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오사카(일본)] 김정용 기자= 북중미 축구는 지구 반대편이라는 거리 만큼이나 멀리 있다. 막상 맞붙으면 K리그가 주로 패배하는 쪽이었다.

11일(한국시간) 아시아 챔피언 전북현대와 북중미 챔피언 클럽아메리카가 ‘2016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을 통해 일본 오사카의 스이타시티 스타디움에서 경기를 갖는다. 아메리카의 전력과 현재 상황을 멕시코 스포츠 신문 ‘레코르드’의 사리티시 소사 기자가 전해줬다. 경기를 하루 앞둔 10일 리카르도 라볼페 감독과 오리베 페랄타 선수가 가진 인터뷰에도 단서가 있었다.

 

라볼페 감독, 과르디올라에게 영향 미친 멕시코 레전드

라볼페 감독은 ‘라볼피아나(Lavolpiana)'라는 전술 용어로 유명하다. 흔히 변형 스리백이라고 한다. 포백으로 경기를 시작한 팀에서 수비형 미드필더 한 명이 센터백들 사이로 후퇴해 일시적으로 스리백을 형성하고, 좌우 풀백을 거의 미드필더처럼 전진시켜 활용하는 방식을 말한다.

라볼페 감독 특유의 빌드업 전략은 유럽과 한국 등 세계 곳곳의 감독에게 영감을 줬다. 주젭 과르디올라 감독은 바르셀로나에서 세르히오 부스케츠, 바이에른뮌헨에서 사비 알론소를 활용해 라볼피아나를 대중화시켰다. 한국에서는 신태용 U-20대표팀 감독이 올해 초 올림픽대표팀을 지휘하고 있을 때 수비형 미드필더 박용우를 이용해 라볼피아나를 시도했다.

경기 운영 철학 측면에서도 라볼페 감독은 멕시코 축구에 큰 영향을 미쳤다. 라볼페식 축구라는 뜻의 ‘라볼피스모(Lavolpismo)’라는 표현이 있을 정도다. 아르헨티나식 공격 축구에 영향을 받아 만든 공격적이고 측면을 중시하는 축구 철학이다. 멕시코를 2015년 골드컵 우승으로 이끌었던 미겔 에레라 감독은 현역 시절 여러 팀을 거치며 라볼페 감독의 지도를 받은 대표적 제자다.

 

포메이션과 전술은?

라볼페 감독이 가장 선호하는 포메이션은 5-3-2다. 겉보기엔 수비적인 전형이지만, 라볼피아나가 잘 작동할 땐 좌우 수비수가 공격수 수준으로 전진하기 때문에 3-3-4 상태에서 공격을 하게 된다. 10일 기자회견에서도 ‘시스템은 유동적인 것’이라는 전제 위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시스템이 5-3-2라는 건 틀림 없다. 공을 소유할 땐 3-3-4가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최근 아메리카가 쓴 포메이션도 5-3-1-1로 라볼페 감독의 취향과 부합한다. 다만 수비적인 운영을 하는 경우가 많다. 소사 기자는 “라볼페 감독은 상대보다 볼을 더 많이 소유하고 싶어 한다. 풀백을 전진시키고 측면에서 많은 움직임을 요구한다. 물론 경기마다 결과를 내기 위해선 언제나 공격적인 방식으로만 할 수는 없다”며 비슷한 포진이라도 운영 방식에 있어선 경기마다 차이가 있다고 전했다.

 

주장과 주전 수비수 부상, 어떤 의미가?

아메리카의 핵심 선수인 루벤스 삼부에사와 레나토 이바라가 부상으로 결장한다. 삼보에사는 주장으로서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선수지만 일찌감치 결장이 예고돼 있었다. 아메리카가 북중미 챔피언으로 등극한 2015/2016 CONCACAF 챔피언스리그에서 최우수 선수로 선정된 바 있다. 라볼페 감독은 “삼보에사가 결장한 지난 몇 경기에서 오리베 페랄타(부주장)가 큰 도움을 줬다”며 리더십 공백을 거부했다.

이바라는 미드필드에서 영향력이 크다. 수비수가 많고 공격수가 부족한 아메리카의 선수 배치는 이바라가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하기 때문에 균형이 맞는다. 대회를 압두고 갑작스레 부상당한 이바라의 공백을 잘 메우는 것이 아메리카의 과제다.

그나마 지금은 나아진 것이다. 아메리카는 2016/2017 자국리그 중 전기리그(아페르투라)를 치르며 부상 선수가 속출하는 바람에 고전했다. 전기리그 결승전에 올라 있고, 지난해 클럽월드컵 첫 경기 패배를 만회하겠다는 각오가 정신적으로 도움을 줬다. 소사 기자는 “100%에 가깝게 회복됐다. 동기부여가 잘 돼 있다”며 아메리카의 팀 컨디션을 긍정적으로 분석했다.

사진= 전북현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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