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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리에.1st] 4연승 뒤에 숨겨진 인테르의 그림자
김정용 기자 | 승인 2017.01.09 01:16

[풋볼리스트] 스페인, 잉글랜드, 독일, 이탈리아 1부 리그를 ‘4대 빅리그’라고 부른다.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에 4팀이 직행하는 4개 리그 중 이탈리아 세리에A만 국내 중계가 없다. 매력적인 이야기가 많지만, 주목도는 떨어진다. 세리에A와 칼초(Calcio)에 꾸준히 관심을 가져온 김정용 기자가 경기와 이슈를 챙긴다. 가장 빠르고 가장 특별하게. <편집자주>

 

기록에 나타난 ‘너무 느린 인테르’

겨울 휴식기 이후에도 인테르밀란의 경기력은 나아진 것이 없었다. 우디네세를 상대로 밀리는 경기를 하게 만든 건 인테르 자신들이었다. 이반 페리시치, 마우로 이카르디, 주앙 마리우가 합작한 골로 인테르가 승리한 건 전체적인 경기력과 무관한 결과였다.

8일(한국시간) 이탈리아 우디네의 프리울리에서 열린 ‘2016/2017 이탈리아세리에A’ 19라운드를 통해 인테르가 우디네세를 2-1로 꺾었다. 인테르가 앞선 건 골을 넣는 능력뿐이었다. 전반적인 경기력은 우디네세에 더 많은 골을 내주고 패배했어도 할 말이 없는 수준이었다.

인테르의 현재가 잘 드러난 경기였다. 인테르는 프랑크 드부어 감독을 경질하고 스테파노 피올리 감독을 앉힌 11월 이후에도 딱히 경기력을 개선하지 못했다. 흔들리던 인테르는 겨울 휴식기 전 3경기에서 모두 승리하며 한결 나아진 모습을 보였고, 딱히 수비가 안정됐다는 평가를 받지 못하면서도 모두 무실점을 기록했다는 것 역시 고무적이었다. 후반기 첫 경기인 우디네세전 역시 승리하며 리그 4연승을 달렸다.

경기 내용을 보면 승리를 자신하기 힘든 수준이었다. 슈팅 횟수에서 우디네세가 12 대 9로 앞섰다. 통계 업체 OPTA가 평가한 ‘절호의 기회’는 우디네세가 하나 많은 3회였다. 우디네세는 그중 한 개를 살리는데 그쳤고, 인테르는 절호의 기회 하나와 덜 좋은 기회 하나를 살려 두 골을 넣었다는 차이만 있었다.

점유율은 인테르가 64.2%로 높았지만, 경기를 지배했다는 뜻이 아니라 공격 전개가 느렸다는 뜻에 가까웠다. 인테르는 우디네세보다 두 배 넘는 패스를 돌렸다. 그런데 공격 진영으로 전달된 패스의 비중은 우디네세가 29.7%인 반면 인테르는 23.3%에 불과했다. 공격 진영 패스 성공률도 우디네세가 70.7%를 기록해 인테르의 68%보다 높았다.

 

밀리던 인테르, 페리시치가 발휘한 결정력으로 역전

경기 초반부터 4-3-3 포메이션으로 나온 우디네세가 다양한 선수들을 활용한 공격 전개로 인테르를 애먹였다. 전반 17분 우디네세 레프트백 사미르가 빠른 드리블 돌파로 속공을 감행했다. 사미르의 스루 패스를 받은 미드필더 야쿱 얀크토가 자신감 넘치는 왼발 슛으로 선제골을 넣었다. 우디네세는 앞서가기 시작한 직후 윙어 로드리고 데파울의 슛이 골대를 맞히고, 얀트코가 또 위협적인 왼발슛을 날리는 등 전반 초반을 지배했다.

인테르는 지리멸렬했다. 이날도 전술적으로 나아진 건 없었다. 미드필드를 맡은 조프리 콩도그비아, 마르셀로 브로조비치, 에베르 바네가 사이에 역할 분담이 이상했다. 바네가와 콩도그비아는 볼 키핑 등 기술이 훌륭한 반면 경기 운영에 필요한 지능은 종종 약점을 보이는 선수들이다. 둘 다 좋은 위치에 있지도, 공을 제대로 배급하지도 못했다. 짧은 패스는 너무 느리게 전개됐고 공격 방향을 바꾸기 위한 긴 패스는 여러 번 우디네세의 수비에 인터셉트 당해 오히려 위기를 초래했다. 레프트백 크리스티안 안살디, 라이트백 다닐로 담브로시오는 우디네세의 측면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인테르의 가장 위력적인 공격 루트인 좌우 측면은 아예 공을 받기 힘들었다.

