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인천] 김정용 기자= 긴 줄다리기는 끝났고, 김진수는 고향 전주로 돌아왔다.

김진수는 전북 이적 가능성이 제기된 뒤 한 달 넘게 걸려 12일 이적이 확정됐다. 독일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호펜하임의 일원이었지만, 김진수의 자리는 없었다. 호펜하임에서 약 1년 동안 경기 출장에 어려움을 겪은 김진수는 국내 복귀를 통한 부활을 택했다.

13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로 전지훈련을 떠나던 김진수는 팀 단복을 맞출 시간이 없어 새 정장을 한 벌 사 입었다. 전북현대를 상징하는 배지가 빠져 있었다. 아직 적응 중인 김진수의 상태를 보여주는 것 같은 복장이었다.

 

- 1년 동안 경기를 못 뛰었는데

물론 힘들었던 건 사실이고 문제도 많이 있었지만, 지금까지 잘 넘어왔잖아요. 누구나 경기에 나가지 못하는 때가 한 번씩은 올 거예요. 인생이 계속 편안한 사람도 있겠지만 전 한 번 시련을 겪었어요. 그 시련이 경험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제 와서 크게 문제라고 생각하진 않아요. 경기력은 다시 뛰면서 올리면 되니까.

 

- 어떤 경험을 했다는 건가요?

벤치에 있는 선수들, 벤치에도 못 앉는 선수들, 매번 관중석에서 경기 보는 친구들의 마음을 한 번 더 생각해본 게 사실이에요. 전 언제나 경기에 나갔기 때문에 그걸 모르고 지나쳤거든요. 물론 축구적으론 감각이 떨어지고 많은 걸 잃었지만, 생각하지만, 축구를 100년 하는 건 아니니까요. 제가 살아가는 데 있어서, 제 인생에 있어서 배워야 하는 걸 많이 배운 것 같아요.

 

- 컨디션 관리는 어떻게 했나요?

아무리 밖에서 체력훈련을 해도 경기에 못 나가면, 경기력과 경기 체력은 달라요. 컨디션을 떨어뜨리지 않기 위해 개인적인 노력을 많이 했고요. 밀리지 않으려고 웨이트 트레이닝도 많이 했고. 제가 할 수 있는 건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한 것 같아요. 마지막 판단을 하는 감독님에 의해 경기에 못 나가서 아쉬움이 남죠. 그렇다고 국내 복귀를 후회하는 건 하나도 없어요.

 

- 처음 K리그에 왔는데, 그 팀이 고향 전주에 있어요.

용인으로 이사 간 아버지, 어머니 말고는 전부 친척들이 전주에 계세요. 전 태어나서 10년 정도 전주에 살다가 지금 집은 용인이에요. 제가 살던 곳은 아중리, 할머니 댁은 평화동, 고모는 서신동, 큰아버지는 대성리 등 전주에 모여 계세요. 전북현대에 대한 기억이 있죠. 그때가 (2002) 월드컵 전이어서 유치 이야기를 들었던 기억이 있어요. 전 경기를 보러 간 적이 없지만 사촌 형들이 경기장에 갔다는 이야기를 많이 해서 전북을 알고 있었죠. 이제 친척들이 경기장에 오시면 자주 뵐 수 있겠네요. 안 오시는 분도 찾아뵙고 인사할 수 있게 됐고요.

 

- 전북이 김진수에게 기대하는 건 뭔가요?

최강희 감독님과는 아직 뵌 적이 없고, 통화도 못 했어요. 감독님이 워낙 바쁘셔서. 몸이 좋지 않으신데 약이라도 지어놓아야 하는 것 아닌지 모르겠어요. 뭘 기대하시는지 들은 건 없지만 제가 전북 경기를 보면서 느낀 게 있어요. 양쪽 사이드를 활용해서 빠르게 공격하고, 수비하다가도 공격으로 넘어가는 속도가 빠르다고 생각했어요. 유럽에서도 그런 경기를 많이 봤고 저도 그렇게 했기 때문에 괜찮을 것 같아요. 적응은 다시 해야겠지만 기대하고 있어요.

 

- 전북이 공격력 좋은 풀백을 찾기 위해서 계속 선수를 바꾸는데…

(이)용이 형 있잖아요. 용이 형이 크로스를 하니까 저는 스로인으로 할게요. 이건 농담이고, 물론 (김)신욱이 형에게 맞춰서 크로스를 올리기도 하겠지만, 유럽에서 배운 건 그렇게 높게 띄우는 크로스보다 스피드를 살려서 높낮이를 잘 조절하는 크로스였거든요. 잘 준비해 봐야죠.

 

김진수는 “모르는 형들이 많아 걱정”이라고 짐짓 엄살을 부렸다. 지나가던 김신욱이 “야, 나한테 어시스트 몇 개 할 거야?”라며 객원 인터뷰 패널로 등장했다. 김진수는 “하나만 할게”라며 웃어 보였다. 김신욱, 이재성, 김보경 등 각급 대표팀에서 만난 선수들이 김진수의 K리그 적응을 도울 예정이다.

사진=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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