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문슬기 기자= 리버풀은 1월 한 달 동안 잉글리시프리미어리그(EPL)이 아닌 컵대회를 소화하느라 진이 빠질 지경이다.

리버풀은 12일(한국시간) 영국 햄프셔주에 위치한 세인트 메리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6/2017 잉글리시풋볼리그컵(EFL)’ 4강 1차전에서 사우샘프턴에 0-1로 졌다. 최근 3경기에서 2무 1패다.

지난 시즌 EPL 8위에 그친 리버풀은 유럽대항전에 나가지 못했다. 이에 따라 더블 스쿼드를 갖추지 않은 상태에서 시즌을 시작했다. 위르겐 클롭 감독은 강한 압박을 기본으로 한 전술을 활용하지만, 자국 대회만 집중하면 되기 때문에 체력 부담을 덜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실제로 EPL 우승 경쟁은 리그에만 집중할 수 있는 첼시와 리버풀의 싸움처럼 전개돼 왔다. 리버풀은 20라운드까지 13승 5무 2패로 2위를 달리고 있다. EPL 선발 출장을 경험한 리버풀 선수의 숫자는 18명에 불과한데, 유럽대항전을 병행하는 토트넘홋스퍼, 맨체스터시티, 아스널 모두 20명 이상이다. 리버풀이 더 한정된 선수단으로 EPL을 소화하고 있다는 뜻이다.

문제는 빡빡한 일정을 앞두고 이탈자들이 등장하면서 터졌다. 필리페 쿠치뉴, 조엘 마티프, 다니엘 스터리지 등 주전 선수들이 빠지면서 리버풀 전력이 떨어졌다. 결정적인 타격은 사디오 마네가 세네갈 대표로 아프리카네이션스컵에 차출된 것이다.

리버풀은 어느 포지션의 선수가 빠지든 멀티 플레이어를 활용해 메울 수 있는 체계를 갖춰두고 있었지만 제 포지션이 아닌 선수로는 경기력이 조금씩 떨어졌다. 특히 좌우 날개를 맡는 쿠치뉴와 마네는 자연스러운 대체자가 없다.

사우샘프턴을 상대한 리버풀의 윙어는 왼쪽에 호베르투 피르미누, 오른쪽에 아담 랄라나였다. 부상자가 한 명도 없을 때는 피르미누가 중앙 공격수를 맡고, 랄라나는 중앙 미드필더를 맡았다. 두 선수 모두 윙어 경험이 충분하지만 주전만큼 활약하진 못했고, 팀 공격력이 하락했다.

클롭 감독은 체력 안배를 위해 지난 8일 플리머스아가일(4부리그 소속)을 상대한 FA컵 3라운드(64강)에 어린 선수들을 대거 내보냈다. 그러나 셰이 오조, 케빈 스튜어트 등은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1군급 멤버인 디보크 오리기도 공격을 이끌지 못했다. 결국 0-0으로 비겼다. 대회 규정에 따라 19일 플리머스 원정으로 재경기를 치러야 한다. 안 그래도 힘든 1월 일정에 경기가 추가됐다.

리버풀은 유럽대항전에 나가는 팀들이 바쁘게 보냈던 지난 11~12월을 비교적 여유 있게 보냈다. 2월 중순부터 재개되는 유럽대항전의 압박에서도 자유롭다. 그러나 1월에 열리는 국내 컵대회를 소화할 만한 선수층이 부족하다.

지난해 마지막 경기부터 사우샘프턴전까지 3~4일 간격으로 5경기를 치른 리버풀은 앞으로도 빡빡한 일정을 앞두고 있다. 16일 EPL 맨체스터유나이티드 원정, 19일 FA컵 플리머스 원정, 21일 EPL 스완지시티 홈 경기, 26일 리그컵 사우샘프턴 홈 경기, 플리머스전 승리시 28~29일에 열릴 FA컵 4라운드, 2월 5일 EPL 헐시티 원정까지 계속 3~4일 간격 경기가 이어진다.

관건은 오는 16일에 열리는 원정 맨체스터유나이티드전이다. 맨유는 9연승 중이다. 불완전한 상태로 강행군을 치르는 리버풀로선 부담되는 상대다. 패배하면 2위를 놓칠 가능성이 높다.

클롭 감독은 포메이션 변화까지 고민하고 있다. 사우샘프턴전 도중 평소 쓰던 4-1-4-1 포메이션을 3-5-2로 변경했다. 최근 경기력 하락에 대한 대안을 모색하는 과정이었다. 부상자들의 복귀도 중요한 변수다. 쿠치뉴가 이미 사우샘프턴을 상대로 후반에 교체 투입되며 컨디션을 조율했다. 헨더슨과 마티프는 순조롭게 회복할 경우 맨유전에 뛸 가능성이 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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