선제골을 만든 건 이카르디 특유의 치명적인 플레이였다. 이카르디는 적은 기회를 잘 살리는 결정력이 특기였고, 최근 패스 플레이 능력을 키운 뒤에도 공을 자주 받기보단 가끔 받더라도 날카로운 플레이를 한다. 전반전 추가시간, 이카르디가 이날 겨우 5번째 볼 터치를 했다. 윙어들이 공을 못 받는 상황이 이어지자 이카르디가 왼쪽 측면으로 빠지며 스루 패스를 이끌어내 측면 공격을 시작했다. 이카르디가 내준 패스를 페리시치가 재빨리 마무리했다.

페리시치는 전형적인 윙어가 아니다. 미드필더보다 공격수에 가깝다. 공을 오래 잡고 동료들과 전개하는 플레이보다는 단 한 번의 침투를 통해 골이나 도움을 만드는 해결사다. 페리시치 특유의 결정력이 인테르를 동점으로 이끌었다.

후반전 11분 만에 바네가를 빼고 주앙 마리우를 투입하자 인테르 경기력이 한결 나아졌다. 마리우는 전방으로 침투하며 동료의 전진 패스를 이끌어내는 능력이 인테르 미드필더 중 가장 낫다. 마리우를 공격형 미드필더로 배치한 뒤 비로소 공이 매끄럽게 순환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때도 인테르가 경기를 장악한 건 아니었다. 여전히 우디네세의 속공은 날카로웠다.

경기 막판, 마리우가 결국 승리를 이끌었다. 후반 42분 인테르의 수비가 성공한 뒤 마리우가 좋은 타이밍에 스루 패스를 했다. 별 것 아닌 듯 보이지만, 인테르가 이날 거의 보여주지 못한 플레이였다. 마찬가지로 교체 투입된 에데르가 속공을 하려다 파울을 얻었다. 프리킥 위치가 골대에서 약간 멀었지만 마리우의 킥은 파포스트로 잘 날아갔고, 이번에도 그 위치엔 페리시치가 있었다. 페리시치의 헤딩슛이 골망을 갈랐다.

 

인테르 경기력은 여전히 문제가 많다

페리시치는 이날 넣은 두 골로 시즌 6호골에 도달했다. 지난 시즌 7골을 넣었던 것보다 오히려 페이스가 좋다. 인테르는 공격 자원 몇 명의 훌륭한 결정력에 의존해 승점을 쌓고 있다. 이날 골을 넣지 못한 대신 선제골을 어시스트한 이카르디는 19경기 모두 풀타임 활약하며 14골 6도움을 기록, 프로 데뷔 이후 가장 빠른 득점 페이스를 유지하고 있다.

피올리 감독은 겨울 휴식기 전보다 나은 팀을 선보이는데 실패했다. 여전히 가리 메델이 부상 중인 가운데 펠리페 멜루를 이적시키며 전문 수비형 미드필더가 없는 상태다. 다소 경직된 전술관에 따라 4연승 동안 바네가와 마리우는 동시에 호흡을 맞춘 적이 한 번도 없다. 마리우가 교체 투입될 때는 반드시 바네가가 빠졌고, 바네가가 투입되면 마리우가 빠졌다.

이카르디의 맹활약을 중심으로 순위를 점차 끌어올린 인테르는 3위 나폴리와 승점차가 5점으로 줄어들었다. 경기력에 비해 승점을 잘 쌓는 것도 팀 컬러라면 팀 컬러지만, 주요 선수가 빠질 경우 타격이 크며 상대가 대비하기 쉽다는 문제가 있다. 페리시치는 주로 골로 기여하고, 라이트 윙어 안토니오 칸드레바는 어느 쪽으로도 기여도가 낮은 지금 같은 상황이라면 공격 루트가 너무 제한적이다.

상대 공격을 제때 끊지 못하는 것도 공격 속도가 느린 원인 중 하나다. 이 문제는 영입으로 해결한다. 이번 시즌 전반기 두각을 나타낸 아탈란타의 유망주 미드필더 로베르토 갈리아르디니 영입을 눈앞에 둔 것으로 알려졌다. 여름 이적시장에서 거액을 주고 영입한 마리우와 가브리엘 바르보사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인테르가 반등하려면 1월을 통해 현명한 쇼핑을 해야 한다.

한편 우디네세는 이번 시즌 가능성을 보이고 있는 세코 포파나, 얀크토, 사미르, 데파울 등 20~22세 선수들이 인테르를 상대로 활기찬 경기를 했다. 팀 컬러대로 유망주 육성에 기대를 걸어볼 만한 상황이다. 최다득점자(8골)인 동시에 33세로 최고령인 시릴 테레우, 최전방 공격수 두반 사파타가 골을 넣지 못해 패배했지만 여전히 안정적인 잔류를 노릴 수 있는 경기력이고, 후반기에 더 성장하는 멤버가 있다면 중상위권까지 올라갈 자격도 충분한 경기를 했다.

글= 김정용 기자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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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용 기자  cohenwise@firstdivisio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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