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2016년을 정리하는 객관적인 결산 기사는 이미 많다. ‘풋볼리스트’는 취재 기자들이 한 해 동안 현장에서 직접 취재하며 느끼며 얻은, 솔직하고도 주관적인 의견을 엮었다. 부정적인 부분도 숨기지 않았다. 두 편에 걸쳐 대표팀과 K리그(FA컵 포함)를 빛내거나 어지럽게 했던 인물과 사건 그리고 논란, 골 등을 다뤘다. 각자 내민 조각은 다르지만, 연결하면 2016 한국축구 모자이크가 된다. <편집자주>

 

#올해의 인물

조남돈 한국프로축구연맹 상벌위원장. 심판 매수 혐의를 받은 전북현대에 격론 끝에 승점 9점 삭감과 벌금 1억 원을 부과했다. 조 상벌위원장은 법리에 따랐고 그럴 수밖에 없었지만, K리그는 다시 한 번 논란에 휩싸였다. 34살 먹은 리그는 이 징계로 흔들렸다. (류청)

 

최강희 전북현대 감독. K리그 ‘절대 1강’ 논란, 아시아 정상 등극, 아시아 올해의 감독 선정, 전북 매수 사건과 관련된 논란까지 온갖 화제의 중심에 있었다. 결국 원하는 바를 달성한 최 감독은 중국행 보도를 뒤로하고 내년에도 전북에 남을 거라고 밝혔다. (김정용)

 

최강희 전북현대 감독. 강희대제라는 별명은 2006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통해 생겨났다. 감독 최강희의 현재가 있기까지 10년 전 아시아 정복이 결정적이었다. 최 감독은 K리그 장기 집권 감독의 모델이 되는데 성공했고, 2016년에 다시금 아시아 챔피언이 됐다. 그가 잠시 자리를 비운 시기였으나 오른팔로 알려졌던 차 모 스카우트의 심판 매수 사건은 최 감독 화려한 이력에 큰 흠집이 됐다. (한준)

 

서정원. 천당과 지옥을 오간 인물. 시즌 중 극심한 부진으로 버스를 막은 팬들 앞에 선 데 반해 FA컵 우승으로 체면을 세우기도 했다. (문슬기)

쯔엉. 그라운드에서의 활약은 미미했지만 나름 의미가 있다. 일본과 중국, 호주를 제외한 아시아권 선수를 K리그에 영입하는 것이 처음은 아니지만 실력차가 큰 상황에서 상당히 실험적인 여입이다. 큰 돈을 벌지는 못했지만 베트남에 잠시 중계권도 팔았다.  J리그, A리그, C리그 모두 날아다니는데 무엇이라도 시도하는 것은 의미가 크다. 강원으로 이적도 했으니 일단 성공 아닌가. (김동환)

#올해의 경기

정규라운드 최종전(33라운드) 수원 더비. 수원FC의 승격으로 K리그 클래식에 최초로 한 도시를 연고로 하는 두 팀이 경합했다. K리그 최초의 더비다. 두 팀의 목표는 달랐다. 수원삼성은 우승, 수원FC는 잔류를 바라보고 시즌을 시작했다. 그런데 정작 양 팀은 맞대결 마다 강등권 추락 혹은 탈출을 위한 사투를 벌여야 했다. 정규라운드 최종전에 배치된 수원 더비는 수중전 속에 수원FC가 5-4로 이겼다. 수원FC의 수원 더비 첫 승이었다. 올 시즌 단일 경기에서 가장 많은 골이 나온 시소 게임이었다. 경기 내용과 결과 모두 짜릿한 승부였다. 이 경기 후 수원삼성 팬들은 선수단 버스를 가로 막았고, 단장과 주장이 직접 나와 팬들에게 해명해야 했다.  (한준)

 

전북현대와 FC서울의 최종전. 설마설마 했던 역전이 현실로 일어났다. 승점 삭감이 작용하긴 하지만 이 정도로 극적인 역전 드라마는 전례를 찾기 힘들다. 심지어 그 주인공이 박주영이었다. (김정용)

 

전북현대와 FC서울의 최종전. 시즌 내내 전북에 무기력했던 서울이 마지막 경기에서 드라마 같은 역전 우승을 이뤘다. 서울 팬들의 심장이 하늘에서 땅까지 아찔한 진자운동을 계속하게 만든 바로 그 경기. (문슬기)

 

수원삼성과 FC서울의 FA컵 결승 2차전. 수원이 1차전에서 승리하고 2차전까지 가져가는 듯 했지만 서울이 선전하며 동률을 이뤄 연장전에 돌입했다. 여기서도 승부가 나지 않았고, 승부차기에서 드라마가 탄생했다. 모든 필드 플레이어가 마지막 수문장들의 승부차기 대결에서 결판났다. (김동환)

 

인천유나이티드와 수원FC, 최종전. 인천은 승리하며 극적으로 잔류에 성공했다. 팬들은 경기장 안으로 쏟아져 들어왔다. 이 경기는 승부세계를 가장 극적으로 보여줬다. 기쁨과 슬픔이 섞였다. (류청)

