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광양] 한준 기자= 광주FC는 2017시즌을 준비하는 2차 전지 훈련지를 포르투갈로 결정했다. 남기일 감독의 강력한 요청 때문이었다. 남 감독은 2016시즌 시즌 일정을 마친 뒤 먼저 홀로 포르투갈을 다녀왔고 2015년 말에도 포르투갈을 방문한 바 있다. 새로운 피지컬 코치도 포르투갈 프로 클럽 출신 프랭클린을 데려왔다.

남 감독은 왜 포르투갈을 주목할까? 남 감독은 포르투갈에서 K리그의 미래, 그리고 광주FC의 현재, 새로 선발할 외국인 선수를 찾았다. 광양에서 1차 전훈 중인 남 감독은 ‘풋볼리스트’를 만나 포르투갈 축구에 관심을 갖고 있는 이유를 보다 자세히 설명해줬다.

“셀링 리그라고 하나요? 리그에서 4~5팀은 돈도 많고 좋은데, 나머지 팀들은 거의 바닥 기고 있잖아요. 재정적으로도 그렇고. K리그도 이제 그렇게 가는 게 아닌가 생각이 되고. 포르투갈이 사실 세계적으로 보면 4대 리그 안에 드는 거 같아요. 이탈리아를 제치고. 지난 해 '유로2016'에서도 우승했잖아요.”

남 감독의 말 대로 지금 포르투갈 축구는 전성 시대를 맞았다. 주제 무리뉴 감독과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라는 특급 스타를 배출한 것은 물론이고, 지난 해 실리 축구로 유럽 챔피언에 등극하며 한층 더 주가가 올랐다. 포르투갈 클럽들은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유럽대항전 무대에서 만만치 않은 실력을 보여 주고 있다. 축구 유망주도 끊임 없이 배출하고 있다.

“포르투갈에는 우리 팀(광주)과 비슷한 팀이 많아서 영향을 받으려고 하고 있어요. 유럽이다 보니배울 수 있는 부분이 많아요. 가서 챔피언스리그 경기도 볼 수 있고.” 스페인과 독일, 잉글랜드 등 소위 유럽 3대 리그로 불리는 곳도 있는데 굳이 포르투갈에서 길을 찾은 이유에 대해 남 감독은 직접 참고할 부분이 더 많은 곳이며, 색다른 곳이기에 직접 가볼 가치가 있다고 강조했다.

“강팀을 상대로 약팀이 어떻게 경기 하는지, 강팀은 또 어떻게 계속 강해질 수 있는지. 그런 점도볼 수 있어요. EPL이나 독일 분데스리가는 TV로도 볼 수 있고. 인터넷에 자료가 많이 나와있잖아요. 포르투갈은 알려지지 않은 부분이 많이 있으니까. 그런 곳에 가서 경험을 쌓고 싶었어요. 포르투갈은 많이들 안 가봤잖아요. 색다른 곳, 가보지 않은 곳에 가봐야 또 다른 아이디어가 생길 수 있죠.” 

남 감독은 “포르투갈은 사실 인종차별이 없어서 좋아요. 독일 같은 곳에 가면 무시하는 것도 있는데, 포르투갈은 잘 맞이해줘요. 대표팀 감독은 물론이고 다른 팀 감독들도 그렇고”라며 유럽 축구 현장을 답사하는 과정에서 좋은 느낌을 받은 곳이 포르투갈이라고 했다.

남 감독은 2년 연속 포르투갈을 방문했고, 그때마다 포르투갈 대표팀의 페르난두 산투스와 만남의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산투스 감독뿐 아니라 포르투갈 올림픽 대표팀 감독, 청소년 대표팀 감독들과도 개별적으로 만나 축구 전술에 대한 대화의 시간을 갖고 돌아왔다.

“산투스 감독과는 2년 째 만나고 있어요. 긴 시간은 아니지만 티 타임도 갖고. 그런 사람들과 어울리며 축구에 대해 서로 공유할 수 있는 점도 포르투갈을 자주 가는 이유입니다.”

사실 남 감독이 추구하는 점유와 패스, 전방 압박 등의 성향은 최근 포르투갈 대표팀의 성공 방정식과는 차이가 있다. 남 감독은 산투스 감독고 무슨 이야기를 나눴을까? “포르투갈 대표팀은 수비 위주잖아요. 그런 철학을 확실하게 갖고 있더라고요. 수비 위주로 하다가 이름 있는 선수들이 올라가서 해결하는. 저와 정반대이지만 거기에서 또 배우는 게 있고.” 

“세계적인 선수들을 어떻게 관리하느냐고 물었는데, 그런 선수들은 관리할 필요가 없다고 하더라고요. 자기가 알아서 잘하니까. 그 외의 선수가 문제라고. 그 외의 선수를 잘 관리해야 한다고 했어요. 산투스 감독이 한국 축구에 관심이 많더라고요. 포르투갈 대표팀 임기가 끝나고 나면 한국 대표팀을 맡고 싶다는 얘기도 했어요.”

어쩌면 남 감독이 한국 축구와 포르투갈 축구의 가교 역할을 할 수도 있는 분위기다. 실제로 이 만남을 통해 남 감독은 새로운 피지컬 코치 프랭클린을 소개 받고 데려올 수 있었다. “포르투갈에서 좋은 코치라고 소개해줘서 데려왔어요. 사실 이전에도 추진을 했는데 안 됐거든요. 유럽이 피지컬에서도 빠르니까.” 

남 감독은 포르투갈 전훈 기간에 포르투갈에서 활동 중인 외국인 선수 두 명을 영입할 계획을 갖고 있다. 직접 테스트 혹은 연습 경기를 통해 기량을 점검한 뒤 계약할 생각이다. 이 과정에는 프랭클린 피지컬 코치의 조력도 있을 예정이다. “프랭클린은 스카우트로도 3~4년 일했어요. 선수를 보는 눈도 있는 거죠. 실패 확률을 줄이기 위해 여러 눈이 있으면 좋으니까. 그런 점에서 생각을 한거죠.”

광주는 2016시즌 K리그클래식 12개팀 가운데 연봉 총액이 가장 적었을 정도로 투자와 지원이 많지 않은 팀이다. 그 속에서도 남 감독은 8위로 두 시즌 연속 클래식 잔류라는 성과를 냈다. 선수단 구성에 무리한 지출을 하지는 않지만, 올 해 전용구장 및 클럽하우스 건립 계획이 발표됐다. 남 감독이 강하게 요청한 포르투갈 전훈도 성사했다. 

남 감독은 구단이 제공한 기회를 최대한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포르투갈에서 최대한 많은 것을 얻어올 준비를 하고 있다. 광주는 포르투갈에서 컵대회에 참가해 유럽의 수준급 팀들과 경기를 치른다. 독일 분데스리가의 마인츠, 러시아의 루빈카잔 등 강팀들과 연습 경기도 예정되어 있다. 남 감독과 선수단 모두에게 큰 경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포르투갈 출신 외인 공격수의 정체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사진=남기일 감독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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