 같이 해보니 확실히 우리 팀이 업그레이드됐다는 느낌 많이 받는다. 전술 훈련을 했을 때 연결되는 부분이나, 뒤에서 봤을 때 (정)조국이 형, (이)근호 형이 마무리하는 장면을 볼 때 확실히 우리가 다른 팀 위협할만한 공격수 갖고 있다는 자신감이 생긴다. 우리가 열심히 하면 그 목표 이룰 수 있다는 마음이 든다. 

#2. 부동의 주전 풀백, 주장 백종환-포지션 바꾼 정승용

-지난해 최윤겸 감독 전술의 핵심은 풀백이었다. 시즌 막판 고비는 두 선수의 부상 시점이다. 최 감독이 풀백에게 주문하는 것은? 올 시즌에도 전술 방향은 비슷한가?

백: 감독님이 생각하시는 축구는 이번에도 계속되고 있다. 풀백들에게 공격적인 부분을 많이 말씀하신다. 풀백이라면 아래 쪽에 위치 많이 하는 데, 하프라인 위쪽, 공격 지역에 많이 포진됐다. 공격적인 위치에 많이 있으니 (우리가 잘) 보인 것 같다. 압박과 공격, 두 부분을 강조하셨다. 우리 둘만 잘해서 잘 된 것은 아니라고 본다. 감독님이 추구하시는 축구를 하던 와중에 조명 받은 것이다.

정: 감독님이 공격적인 축구를 선호하신다. 되게 높은 위치에 풀백이 올라가다. 지난 시즌 마지막엔 거의 스리백 전술을 쓰면서, 공격수 자리까지 갈 때가 있었다. 감독님이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그런 압박을 하라고 주문을 많이 하셨다. 올해도 감독님의 축구는 그런 방식이라고 생각이 든다. 

-정승용 선수 같은 경우 원래 공격수였는데 포지션 전환을 했다.
정:
FC서울에서는 스트라이커였다. 풀백으로는 강원에 와서 처음 실전 경기를 뛴 거다. 포지션은 서울에서 바꿨지만 거의 출전을 못했다. 최용수 감독님이 권유를 하셔서 바꿨다. 솔직히 그때는 좋은 의미로 받아들이지 못했다. 공격수로 보여주고 싶었지만, 워낙 좋은 선수가 많았다. 내 장점을 부각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고민 끝에 결정을 했다. 종환이 형이 지난 해 경기장에서 많이 소리쳐 주셔서 잘 할 수 있었다. 연습과 실전은 다른 부분이 많다. 종환이 형이 하는 것을 반대 편에서 많이 봤다. 아직 수비 위치에 대해 잘 못할 때가 많다. (오)승범이형이나 (안)지호 형이 커버를 많이 해줘서 편하게, 공격적인 부분을 더 보여줄 수 있었다. 

-백종환 선수가 옆에서 보기는 어땠나?
백:
초반에 욕 많이 먹었죠. 내가 소리도 많이 지르고 (웃음). 공격적으로는 워낙 좋은 선수인데, 수비를 보던 친구가 아니기 때문에. 수비는 하나로 움직일 수는 없지만, 어느 선수가 나가면 커버해주고, 구멍 난 자리를 메워줘야 한다. 공격적 성향이 많다 보니 위쪽에 있는 상황이 많았다. 공격을 하고도 빨리 내려와서 자기 자리를 채우거나 다른 사람이 메우고 있던 자리로 내려와서 바꿔줘야 하는데, 그런 게 잘 안될 때 ‘빨리 내려와라’, ‘바싹 붙어라’ 그런 얘기를 많이 했다.
 
초반에는 자기 스스로도 마음에 안 드는 게 많았을 것이다. 이 친구도 경험이 있고, 프로에 있던 시간이 있으니 금방 적응하더라. 그 다음부터는 경기 기록이 증명하듯이, 강원에서, K리그챌린지 전체에서 가장 많은 경기를 뛴 선수가 됐다. 감독님과 코칭스태프의 신뢰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그렇게 작년에 많이 뛴 것이 올해 더 좋은 경기력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기대한다. 

-포지션을 바꿨을 때 어떤 게 가장 어렵던가?
정:
일단 위치가 가장 어려운 것 같다. 공이 어디에 있느냐에 따라 네 명의 수비가 커버도 하고 같이 움직여야 한다. 지금은 괜찮아졌는데, 공격수였다 보니 서 있다가 한 박자씩 늦게 따라가다 보니 수비 위치에서 힘들었다. 감독님도 위치를 많이 말씀해주신다. 나갔다가 내려오는 것 힘들었는데, 그런 부분에서 도움을 많이 받았다. 작년 첫 두 경기를 우리가 연달아 졌다. 나 때문에 진 것 같다. 사실 나 때문에 졌다. 5년 동안 경기를 못 뛰다 보니 템포를 따라가지 못하겠더라. 연습과 실전은 다르니까. 그 두 경기 끝나고 스스로 많이 위축됐다. 그랬는데 감독님, 코치님이 격려를 많이 해주셨다. 세 번째 경기를 이기고 7연승을 하니 자신감 생기면서 적응을 했다.

