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광양] 한준 기자= “성적 보다는, 내가 재미있게 축구를 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2016시즌 창단 이후 최고 성적(8위)을 기록하며 두 시즌 연속 K리그클래식에 잔류한 광주FC의 스포트라이트는 공격수 정조국에 쏠렸다. 20골로 리그 득점왕에 올랐고, 하위 스플릿 클럽 사상 처음으로 MVP를 수상했다.

정조국의 활약 뒤에는 공격형 미드필더 김민혁(25)의 어시스트가 있었다. 김민혁이 올린 공격 포인트는 총 11개. 3득점 8도움으로 골로 가는 길을 더 많이 열었다. 2016시즌 개막전부터 득점을 합작한 김민혁은 정조국이 넣은 20골 중 4골을 직접 도왔다. 간접 도움까지 포함하면 더 많다. 

김민혁은 2016시즌을 위한 광주 소집 훈련으로 가는 길에 정조국과 동행했었다. 2015시즌 FC서울에서 신인 선수로 데뷔한 김민혁은 주전으로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고, 정조국과 동시에 광주의 영입 제의를 받았다. 정조국과 김민혁을 동시에 영입한 것은 남기일 광주 감독의 신의 한 수였다.

광주로 가는 길, 수 많은 대화를 통해 2016시즌을 위해 의기투합했던 김민혁은 빠르게 광주 축구에 녹아 들었다. 결정력에 대해선 정조국에게 맡겼고, 배후 수비에 대해선 이찬동에게 맡겼다. 김민혁은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2선 경기 운영과 킬 패스를 마음껏 펼쳤다.

팀 성적도, 개인 기록도 만족스러웠지만, 2017시즌을 위한 광양 1차 전지훈련 현장에서 ‘풋볼리스트’를 만난 김민혁은 지난 시즌에 대해 “내가 재미있게 축구를 할 수 있어서 좋았다. 즐겁게 보낸 한 해였다”고 했다. 고된 훈련이 이어졌지만, 김민혁은 즐기는 자세로 전력을 다해 임하고 있었다.

광주는 하위권 팀이지만 라인을 높여 상대 지역은 전장으로 삼고, 볼을 소유하는 축구를 추구하는 팀이다. 김민혁은 “초반에는 걱정도 있었지만 하다 보니 공격은 물론 수비도 잘 맞더라”며 공격적인 축구에 대한 확신을 얻었다. 

김민혁의 잠재력을 끌어낸 인물은 남기일 감독이다. “남기일 감독님이 선수들의 심리적인 면을 잘 아신다. 선수들의 능력을 최대치로 끌어 올려주신다. 어떨 땐 친구 같고, 선배 같기도 하다. 재미있게 공을 차니 성적도 잘 나오는 것 같다. 선수 시절에 나와 비슷한 포지션을 하셨다. 항상 부르셔서 노하우를 알려 주신다. 돌아설 때 주위를 살피는 부분 등 많은 것들을 배웠다”

지난 시즌 상위 스플릿 진입이라는 목표를 이루지 못한 문제는 체력. “체력적으로 많이 떨어진 시기였다. 개인적으로 초반에는 괜찮았지만 여름으로 넘어갈 때 힘들더라. 개인적으로 웨이트트레이닝을 많이 하고 있다. 그 시점에 버텨야 한다. 팀 전체적으로 우리 스쿼드가 두텁지 않아 체력적으로 떨어졌다.”

“연패를 줄이고 연승을 늘려야 한다”는 목표를 잡은 김민혁은 남 감독이 준비한 저녁 근력 운동에 집중하고 있는 것은 물론, 오프 시즌 기간에도 쉬지 않고 근력 운동에 매진했다. 남 감독도 김민혁의 과제로 몸을 더 강하게 하는 것을 주문하고 있다. 

지난 시즌 선배와 후배, 동료들의 도움 속에 프로 무대에서 잠재력을 폭발시킨 김민혁은 2017시즌 팀을 이끄는 역할을 맡아야 한다. 정조국은 강원FC로, 이찬동은 제주유나이티드로 이적했다. 이제는 새로 들어오는 선수들이 광주에 녹아 들도록 돕고, 이끌어야 하는 입장이다.

“찬동이의 이적 소식을 듣고 바로 만났다. 아쉬웠다. 제일 친한 선수였다. 경기장 안에서도 잘 맞았다. 친한 친구들끼리 모여서 끌어 안고 슬퍼했다. (웃음) 그래도 좋은 팀으로 가게 되는 것이니 기분 좋았다.” 

이찬동의 빈 자리는 이미 니제르 대표 미드필더 본즈가 차지하고 있다. 이찬동 보다 공격적인 스타일이다. 김민혁은 “소통에 어려움은 있지만, 본즈도 아주 좋은 선수다. 찬동이와는 다른 스타일이다. 올해는 더 좋을 것으로 본다”고 기대했다. 

올 시즌 영입된 새로운 파트너는 전북현대에서 이적해온 이우혁, 제주유나이티드에서 건너온 공격수 정영총이다. 이미 세 선수는 많이 가까워졌다. “같은 또래여서 불편한 게 없다. 사적으로도 잘 맞는다. 내가 알려주기 보다는 같이 적응하면 될 것 같다. 우리 팀은 가족 같은 분위기다. 빨리 융화될 수 있을 것이다.”

김민혁의 새 시즌 목표도 1차적으로는 출전이다. 2015시즌 서울에 있을 때 출전 기회에 대한 갈증이 많았다. 2016시즌 36경기에 나선 김민혁은 광주의 중심으로 올라섰으나, 주전 자리에 대해 낙관하지 않는다. “올 시즌에도 작년 만큼 경기에 나가는 게 목표다. 포인트는 작년 보다 많이. 발전된 모습을 보이고 싶다.”

지난 시즌 도움에 비해 득점이 부족했던 김민혁은 올 시즌 더 적극적인 플레이를 준비하고 이다. “감독님도 내게 더 공격적으로 나가서 플레이하라고 말씀하신다. 결정력도 높은 편이 아니고, 팀에서는 도움을 많이 주는 스타일이다. 올해는 골 욕심도 내겠다.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하겠다.”

올 시즌 광주의 목표는 상위 스플릿 진입이다. 지난 시즌 8위로 아쉽게 6강에 들지 못했다. “강원, 제주 등 좋은 선수를 영입한 소식이 많이 들린다. 우리도 잘 준비한다면 그 못지 않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스타 선수 영입은 없지만 우리 만의 조직으로 충분히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다.”

사진=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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