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류청/문슬기 기자= 신문선 명지대학교 교수(전 성남FC 사장)는 한국프로축구연맹(이하 연맹) 총재가 될 수 있을까?

 

신 교수는 지난 2일 끝난 제11대 연맹 총재 선거 후보자 등록에 참가했다. 권오갑 현 연맹 총재가 원론적으로 연임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으나 축구계에서는 누구도 후보자 등록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었다. 신 교수는 경기인 출신으로는 드물게 학계에서도 능력을 인정 받았고, 행정가로도 일했다.

 

‘풋볼리스트’는 5일 취재를 통해 이 사실을 접하고도 믿을 수 없었다. 같은 날 신 교수는 ‘풋볼리스트’와 한 전화통화에서 이 사실을 인정했지만 보도가 나가길 원치 않았다. 6일 후보자 등록 사실이 공표된 이후에 공식적으로 말하겠다며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6일 ‘스포츠 경향’ 보도가 나온 뒤에는 “(6일) 오후(3시 30분)에 급하게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라고 했다.

 

조심스러운 발걸음과 달리 신 교수는 이미 축구계 여론을 어느 정도 수렴한 것으로 알려졌다. 축구계 한 관계자는 “공개적으로 총재 선거에 나가겠다고 이야기하지는 않았지만, 몇몇 주위 사람에게는 미리 알린 것으로 알고 있다. 몇몇 지인들을 통해 직접 총재 투표에 참가할 이들에 대한 정보를 묻기도 한 것으로 안다”고 주장했다.

 

연맹 총재 투표는 오는 16일 벌어진다. K리그 대표자 24인(구성: 구단 21표- 아산은 아직 투표권 없다, 대한축구협회 2표, 현 연맹 총재 1표)이 찬반 투표를 한다. 신 교수가 과반 득표하지 못하면 권 총재가 계속해서 다음 총재가 선출될 때까지 유임하게 된다.

 

#본격적인 검증…과연 재정을 어떻게 책임일 것인가?

연맹은 권 총재가 유임을 고사한 이후 K리그 구단 구단주들에게 후임 총재를 맡아줄 것을 권유했었다. 연맹 총재 역할 중 가장 중요한 게 K리그 메인 스폰서 유치 등 재정 확보다. K리그 타이틀 스폰서는 40억 원 규모다. 이는 중계권료와 함께 가장 큰 수익원이다. 별도의 스폰서가 없을 때는 총재가 이를 책임지는 게 일반적이었다. 지난 시즌까지 현대오일뱅크가 K리그 타이틀 스폰서로 40억 원을 냈다.

 

‘풋볼리스트’가 접촉한 몇몇 K리그 대표이사가 가장 우려한 부분도 이 지점이다. A구단 대표는 “(입후보) 소식 듣고 놀랐다. 타이틀 스폰서 비용을 유치하는 게 가장 큰 문제다. 다른 부분은 따로 이야기할 게 없다. 현재 연맹은 돈을 끌어올 총재가 필요하다. 이게 정말 만만치 않은 일”이라고 했다. B구단 대표도 “현재 연맹은 자립하기 힘든 환경이다. 당장 재정을 확보하고 더 나아가 확충해야 하는데, 이게 쉽지 않다. 외부에서 안되면 총재가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부끄러운 일이지만 올해로 출범 35년째를 맞은 K리그는 열악하다. 단순히 비교할 수는 없지만 일본J리그와 호주 A리그 그리고 중국 슈퍼리그가 중계권 수익을 극대화한 것과는 다르다. 2015년 K리그 경영공시 자료를 보면 총 243억 9600만 원 수입 가운데 중계권(65억 원)과 타이틀 스폰서(35억 원)이 차지하는 비중이 거의 반 정도다. K리그 관계자들은 이런 상황에서 신 교수가 총재로서 2017시즌 타이틀 스폰서를 당장 유치할 수 있을지에 의문을 표했다.

 

#권오갑 총재 ‘변수’

권 총재는 유임을 고사했다. 하지만 신 교수가 총재가 되는 게 가장 큰 변수도 권 총재다. K리그 한 관계자는 “예전에는 총재를 자연스럽게 추대하는 분위기였다”라며 “분위기가 급변한 것에 구단 대표자들도 생각이 많을 것이다”라고 했다. 대표자들이 고려할 수 있는 선택지는 하나가 아니다. 신 교수 자질만을 놓고 투표하는 게 아니라 신 교수와 권 총재를 저울대에 올려놓고 판단할 수밖에 없다.

 

다른 한 관계자는 “신 교수가 경기인 출신으로 참신한 후보인 것은 사실이다”면서도 “하지만 권 총재와 사실상 결선투표를 치르는 상황에서 총재로 선출되는 게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구단 대표자와 대의원이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성향인 것도 변수다. 이미 2017시즌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에서 변화를 택하기 쉽지 않으리라는 전망이다.

 

K리그에 오랫동안 몸 담았던 한 관계자는 “사실상 신 교수도 이번에 승리할 것이라고 계산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라고 분석했다. 일단 이번에 존재감을 확실히 각인 시킨 후에 이후 적극적인 행보를 거듭해 차기나 차차기를 노리지 않겠냐는 분석도 있다.

 

신 교수는 6일 오후 3시 30분 서울 서대문구 명지대학교 인문캠퍼스 도서관 1층 세미나실에서 기자회견을 연다. 신 교수는 이 자리에서 연맹 총대 후보에 입후보한 이유와 자신의 포부를 밝힐 예정이다. 

 

'인:팩트'는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사실, 표면이 아닌 이면에 대한 취재기록이다.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중요한 사건 혹은 사실에 대한 성실한 발걸음을 약속한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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