백: 난 나 때문에 진 것 같다. 그때 내가 퇴장을 당했다. (웃음) 그 이후 정승용 선수는 계속 잘했다. (풀백은) 위치 선정이 가장 중요하다. 수비수이기 때문에 공격수보다 좋은 위치에 있어야 골을 안 먹고, 커트해서 빠르게 우리 팀 공격으로 가져가 상황을 반전할 수 있는 포지션이다. 위치 선정은 축구를 십년 넘게 하고 있어도 잡기가 어렵다. 파울 상황 외에는 공이 서있으면서 경기가 진행되는 상황은 거의 없다. 공이 어디에 있느냐에 따른 위치를 잘 잡아야 한다. 축구는 골을 덜 먹어야 이길 수 있다. 공격도 중요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수비가 더 중요하다고 본다.

-백종환 선수가 3년 연속 주장을 하게 됐다. 올해는 스타 선수 많이 들어와 어려움도 있을 것 같다.
백:
나보다 나이 많은 사람이 많은 점은 부담이긴 하다. 말도 조심스럽게 해야하고, 나 혼자 독단적으로 결정을 내려선 안된다. 여럿의 의견을 거쳐 결정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 팀에 온 스타 선수들은 모난 사람은 없다. 내가 하는 이야기를 존중해주는 분위기다. 그래서 문제는 없다.

-옆에서 본 주장 백종환은 어떤가?
정:
진짜 잘 하는 것 같다.
백: 뭘 잘해? (웃음)
정: 훈련장이나 경기장에서 종환이 형이 부상으로 없을 때가 있었다. 그럴 때 선수들이 운동할 때 갖는 집중력, 경기 집중력에 차이가 난다고 느꼈던 적이 몇 번 있다. 그래서 종환이 형이 주장으로는 우리 팀에선 큰 역할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 팀에 새로운 선수가 많이 왔지만 종환이 형의 주장으로서 위치는 누구도 흔들 수 없다고 본다. 모든 선수들이 주장으로 인정하고 있다. 주장으로 충분하다고 본다. 시즌 막판에 형이 없어서 힘들었다. 부산, 대전과 경기에서 경기가 끝날 때 연달아 골을 먹으며 무너졌다. 종환이 형이 마지막 플레이오프, 준플레이오프 할 때 부상 중이었는데 경기장에 같이 와서 응원도 해주고, 라커룸 안에서 격려를 많이 해줬다. 거기서 많이 힘을 받은 것 같다.

-실제로 강원이 플레이오프에서 본래 경기 스타일을 못 보여준 이유가 백종환 선수의 부상 결장이었다. 밖에서 지켜보기는 어땠나?

백: 정말 안타까웠다. 내가 못 뛰는 것도 안타까웠지만, 그 동안 고생 많이 했고 한 두 경기 (승격직행을) 결정지을 경기가 있었는데, 결국 플레이오프까지 갔다. 동료들이 이렇게 열심히 했는데 마지막에 결과물을 못 가져 오면 너무 안타까울 것 같았다. 경기에 이겨서 좋을 때도 있었지만, 비기고 지면서 순위 내려가는 안 좋은 상황이 있을 때 말로만 위로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내가 뛰거나 투지를 보이고, 실천을 해야 와 닿을거 같은데 해줄 수 있는게 말 한 마디 뿐이었다. 내가 못 뛰는 것도 안타까웠지만, 힘들어하는 동생 동료들을 보면는게 더 안타까웠다. 경기 막판에도 환자여서 뭐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감독님께 말씀드리고 부산 원정경기도 강릉에서 혼자 갔다 왔다. 다치고 나서 전 경기를 다갔다. 홈은 당연하고 원정 경기도 갔다. 감독님이 미팅 때도 와서 얘기하라고 하시더라. 힘이 될지 모르지만 얘기라도 응원했는데, 결과가 좋았으니 도움은 조금 됐을 거라고 생각한다. 열심히 해서 결과를 이룬 동료들에게 고맙다. 

-주장을 하면서 힘든 것도 있었을 것 같다. 올 시즌에도 주장을 하게 된 배경은?

