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한준 기자= “2017시즌은 나의 시험대다.” (최윤겸 강원FC 감독)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 강원FC는 2017시즌 K리그클래식을 준비하며 ‘폭풍영입’으로 주목을 끌고 있지만, 결국 이 선수들을 ‘원팀’으로 만들어야 하는 최윤겸 감독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2008년 창단한 강원은 2009년에 처음 프로리그에 참가했다. 최순호 감독이 초대 감독으로 부임했고 2011년 4월 성적 부진으로 하차했다. 김상호 감독이 후임으로 2011시즌을 마무리했다. 2012시즌은 성적 부진으로 다 채우지 못했다. 

2012년 7월 김학범 감독이 강등 위기의 강원을 구하기 위해 부임했다. 첫 해에는 미션을 완수했으나 2013시즌에는 중도 하차했다. 2013년 8월 김용갑 감독이 부임했으나 잔류 미션을 이루지 못하고 승강 플레이오프를 끝으로 물러났다.

강원은 최순호 감독이 두 시즌을 꽉 채운 뒤로 장기 집권한 감독이 없었다. 2014시즌 부임한 브라질 출신 알툴 베르날데스 감독은 9월에 경질됐다. 박효진 코치가 대행을 맡았고, 2015시즌에 최윤겸 감독이 부임했다.

최 감독은 두 시즌을 모두 채우고 승격 미션을 이뤘다. 2017시즌은 강원에서 맞이하는 세 번째 시즌이다. 이 시즌을 다 채우게 되면 강원 창단 이후 최장기 집권 기록(3년)을 세우게 된다.

최 감독은 2016시즌 자신의 점수를 박하게 줬다. 염원하던 승격을 이뤘으나, 우승으로 직행할 수 있었던 기회를 놓친 점에서 20점을 깎았다. “지난해는 100점 만점에 80점이다. 승격에 성공했지만 목표로 한 우승을 차지하진 못했다. 내 능력이 부족해 우승까지 이루지는 못했다. 선수들과 함께 부족한 20점을 채워 나가겠다”

최 감독은 이미 강원에서 새로운 기록을 다수 달성했다. 리그 3라운드 경기부터 FA컵을 포함해 구단 최초 7연승을 기록했다. 2016시즌을 치르며 감독 통산 100승 고지에도 이르렀다. 2017시즌의 목표와 기대치는 더 크다. 승격팀 입장에선 잔류만 해내도 성과지만, 막대한 선수단 투자가 이뤄지면서 AFC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바라보고 있다. 3위 이내 성적을 거둬야 한다.

“분명히 우리가 목표에 다가설 확률이 높아졌다. 상위 스플릿과 ACL, 더 욕심내면 우승까지 달성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강원FC는 물론 나에게도 2017시즌은 도전의 시간이다. 멋진 한해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 연말에 결과적으로 어느 위치에 서 있을지에 대해 나도 궁금하다.”

최 감독은 선수들이 좋아하는 지도자로 잘 알려져 있다. 훈련 방식은 물론 경기 철학도 선수들이 즐기는 분위기를 추구한다. 공을 소유하고, 패스로 경기를 풀어가는 공격 축구를 지향한다. 과거 부천SK를 매력적인 팀으로 만든 발레리 니폼니시 감독의 적자다.

“내년에도 강원FC는 패스 축구를 지향한다. 팀이 하나로 같이 움직여야 한다. 공격적인 부분을 중요시하지만 가장 강조하는 것은 조직적인 면이다. 우리팀에선 공격수들이 굉장히 힘들다. 나는 적극적인 수비 가담, 전방 압박 등 공격수들의 움직임을 강조한다. 그만큼 많은 공격수들이 기회를 받을 것이다.”

자신이 추구하는 축구가 있지만, 최 감독은 우선 새로 가세한 선수가 많다는 점에서 선수의 특성을 살린 경기 계획을 짜고 있다. 겨울 P급 지도자 강습회 시간을 보낸 것은 최 감독이 전술적으로 디테일을 강화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했다.

“시즌 초반에는 내가 원하는 것보다 선수들에게 맞는 전술의 색깔을 찾을 것이다. 급격한 변화보다는 내 색깔을 조금씩 맞춰 입혀 가겠다. 밑그림에 덧칠을 하는 과정이 될 것이다. 팬들이 강원FC의 성장 과정을 즐겨주시길 바란다.”

최 감독은 영입 선수들의 성공적인 적응 뿐 아니라 기존 선수들과 신인 선수들의 융화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결국 팀 전체가 강해지지 않으면 장기적 성과를 낼 수 없다. 경험이 풍부한 최 감독은 팀이 가진 불안요소를 잘 알고 있다.

“강원FC는 한 해만 바라보고 가는 팀이 아니다. 다가오는 시즌에 잘해야 되겠지만 명문 구단으로 자리 잡기 위해선 신인 선수들도 발전해야 한다. 뛰어난 선수들과 함께 신인들이 같이 어우러져서 올라가야 한다. 선수들에게 골고루 기회를 주고 경쟁심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승부욕도 발동시켜야 한다. 그래야 팀이 융화가 되고 한 곳을 향해 갈 수 있다. 10명의 선수만으로는 한 시즌을 보낼 수 없다.”

강원에 새로 입단한 화려한 선수단, 그리고 조태룡 대표이사의 혁신적 경영도 관심사지만, 경기장 위에서 펼쳐낼 수 있는 최 감독의 지도력도 그 못지 않게 매우 결정적인 부분이다. 2017시즌 최 감독의 도전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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