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지나가버린 시간을 붙잡기 위해 우린 사진을 찍는다. 사진을 보며 거기 담긴 찰나를 넘어 그날 벌어진 사건, 그해 벌어진 여러 일들을 한 번에 추억한다. ‘풋볼리스트’는 K리그의 2016년을 추억할 수 있게 하는 사진을 모았다. 독자 여러분이 기억 속에 간직하고 있는 ‘바로 그 순간’과 일치하시는지? <편집자주>

 

“다음에는 퇴장 당하지 않겠다”던 윤정환 감독 표정이 일그러졌다. 10월 22일, 제주유나이티드와 경기 중 윤 감독은 다시 한 번 퇴장 당했다. 경기가 끝난 후에는 “내가 경솔했다”라고 후회했다. 이날 사건은 윤 감독과 울산 구단이 함께한 2년과 미묘하게 닮았다. 윤 감독은 기대 받으며 울산 지휘봉을 잡았지만 첫 해에는 하위스플릿으로 떨어졌다. 구단, 선수와 갈등이 있었다는 소문이 나돌기도 했다. 윤 감독은 2016년을 김승규와 김신욱 없이 시작하는 결단을 내렸다. 윤 감독 도전은 어느 정도 성공했다. 4위로 시즌을 마쳤다. 하지만 스플릿이 갈리는 시점부터 윤 감독이 J리그 팀으로 옮길 것이라는 기사가 나왔다. 윤 감독은 “그런 것은 구단이 하는 일”이라며 은근한 불쾌감을 보였지만, 구단 측에서도 기분이 좋을 수는 없는 일이었다. 결국 울산과 윤 감독은 헤어졌다. 울산은 1년 재계약을 바랐으나 윤 감독은 세레소오사카로 떠났다. 그 과정에서도 앙금이 남았다. 윤 감독과 울산은 2년 동안 묘한 엇박자를 냈다. 윤 감독이 퇴장당할 때 보였던 그 표정처럼.

 

글= 류청 기자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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