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문슬기 기자= 강원FC가 쯔엉 입단식을 베트남대사관에서 진행했다. 외국인 K리거가 대사관에서 입단식을 갖는 건 이례적인 일이다.

강원은 지난해 12월 26일 쯔엉 영입을 알렸다. 당시 구단은 “베트남 관광객 유치뿐 아니라 베트남 진출을 노리는 한국 기업들을 상대로 홍보의 장을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 쯔엉은 원 소속팀인 호앙 아인 지아 라이에서 인천유나이티드로 임대됐다가, 강원으로 재임대되는 형식으로 이적했다.

쯔엉은 베트남 현지에서 ‘박지성’으로 통한다. 입단식에 참석한 팜후이찌 주한 베트남 대사는 “개인적으로 쯔엉은 맨체스터유나이티드에서 활약한 박지성 정도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쯔엉은 지난 4일 베트남축구협회가 주관하는 시상식에서 베트남 기자단과 팬들의 투표를 가장 많이 받아 ‘최고 인기 선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새 시즌을 준비하는 강원은 말 그대로 ‘폭풍 영입’을 진행 중이다. 정조국, 이근호 등 특급 이적생들이 강원 유니폼을 입었고, 이미 입단식을 가졌다. 그러나 입단식만으로 이렇게까지 주목을 받은 건 쯔엉이 처음이다. 일반적으로 구단들은 선수 입단식을 구단 사무실에서 갖는다. 관계자들과 해당 선수가 모여 사진을 찍고 간략한 소감을 이야기하는 정도다. 외국인 선수도 큰 차이는 없다. 쯔엉의 경우처럼 대사관까지 나서 입단식을 진행하는 건 이례적이다.

강원 관계자는 “쯔엉 입단을 확정한 이후 조태룡 대표이사가 먼저 베트남 대사관에 접촉했다. 대사관 측에서도 입단식에 대해 적극적으로 반겼다”고 설명했다. 이날 입단식엔 30명이 넘는 국내 취재진이 모였다. 장소가 협소해 준비된 책상에 앉지 못한 기자들이 반 이상이었다. 조 대표이사는 “이렇게 많은 분들이 오실지 몰랐다. 대사관 측도 미처 예상하지 못한 관심이었다”고 말했다.

쯔엉은 공식 입단식을 마친 뒤 베트남 국영방송 ‘V TV’와 인터뷰를 가졌다. 베트남 최대 포털 사이트 ‘Zing’도 입단식에 참여해 쯔엉의 강원행을 취재했다. 강원 관계자는 “현지에서 쯔엉이 강원으로 이적한 것에 대해 관심이 높아 직접 한국까지 취재를 왔고, 대행사에 위임해 총 14개 매체가 쯔엉 입단식을 보도하기로 했다”고 했다.

강원의 예상대로 쯔엉의 마케팅 효과는 입단식에서부터 가늠할 수 있었다. 팜후이찌 주한 베트남 대사는 “15만 명의 베트남 교민들이 강원과 쯔엉을 적극적으로 응원하리라 믿는다”고 했다. 조 대표이사는 “이 자리를 통해 베트남과 한국의 스포츠 교류가 시작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쯔엉은 한국과 베트남의 국가적 연결고리 역할까지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단순히 마케팅 요소로만 활용되는 건 아니다. 조 대표이사는 “쯔엉은 향후 더 높은 선수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충분히 잠재력을 가진 선수다. 시야와 패싱 능력만큼은 타고났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2011년부터 2014년까지 호앙 아인 지아 라이를 이끈 최 감독은 당시 유스 팀에 있던 쯔엉을 관심 있게 지켜봤다. 쯔엉을 잘 아는 최 감독도 기대가 큰 것으로 전해졌다. 조 대표이사는 “경기는 감독이 100% 주관하지만, 확실한 건 지난해 인천이 쯔엉을 내보냈던 것보다 우리가 더 많이 기용할 것이라는 점"이라고 했다. 쯔엉은 2016시즌 인천에서 4경기 출장에 그쳤다.

쯔엉 본인도 책임감을 느끼고 있었다. “강원 대표와 베트남 대사와 만나게 돼 기쁘다. 강원이 처음 영입 제의를 했을 때 상당히 놀랐고 기뻤다. 강원 이적은 나에게 또 다른 도전이다. 최선을 다해 도전을 이어가겠다. 열심히 뛰어 강원에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되겠다.”

사진=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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