백: 내가 중간에서 기존 선수, 새로운 선수와 친분이 있으니 그런 면이 작용한 것 같다. 최 감독님이 올해도 해달라고 하셔서 하기로 했다. 승용이 말처럼 선수들이 인정해주는 주장이라면 나도 열심히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렇게만 생각해준다면, 잘못하진 않았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처음에 황교충 선수랑 같이 할 땐 친구이니 답답하거나 고민이 있을 때 터놓고 얘기할 수 있었다. 작년에 우리가 기복이 있고 힘들 때도 있었는데, 그럴 때 터놓고 얘기할 친구, 동생이나 형들 있지만 동갑인 친구가 있었다면 하는 생각이 있었다. 맥주 한잔 하며 편하게 얘기하면 안에 있는 게 편해질 수 있었을 것 같은데, 마음 놓고 속마음을 얘기할 친구가 없던 게 조금 힘들었다. 동생들이 잘 따라와줘서 좋은 성적이 난 거 같다. 올해는 근호, 승용이도 있으니 작년보다 수월할 것 같다. 답답한 마음은 없을 것 같다.

#3. 하나가 되고 있는 강원, 종환-승용이 꾸는 꿈

-자체 게임을 하고 나서 어땠나? 이제 어느 정도 선수단끼리 친해졌는지?

백: 아직 몸이 만들어진 상태가 이니라, 다들 운동의 일부분이라 생각하고 뛰었을 것이다. 다들 좋은 팀에 있다 보니 기량들은 있다. 예를 들어 조국이형을 보면 공격 지역 움직임, 한번을 하더라도 다르구나. 슈팅 한 번을 해도 기대가 되는구나. 그런 장면이 있더라. 다들 아직 몸이 100%가 아니라 조심스럽게 경기했다. 

이번에 감독님도 빨리 친해져야 한다고 하셨다. 우리는 5일에 한번 운동을 쉰다. 쉬는 날 다같이 모여서 장어를 먹으며 회식을 했다. 그런 자리를 하고 나면 좀 더 편해지는 것 같다. 그 뒤로 대학에서 온 어린 친구들이 먼저 말 걸고, 물어보기도 한다. 모인지 얼마 안됐는데 많이 좋아진 것 같다. 나도 나이 많다고 생각 안 했는데, 따지고 보니 나이 차이 나더라. 그런데도 어린 선수들과 서슴없이 대화한다. 빨리 친해진 것 같다. 이제 2주차인데, 1차 끝날 때쯤이면 더 좋아질 거 같다.

정: 충분히 친해졌다. 난 새로 왔다고 어려운 것 없고, 알던 형들도 많다. 편한 것 같다. 어색함 느낄 수 없었다. 조국이 형과는 굉장히 힘든 시간을 서울에서 보낸 때가 있다. 항상 조국이 형이 ‘그때를 잊지 말라’고 하신다. 그때를 안 잊고 있다. 다시 만나서 너무 좋다. 기사로 여기 오신다고 들었는데, 반갑고 설렜?? 지금 항상 지나가면서 항상 얘기하신다.

백: 작년에 잊은 거 아니야? 

정: 아니야. (웃음) 그땐 너무 힘들어서 잊을 수가 없다. 훈련을 조국이 형과 많이 같이 했다. 그때 강도 높은 훈련 같이 하면서 많은 시간 보내니 그런 추억이 생겼다. (Q. 정조국 선수는 지난해 김민혁과 같이 광주에 가서 서로 잘했다. 김민혁이 도움을 많이 줬다.) 내가 이제 조국이형에게 어시스트하겠다. 조국이 형이 스스로 잘하시겠지만, 2년 연속 득점왕을 하도록 저도 조금이나마 도움되고 싶다. 

-정승용 선수는 2011 FIFA U-20 월드컵에 등번호 10번을 달고 나갔다. 기대주였는데 프로에 와서 오랫동안 기회가 없었다. 어떤 점이 문제였나?

정: 프로 무대에 들어와서 내 자신을 이겨내지 못한 것 같다. 자신감도 없었고, 운도 없었던 거 같기도 하고. 그 것도 결국 내가 약해서 그런 것이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훈련장에서 보여준 것뿐이다. 난 보여줬다고 생각했는데 워낙 큰 팀이고 굉장한 공격수가 많아서, 내가 느끼기엔 기회를 못 받았다고 생각했다.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아쉽다. 그런 시간을 5년 보내다 보니 다른 안 좋은 일이 와도, 멘탈이 강해졌다고 할까? 이제 이겨낼 수 있을 것 같다.

