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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건하도 조기 결별, 서울이랜드 두 번째 '시행착오'
김정용 기자 | 승인 2017.01.10 12:20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20년 만의 기업 구단으로 기대를 모으며 출범한 서울이랜드FC가 창단 3년차에 세 번째 감독을 맞았다. 감독 선임에서 두 번째 시행착오를 겪었고, 김병수 전 영남대 감독이 3대 감독으로 부임했다.

서울이랜드는 9일 박건하 전 감독이 물러나고 김 감독이 부임한다는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축구계 관계자에 따르면 박 감독은 6일 구단으로부터 물러나달라는 뜻을 전달 받았고, 8일 시작된 남해 전지훈련에 불참했다.

서울이랜드 측은 “신임 대표이사 체제에서 새롭게 출발할 수 있도록 박 감독이 구단의 뜻을 받아들였다”며 박 감독의 노고에 감사하는 형태를 취했다. 보도자료에는 사임이라고 되어 있지만 사실상 경질에 해당하는 상황이다.

 

“구단 뜻 받아들인 사임”, 사실상 경질된 박건하

사임은 감독이 스스로 물러났을 때, 경질은 구단이 감독을 바꿨을 때 쓴다. 보도자료 상으로도 “박건하 감독이 구단의 뜻을 받아들여 합의하에 감독직을 사임한다”고 되어 있다. 사임이라는 단어만 빼고 보면 경질에 해당하는 내용이다.

서울이랜드 관계자는 “합의하에 사임”이라는 표현을 쓴 이유에 대해 “일방적으로 나가라고 한 게 아니라, 보도자료에서 밝힌 것 이상으로 오랫동안 합의를 했다는 뜻이다. 끝까지 일일이 협의하고 합의를 이끌어내는 시간을 가졌다”고 설명했다.

‘박 감독이 일방적으로 경질을 통보 받았다’는 관측이 있는 가운데, 서울이랜드 관계자는 “자진사임 보도자료를 내기 직전까지도 감독과 의견을 조정했을 정도로 서로 의견을 반영했다”고 반박했다.

사임과 경질의 큰 차이는 잔여 연봉 지급 여부다. 경질시에만 잔여 연봉을 지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서울이랜드는 “정확히 밝힐 순 없지만 연봉을 비롯해 여러 측면에서 최대한 예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다른 축구 관계자도 “잔여연봉은 받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성적 면에서 박 감독을 내보낼 근거는 없다. 박 감독은 시즌 중반 부침을 겪었지만 막판에 6연승을 하며 재임 기간 동안 11승 8무 4패를 기록했다. 경기당 평균 승점은 1.78점으로 지난해 K리그 챌린지 우승팀 안산무궁화보다 높았다. 박 감독과 결별한 데에는 선수단 융화, 구단과의 갈등 등 안팎의 사정이 있다는 관측이 따른다. 일부 팬들이 반발하는 가운데, 서울이랜드는 11일 시즌권 소지자들을 대상으로 긴급 팬포럼을 열어 직접 그간의 사정을 설명할 예정이다.

 

2년간 두 명 조기 결별, 시행착오 겪어 온 이랜드

서울이랜드는 2년 만에 두 명의 감독을 보냈고, 모두 다년계약이었기 때문에 조기 해지에 해당한다. 초대 감독 마틴 레니는 지난해 6월까지 약 1년 반 동안 지휘봉을 잡았다가 계약 해지 형태로 팀을 따났다. 중도 부임한 박 감독이 반년 만에 또 떠났다. 두 명 모두 계약기간을 많이 남긴 상태에서 이탈했다. 레니 감독은 계약기간 3년, 박건하 감독은 1년 반이었다. 두 명 모두 계약기간이 올해까지였다. 매년 축소된 구단 살림은 두 감독의 잔여 연봉으로 더 타격을 입었다.

감독 두 명을 조기에 내보내며 타격이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 서울이랜드 관계자는 “그걸 비롯해 창단팀이 겪을 수밖에 없는 시행착오, 혹은 홍역을 겪은 것 같다. 김병수 감독 선임을 계기로 팀과 구단 모두 안정되고 신선하게 다시 시작할 걸 기대한다”고 했다.

서울이랜드에 따르면 김병수 감독 선임을 위해 여러 후보를 검토한 후 최종적으로 3명을 추렸고, 그중 1순위가 김 감독이었다. 김 감독은 영남대를 이끌고 대학 무대에서 능력을 인정받았지만 프로행 이야기가 여러 차례 돌 뿐 계속 미뤄져 온 상황이었다. 서울이랜드 측은 “과감하고 참신하게 김 감독을 선임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색다를 축구를 보여줄 수 있는 사람”이라고 밝혔다. 잘 알려진 전술적 역량뿐 아니라 선수와 팬 등 사람들을 아우르는 철학을 높게 샀다는 것이다. 서울이랜드는 김 감독과도 3년 계약을 맺었다. 김 감독은 기대에 맞는 경기력과 성적을 내야 서울이랜드 창단 후 처음으로 계약기간을 모두 채우는 감독이 될 수 있다.

사진= 서울이랜드 공식 페이스북

 

김정용 기자  cohenwise@firstdivisio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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