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인천] 김정용 기자= 전북현대는 국가대표 이재성이 활약하는 팀이고, 국가대표 출신 이재성이 한 명 더 합류했다. 둘은 어떻게 호칭 정리를 해야 할까?

전북 선수단은 13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전지훈련지인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로 출국했다. 출국 전 만난 두 이재성은 아직 호칭 정리가 되지 않았다며 웃었다. 기존 멤버인 이재성은 2014년 전북에서 신인으로 데뷔해 올해 4년차를 맞는다. 새로 영입된 이재성은 울산현대에서 활약하다 이번에 전북에 합류했다. ‘이재성 선수’, ‘재성이’, ‘재성이 형’이 난무하는 인터뷰 속에서 혼란을 막기 위해 수비수 이재성을 ‘큰재성’, 미드필더 이재성을 ‘작은재성’으로 정리했다.

 

- 호칭 정리는 어떻게 하고 계세요?

큰재성| 아직 팀에 적응도 못 하고, 인사도 다 못 해서요. 재성이에게 맡겨야 할 것 같은데.

작은재성| 형들에게 인사 다 하면 자연스럽게 생기지 않을까요? 공식적인 건 재미있는 걸 하나 만들어주셔도 좋을 것 같아요. 유니폼에 이름 말고 다른 걸 써도 되나요? 그래도 재밌을 것 같은데.

(한국프로축구연맹 규정에 따르면 유니폼의 선수명 표기는 구단 자율에 따라 할 수 있다. 서울이랜드FC의 김영광이 ‘GLORY’라고 표기하는 등 본명이 아닌 표기를 쓴 예가 있다.)

 

- 이재성 선수는 기존 전북 수비수들과 달리 파이터형이 아닌 지능형 수비수인데요.

작은재성| 올해는 좋은 수비수 형들이 많이 영입됐고, 믿을 수 있는 형들이어서 동계훈련에서 조직력을 잘 맞춘다면 실점을 줄이고 공격력도 살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저흰 항상 주도권을 잡고 경기하기 때문에 수비 쪽에서 인터셉트 많이 하고 빌드업을 잘 하는 재성이 형이 잘 어울릴 거라고 봐요. 저희 공격 쪽 선수들 입장에선 더 원활한 작업이 가능할 것 같아요.

큰재성| 뛰어나다고 제 입으로 말할 순 없지만, 제가 수비 치고 빌드업은 좀 하는 스타일이어서요. 전북 같이 좋은 공격수와 좋은 미드필드가 있는 팀에 온 이유 중 하나가 재밌는 축구를 하고 싶어서거든요. 잘 맞춰간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아요.

 

- 수비수 이재성 선수는 미드필더 이재성 선수와 어떤 플레이가 기대되나요?

큰재성| 재성이 플레이를 많이 봤는데, 볼만 주면 알아서 하는 스타일이니까 잘 주기만 하면 될 것 같습니다. 저는 미드필더들에게 패스를 주는 스타일인데, 전북에서 그러면 안 된다는 소문이 돌던데... 그래도 볼을 잘 차는 선수가 많아서 기대하고 왔어요. 울산은 그런 스타일이 아니었잖아요. 패스 플레이를 하고 싶어도 못 했는데 이 팀에서 한 번 해 보고 싶어요. 선수들 움직임이 워낙 좋으니까 잘 주기만 하면 재미있을 것 같아요.

 

- 수비수 이재성 선수가 국가대표 선배고, 최근엔 미드필더 이재성 선수가 주전급 멤버로 활약 중입니다.

큰재성| 더 잘 하고 싶어서 전북에 온 것도 있고요. 인정받고 싶어서 온 것도 있어요. 전북에서 더 열심히 하면 대표 선발에도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아요.

작은재성| 저희가 리그를 이끌어나가는 팀이고, 그런 팀에서 대표가 많이 나와야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경기에서 좋은 모습만 보인다면 대표팀에 갈 수 있을 것 같아요. 같이 많이 간다면 더 좋을 것 같아요.

큰재성| 재성이 덕 좀 한 번 보려고요.

작은재성| 제가 재성이 형을 도와드릴 건 없고, 저도 팀 덕을 많이 봤거든요. 형도 좋은 모습 보이신다면 충분히 갈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시골 동네 한가운데 클럽 하우스가 있는 전북만의 독특한 분위기가 있을 텐데요.

큰재성| 저는 울산에서도 노는 스타일이 아니라 할 것 없으면 운동하는 스타일이었거든요. 환경이 너무 좋아서 깜짝 놀랐어요. 운동에 더 집중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울산도 좋은 편인데?) 울산도 좋지만 여기가 더 새 건물이고, 실내 운동장이 있어서 좋은 것 같아요.

작은재성| (김)신욱이 형도 울산 출신이라 재성이 형, (이)용이 형의 적응을 이끌어줄 거라고 생각해요. 앞으로 충분히 잘 어울릴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이렇게 인터뷰 해 놓고 미드필더 이재성 선수가 해외로 이적해 버리면...

큰재성| 꿈이 있으니까 가면 좋은 거죠. 근데 저로선 같이 있는 게 더 좋을 것 같아요. 같이 뛰어 봐야죠.

사진=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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