백: 나도 처음 제주에 갔을 때 경기 많이 못 뛰고 출전 기회가 없어서 강원으로 이적하게 됐다. 이적하면서 어떻게 보면 난 운이 좋았다. 와서 열심히 한다고 했는데, 기회를 주셨다. 난 원래 사이드백이었는데, 그때 수비형 미드필더로 뛰었다. 당시 을용이형도 있고 (권)순형이도 있었고, 미드필드 자원이 용병도 있었다. 미드필더가 많았느데 최순호 감독님이 그 자리에 뛰게 해주셨다. 내 자리가 아니긴 했지만 경기에 너무 뛰고 싶어서, 뛸 수 있다는 감사함에 열심히 했다. 그걸 좋게 봐주셔서 강원에 있으면서 미드필더, 윙포워드, 사이드어태커 등 돌아가며 출전 기회를 많이 받았다. 그런 점에 강원에 고맙고, 그때 계신 감독님들께 감사하다. 

-여러 포지션을 한 뒤로 발전한 게 있나?
백:
아무래도 사이드백은 가장 편하니 군대에 가선 그 자리를 봤다. (풀백이) 일단 심리적으로 편하다. 다른 자리는 내가 보던 자리가 아니라 불편하고, 어떻게 하할지 고민도 많고. 쉽게 설명하면 남의 집에 있는 것 같고, 사이드백은 우리집에 있는 느낌. 안정감이 있다.

-정승용 선수도 새로 바꾼 레프트백이 남의 집 같은 느낌인가?
정:
난 이제 적응해서 (레프트백이) 나의 집이다. 이제 위에 자리가 남의 집 같아서 잘 안 가려고 한다. (웃음)

-팀 목표는 ACL이지만 어느 정도면 만족할 수 있다고 보나? 개인적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백:
만족하려면 ACL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인 목표는 일단 경쟁할 선수가 많이 들어왔기 때문에, 경쟁에서 이겨서 출전하고 싶은 게 가장 크다. 선수는 경기를 뛰고 있어야 행복하다. 경기장에서 나가고 싶다. 아직 클래식 경기로는 100경기를 못했다. 클래식 100경기 출전을 개인적인 목표로 세우고 있다.

정: 내가 챌린지에서 뿐 아니라 클래식에서도 잘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 김진수 선수도 전북에 왔다. 왼쪽 풀백에 좋은 선수들이 귀하면서도 많다. 그 선수들과 견줄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 그리고 FC서울에게 내가 강원에서 이정도 성장 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 이제 직접 경기를 하니까. 그런 부분에서는 개인적인 욕심이 있다.

-정승용 선수의 얘기는 대표팀 선발에 도전하겠다는 이야기인가?
정:
거기까진 아니고. 열심히 해서 가면 좋겠지만 욕심은 없다. 당장 우리 팀에 박선주 선수도 공을 잘 찬다. 좋은 선수다. 우리 팀에서도 일단 경기에 나서는 게 첫 번째 개인적 목표다. 그 다음에 그런 선수들과 견주고 싶다는 것이다.

-백종환 선수가 보기엔 정승용 선수가 어떤 점이 보강되면 대표팀에 갈 수 있다고 보나?
백:
지금도 충분합니다. 나이도 어리고, 그 자리가 자기 자리도 아니었는데, 그 만큼 소화하는 걸 보면 발전 가능성 상당히 많다고 본다. 내가 같이 있어서가 아니라, 풀백 선수들 사이에서 자기만의 장점이 있다. 충분히 대표팀도 가능하다고 본다.

-이제 클래식에 올라와서 기회를 못 받았던 전 소속팀을 직접 상대하게 된다. 맞대결에 대한 특별한 마음이 있을 거 같다.
백:
아무래도 제가 있던 팀이니. 어느 정도 성장하고, 이렇게 하고 있는 걸 보여주고 싶긴 한데. (지금 제주에는) 그때 있던 사람들이 아무도 없어서. (웃음) 굳이 그럴 필요는 없다고 본다

정: 물론 있다. 근데 나도 마찬가지로 감독님이 바뀌셔서. 
백: 전혀 생각 안할 수도 있어. (웃음)
정: 아, 보여줘야 하는데. 최용수 감독님께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있는데.
백: ACL 나가면 보여줄 수 있겠네.
정: 그러면 좋겠지만… 최 감독님이 어떻게 보면 지금의 나를 있게 하셨다. 정신력도 그렇지만 최감독님 덕분에 포지션도 바꿨고, 그 자리에서 하는 걸 보여드리고 싶다. FC서울에 오래 있었고, 축구 선수로 모습을 서울 팬들에 못보여준 것도 개인적으로 아쉽다. 나쁜 감정이 아니라 (서울의) 다른 선수에개 뒤지지 않는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 홈 개막전 상대가 서울로 결정되니 긴장되더라. 잘 준비 하겠다.  

사진=풋볼리스트, 강원F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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