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축구는 365일, 1주일 내내, 24시간 돌아간다. 축구공이 구르는데 요일이며 계절이 무슨 상관이랴. 그리하여 풋볼리스트는 주말에도 독자들에게 기획기사를 보내기로 했다. Saturday와 Sunday에도축구로 거듭나시기를. 그게 바로 '풋볼리스트S'의 모토다. <편집자 주>

클럽축구의 월드챔피언을 가리는 ‘2016 FIFA 클럽월드컵’이 개막했다. 본 게임은 10년 만에 아시아 챔피언이 된 전북현대가 참가하는 오는 주말 경기부터다. 2012년 울산현대 이후 4년 만에 K리그가 클럽월드컵 무대에 나서면서 우리 축구팬들의 관심이 높아졌다. ‘풋볼리스트’는 클럽월드컵을 즐기기 앞서 알아두면 흥미로울 핵심을 정리했다. 

지아니 인판티노가 국제축구연맹(FIFA)의 신임 회장이 되면서 보이고 있는 뚜렷한 경향은 국제 대회의 양적 팽창이다. 2026년 월드컵부터 본선 진출국을 48개국으로 늘리겠다는 제안이 주요 화두다. 만만치 않은 반대 여론에 방식과 참가국수에 대한 절충안이 논의되고 있지만, 32개국 보다 많은 국가를 본선에 올리겠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인판티노 회장의 또 다른 제안은 클럽월드컵의 규모 확대다. 현행 클럽월드컵은 각 대륙별 클럽대항전 우승 6개팀과 개최국의 리그 우승팀 등 총 7개팀이 토너먼트 형식으로 세계 클럽 축구 챔피언을 가린다. 유럽과 남미의 챔피언은 준결승전에 직행해 단 두 경기 승리 만으로 챔피언이 될 수 있는 특전이 주어진다.

인판티노 회장은 클럽월드컵도 국가대표팀의 월드컵과 마찬가지로 32개팀으로 대폭 늘리겠다는 방안을 언급했다. 2019년 6월, 유럽 축구 오프시즌에 3주 간 클럽월드컵을 열자는 구체적인 방안까지 제시됐다. 현행 방식으로 2017년과 2018년에 UAE에서 클럽월드컵이 열릴 예정이기 때문에 2019년부터 방식 변화를 추진하는 것이다.

클럽월드컵의 규모 확장은 만만치 않은 저항에 부딪히고 있다. 이미 클럽축구는 현행 일정 만으로도 선수들의 혹사 논란에 시달리고 있다. 유럽 축구를 기준으로 하면 6월은 선수들의 여름 휴가가 시작되는 시기다. 7월에 프리시즌 훈련을 하고 8월에 새 시즌이 시작된다. 춘추제를 적용하는 리그 역시 한 여름에는 휴식기를 갖곤 한다.

또 하나의 문제는 이 시기 열리는 국제 대회다. 4년에 한 번 월드컵이 열리고, 그 사이에는 대륙별 대항전 일정이 있다. FIFA는 대륙별 챔피언십 우승국이 참가하는 컨페더레이션스컵을 만들어 2년에 한번 개최해왔다. 2003년 카메룬 대표 선수 마르크 비비앙 푀가 경기 도중 사망하는 사건이 벌어지면서 월드컵이 열리기 전 해 여름에 프레월드컵 형식으로 축소됐다.

월드컵이 존재하는 가운데 컨페더레이션스컵의 필요성에 대해선 여전히 의구심이 따른다. 월드컵 개최국에게 본 대회 이전에 진행 상황을 점검할 수 있는 의미가 있지만, FIFA의 상업적 수익을 위해 존재한다는 시선이 여전히 지배적이다.

클럽월드컵은 본래 1960년부터 유럽 챔피언과 남미 챔피언이 격돌하던 인터컨티넨탈컵을 대신해진정한 클럽축구 최강자를 가리는 대회를 만들자는 의도 하에 생겨났다. 2000년에 브라질에서 첫 대회가 열렸다. 6개 대륙의 우승팀과 개최국의 리그 우승팀, 직전 인터컨티넨탈컵 우승팀 등 8개팀이 참가했다. 규모 면에서도 현행보다 많았고, 팀당 치러야 하는 경기수도 더 많았다.

2000년 초대 대회에서는 8개팀이 2개조로 나뉘어 5일 간 조별리그 경기를 치르고 각조 1위 팀이 결승전, 각조 2위팀이 3위 결정전을 치르는 방식으로 우승팀을 가렸다. 당시 개최국이었던 브라질의 리그 우승팀 코린치앙스와 남미 챔피언 바스쿠다가마가 결승에 올라 개최국의 잔치가 됐다. 승부차기로 코린치앙스가 초대 우승팀이 됐다.

2001년 대회는 스페인에서 열릴 예정이었고, 참가팀도 12개로 늘어날 예정이었으나 당시 FIFA의 마케팅 파트너 ISL이 파산하면서 개최가 무산됐다. 2003년으로 연기되었던 대회는 결국 최종 무산되고, 2005년에 여전히 일본에서 열려오던 도요타 인터컨티넨탈컵과 통합해 일본에서 현행에 가까운 방식으로 열리기 시작했다. 

일본에서 매년 12월 열려온 대회의 방식은 클럽팀들이 겪는 일정 문제를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운영되어 왔다. 대회 규모 확대는 공감대를 끌어낼 수 있을지 여부에 물음표가 붙는다. 클럽월드컵은 국가대표팀과 달리 상시 훈련하고 있다는 점에서 별도의 전지훈련과 소집 훈련 등 상황이 필요치 않지만 한 여름의 혹사 논란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물론 현행 방식 보다 참가팀들이 더 공정한 일정 속에 대결하는 방식으로 조정할 필요성은 있다. 각 대륙별 클럽축구의 교류 폭을 확대하기 위해 최소한 대륙별 팀들이 한 번씩은 붙어볼 수 있는 방식으로의 확대라면 명분이 있다. 

32개국으로 대폭 참가팀을 확대하는 것은 FIFA가 클럽팀의 인기를 이용해 상업적 수익을 극대화하겠다는 의도로 밖에 읽히지 않는다. 각 대륙별 클럽대항전의 준우승팀까지 참가폭을 확대하고, 초대 대회와 유사한 조별리그 방식으로 우승팀을 가리는 정도의 규모 확대는 고려해볼만한 일이다. 

글=한준 기자
사진=풋볼리스트,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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