#올해의 골

광주와 수원의 리그 최종전에서 나온 정조국의 20호골. 클래식 최초 한 시즌 20골의 득점왕이 탄생했다. 엄청난 외국인 공격수들과의 경쟁 속에서 나온 터라 더욱 반갑다. 참 오래 걸렸다. 정조국의 집념이 만들어낸 결과다. (김동환)

 

박주영 골(38라운드 전북전). 왜 주神~ 주멘~ 하는지 알겠더라. 2012년 런던에서의 그날이 오버랩 되던 순간. (문슬기)

 

박주영 골(38라운드 전북전). 박주영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이름값은 존재했다. 박주영은 한 골로 시즌 전체를 갈음했다. (류청)

 

7월 24일, K리그 챌린지 부산아이파크의 포프가 경남FC를 상대로 넣은 골. 논스톱 패스 32회가 바르셀로나처럼 이어졌고, 포프가 데니스 베르캄프를 연상시키는 퍼스트 터치와 터닝슛으로 마무리했다. 한 번 찾아보시길 권한다. (김정용)

 

FA컵 결승 1차전, 수원삼성과 FC서울의 슈퍼매치 결승에서 후반 12분 염기훈이 성공시킨 왼발 중거리슛. 골키퍼의 허를 찌르며 장거리 득점이 이뤄졌는데, 본인이 크로스를 올리려던 것이 잘못 맞았다고 인정했다. 염기훈의 왼발은 빗맞아도 명품이었다. (한준)

#올해의 논란

바지 감독 논란. 2017시즌부터 AFC가 챔피언스리그 참가팀의 감독이 P급 라이선스를 보유해야 한다는 규정을 내세워 시즌 말이 진출 가능성이 있는 팀들에게 이 같은 사실을 통보했다. 전남, 제주, 부천은 P급 라이선스를 보유한 지도자를 부랴부랴 계약하고, 기존 감독을 수석코치로 보직 이동했다. 한국 프로축구 행정의 치부를 드러낸 사건이다. (한준)

 

전북 승점 삭감과 벌금. 전북이 심판 매수 사건에 휘말렸다는 건 충격이었다. 시점은 2013년이었지만, 여파는 컸다. 징계 이후에도 개운치 않다. (류청)

 

전북 심판 매수 논란. 사안 자체는 2013년의 일이었지만 여파가 거셌다. 축구계의 대처 방식이 깔끔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징계 수위는 납득할 수 있지만,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중이라는 걸 대중도 알 수 있는 방식으로 전달해줬으면 한다. (김정용)

 

노상래 사퇴 선언. 5월 5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 인천과 전남의 0-0 무승부, 노상래 감독의 돌연 사퇴 선언, 자칫 시즌 1호 사퇴 감독이 될 뻔했지만, 구단은 끝까지 그와 함께 하길 원했다. 믿음이 있기에 가능했던 전남의 5위. (문슬기)

#올해의 한 장면

조진호 감독 ‘만세’. 이렇게 해맑은 40대의 얼굴을 본 적이 있는가? 조진호 감독의 만세 세리머니는 한 장의 영화 포스터 같았다. (문슬기)

 

‘깃발라시코’에서 승리한 수원FC가 성남FC 홈 구장에 구단기를 걸 때, 이재명 성남시장은 쿨하게 박수를 쳤다. 그때까지만 해도 두 팀은 시도민구단의 ‘좋은 예’로 보였다. 나란히 강등당하긴 했지만… (김정용)

 

“식빵 너무 달다. 팬케이크 잖아.” 수많은 패러디를 낳고 있는 최강희 감독의 경기(38라운드, 서울전) 중 발언. 중계 카메라에 잡힌 최강희 감독은 촛볼집회에도 등장하기도 했다. (류청)

 

9월 24일 인천유나이티드와 K리그클래식 경기에서 2-0으로 리드하던 수원삼성은 막판 2골을 내줘 2-2로 비겼다. 올 시즌 내내 이기던 경기를 비기고, 비길 수 있던 경기를 진 수원. 서정원 감독의 실점 후 표정은 수원삼성 역사에 잊을 수 없는, 치욕의 한 해를 대변했다. (한준)

#올해의 말

“아빠는 왜 골 안넣어?” FC서울에서 주전 경쟁에 밀린 뒤 광주FC로 이적한 정조국이 득점왕과 MVP를 석권하며 부활했다. 아들 태하의 한 마디가 정조국을 깨웠다. 아빠는 강했다. (한준)

 

“이재성 얼굴은 내 발끝 정도.” ‘풋볼리스트’가 김보경에게 이끌어낸 발언. 예능감에선 역대급 인터뷰였다고 자부한다. (김정용)

 

“황선홍 감독님, 준우승 다시 느끼게 해드릴게요.” 수원보다 서울의 우승이 유력했던 상황. 염기훈은 여유로운 미소로 2010년 수원-부산의 FA컵 결승전을 떠올리며 황선홍 서울 감독에게 ‘살벌한 미래’를 전달했다. 이 정도면 ‘신 내림’을 받아도 될 수준. (문슬기)

 

“오늘 한 경기만 보면 서울이 우승할 만 했다.” 최강희 전북현대 감독이 내놓은 복잡미묘한 준우승 소감. 상대를 인정하면서도 아쉬움을 표하는 기술이 있다. (류청)

 

정리= 류청 기자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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