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한준 기자= 2016시즌 K리그클래식 득점왕과 MVP를 석권한 공격수 정조국(32)의 행선지는 일본 J리그가 유력했다. 기영옥 광주FC 단장도 요코하마F마리노스 이적 협상이 사실상 마무리되어가던 상태였다고 했다. 상황이 달라진 것은 ‘폭풍 영입’을 진행 중이던 강원FC가 경쟁에 합류하면서부터다.

광주FC는 입단 첫 해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친 정조국의 거취에 대해 현실적인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2년 계약을 맺었으나 성과에 대한 보상을 해주기에 자금력이 부족했다. 정조국이 더 좋은 조건의 팀을 찾아 떠나는 것에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었다. 다만 아시아 무대 진출시 K리그 MVP의 자존심은 지켜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기 단장은 앞서 정조국의 일본 이적설이 불거지자 “K리그 MVP에 걸맞은 대우를 받고 가야한다”고 말한 바 있다. 자존심 문제도 있지만 더 중요한 것은 대안 확보를 위한 자금이다. 정조국이 떠나면 그 자리를 대신할 수 있는 공격수를 영입해야 한다. 광주는 외국인 공격수를 물색 중이나 이적 자금이 확보되지 않는 상태였다. 

올 해 말 임금 체불 문제를 겪은 광주는 두 시즌 연속 클래식 잔류라는 성과에도 제한된 예산으로 구단을 운영해야 하는 상황이다. 선수단 임금에 대한 투자 보다 전용구장 및 클럽하우스 건립 등 인프라 구축이 절실하다. 이 부분에서 예산안이 통과되며 한숨 돌렸다. 선수단은 기존 수준을 유지하는 수준에서 저비용 고효율 선수를 찾아야 한다.

광주의 선택은 이적료 액수에 따라 결정될 수 밖에 없었다. 요코하마 이적 협상이 마무리에 도달했지만, 강원이 더 높은 이적료를 제시했다. 기 단장은 “구단 입장에서 더 좋은 조건을 택했다”고 했다. J리그로 떠날 경우 정조국이 광주 골문을 노리는 상황을 피할 수 있었지만, 그 보다 당장 자금에 숨통을 틔우는 것이 시급했다. 

기 단장은 “우리가 조국이의 연봉을 맞춰줄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1년 계약이 더 남아있지만,광주는 구단과 선수 모두 윈윈할 수 있는 이적에 동의했다. 정조국의 강원행은, 자신의 부활 발판을 마련해준 광주에 대한 배신은 아닌 것이다. 

요코하마의 조건도 나쁘지는 않았다. 그러나 강원이 제시한 이적료가 더 높았다. 개인 조건 면에서는 요코하마와 강원 모두 장단점이 달랐다. 강원 측은 베테랑 공격수 정조국이 만족할 만한 제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태룡 강원FC 대표 이사 역시 “일본팀 보다 이적료와 연봉 모두 좋은 조건을 내걸었다”고 밝혔다. 조 대표는 “광주도 정조국 선수를 내보내는 만큼 대안을 찾을 수 있는 이적료를 받아야 한다”며 합리적 조건을 제시해 영입전에서 성공했다고 밝혔다. 

정조국 이적으로 이적 시장의 자금을 확보한 광주는 외국인 공격수 영입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기 단장은 늦어도 1월 중에는 새 공격수 영입을 확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원의 과감한 투자는 최근 위축되고 있는 K리그 이적시장에 활기를 돌게 하고 있다.

이근호를 시작으로 정조국까지 9일부터 21일 사이 무려 10명의 선수 영입을 공식 발표한 강원의 행보에 우려의 시선도 따르고 있다. 이적료와 연봉 등 지출 수준이 예년 예산과 비교하면 막대하게 늘어났다.

조 대표는 “우리 예산 포트폴리오에 맞춰서 이적료와 연봉 지출를 산정했다. 생각한 것처럼 많은 돈이 들지는 않았다”고 했다. 광폭 행보에도 무리한 지출, 과다한 지출은 없다고 했다. 조 대표는 “우려하시는 분이 많은데, 도 예산 40%, 스폰서십 40%, 구단 마케팅 20%의 비율로 예산을 확보했다. 사업적인 부분이라 아직 밝힐 수 없는 부분이 있다. 월 단위로 구체적인 계획이 있다”며 경영상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강원은 최소 150억 원 가량의 운영비를 확보할 것으로 알려졌다. 조 대표의 공격적 영입은 강원의 가치를 빠르게 높이고 있다. 명성 있는 선수 영입이 추가 영입에 도움이 되고 있는 것은 물론, 구단 마케팅 활동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 클래식 승격으로 인한 도 지원과 스폰서십 지원이 확대될 예정인 가운데 마케팅 활동을 통한 수익도 성과를 내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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