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축구는 365일, 1주일 내내, 24시간 돌아간다. 축구공이 구르는데 요일이며 계절이 무슨 상관이랴. 그리하여 풋볼리스트는 주말에도 독자들에게 기획기사를 보내기로 했다. Saturday와 Sunday에도축구로 거듭나시기를. 그게 바로 '풋볼리스트S'의 모토다. <편집자 주>

 

클럽축구의 월드챔피언을 가리는 ‘2016 FIFA 클럽월드컵’이 개막했다. 본 게임은 10년 만에 아시아 챔피언이 된 전북현대가 참가하는 오는 주말 경기부터다. 2012년 울산현대 이후 4년 만에 K리그가 클럽월드컵 무대에 나서면서 우리 축구팬들의 관심이 높아졌다. ‘풋볼리스트’는 클럽월드컵을 즐기기 앞서 알아두면 흥미로울 핵심을 정리했다. 

 

 

K리그를 비롯한 아시아 팀이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에서 결승에 간 적은 한 번도 없다. 대륙간 축구 수준 차이가 이토록 극명하게 드러나기도 힘든 일이다. 역대 기록과 관계자들의 증언을 토대로 K리그가 4강을 넘기 힘든 이유, 아니 4강에 가는 것조차 히든 이유를 알아봤다.

 

#명백한 대륙간 전력차, 아시아는 유럽과 남미에 열세다

아시아 팀이 결승에 진출한 적은 없다. 역대 12차례 대회 중 초대 대회를 제외한 11차례가 지금과 비슷한 토너먼트 방식으로 진행됐다. 아시아 챔피언이 4강에 오른 건 8차례, 홈팀 자격으로 출전한 일본 팀이 4강에 오른 건 2차례였다. 2011년엔 아시아 챔피언 알사드와 홈팀 가시와레이솔이 3위 결정전에서 맞붙었다. 2015년 3위 결정전에서도 광저우헝다와 산프레체히로시마의 경기가 벌어졌다. 아시아팀의 4강 진출 확률 자체는 높은 편이다.

아시아팀의 성적을 좌지우지한 건 팀 전력이 아니라 대진표였다. 아시아팀의 역대 성적을 보면 대륙별 수준 격차를 읽을 수 있다. 2005년 알이티하드가 아프리카 대표 알아흘리를 꺾은 것을 비롯해 아프리카 대표를 만나면 다음 라운드로 진출하기 수월했다. 2009년 포항스틸러스, 2011년 알사드, 2013년 광저우헝다도 마찬가지다. 같은 아시아팀끼리 맞붙었을 때(2007, 2010), 오세아니아 대표를 만났을 때(2008)도 아시아팀이 4강에 진출했다.

반면 첫 경기에서 북중미 팀을 만났을 때 다음 라운드까지 올라간 경우는 2015년 광저우헝다가 유일하다. 2006년 전북이 클럽아메리카에 패배했다. 2012년 울산이 몬테레이에, 2014년 웨스턴시드니원더러스가 크루즈아술에 패배했다. 북중미 대표는 매번 멕시코 팀이었다. 아시아 대 멕시코의 클럽월드컵 전적은 1승 3패에 불과하다. 개최국 자격으로 참가한 2011년 가시와레이솔이 몬테레이를 꺾은 걸 대륙간 전적에 추가해도 여전히 아시아가 북중미보다 열세다.

아시아는 준결승까지 오른 뒤 매번 패배했다. 부전승으로 먼저 진출해 있는 남미와 유럽팀이 늘 거대한 벽이었다. 남미팀에 세 번, 유럽팀에 다섯 번 패배했다. 특히 2010년부터 네 번 벌어진 아시아와 유럽의 대결 전적은 참담한 수준이다. 2010년 성남일화 0-3 인테르밀란. 2011년 알사드 0-4 바르셀로나. 2013년 광저우헝다 0-3 바이에른뮌헨. 2015년 광저우헝다 0-3 바르셀로나. 아시아는 유럽을 상대로 한 골도 넣지 못했다.

결국 아시아는 유럽에 크게 밀리고, 남미에도 명백히 밀리고, 북중미에 다소 밀리고, 오세아니아와 아프리카를 상대로는 우위를 보였다. 클럽월드컵은 서로 다른 대륙 클럽이 실전에서 정기적으로 맞붙는 유일한 대회다. 이 대회에서 축적된 데이터는 대륙별 전력차의 분명한 양상을 보여준다.

 

#아시아 절대강자였던 울산도 맥없이 무너진 대회

전력적 열세는 관계자들의 증언에서도 읽을 수 있다. '2012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무적에 가까운 위력으로 별 위기 없이 우승했던 울산은 클럽월드컵에서 큰 기대를 받았다. 그러나 몬테레이에 별 힘을 쓰지 못하고 1-3으로 패배했다. 이 경기를 경험한 김신욱은 전북 동료들에게 “어디 아시아 팀이 북중미 팀을 우습게 보나. 아메리카는 무서운 팀이다”라고 이야기했다.

이 경기를 현장에서 관전했던 최강희 전북 감독도 “울산이 정말 무서웠기 때문에 기대를 했다. 그런데 수준차가 났다”고 회고한다. 울산의 벤치에서 누구보다 가깝게 동료들의 패배를 관찰한 임창우 역시 “몬테레이는 우리보다 모든 면에서 더 나았다”고 이야기했다.

클럽월드컵이 일종의 부록처럼 인식되는 것도 K리그 팀이 힘을 집결하기 어렵게 만든다. 선수들은 ACL 우승 이후 인터뷰에서 “클럽월드컵은 보너스처럼 우리에게 주어진 대회”라는 생각을 반복적으로 밝혔다. 최 감독은 이런 현상에 대해 “ACL 결승만 보고 달려 왔다. 긴장이 한 번 풀어졌다. 다시 다잡자고 서로 말하며 노력하고는 있지만 완벽하게 다잡기는 힘든 게 사실”이라고 이야기했다.

부상을 비롯한 전력 손실도 있다. 이번 전북의 경우 시즌 내내 피로골절을 안고 있었던 권순태가 클럽월드컵을 포기하고 수술대에 올랐다. ACL 결승에서 부상을 입은 로페즈와 조성환도 이탈했다. 로페즈는 불의의 십자인대 부상이었지만 큰 흐름을 보면, 어느 정도 고통을 감수하며 여기까지 온 선수들이 마지막 힘을 이미 짜냈다. 혹은 김형일처럼 클럽월드컵 참가가 불투명했으나 어깨, 손가락, 다리 등의 잔부상을 달고 성치 않은 컨디션으로 대회에 임하는 선수도 있다.

K리그 구단의 불리한 점을 뒤집으면 클럽월드컵에서 돌풍을 일으키기 위해 극복해야 할 과제를 알 수 있다. 부상자를 조심하고 컨디션을 잘 관리해야 하는데, 전북의 경우 선수층이 두꺼우므로 주축 선수들의 이탈에도 어느 정도 대처할 수 있다. 1년 동안 고갈된 체력과 정신력을 클럽월드컵이 끝날 때까지 최고조로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선수들의 각오, 최 감독과 구단의 동기부여 전략이 필요하다.

글= 김정용 기자

사진= 전북현대 제공

 

풋볼리스트 주요 기사

풋볼리스트 축구 취업 아카데미 개강...실무자 초빙
우리축구복원프로젝트 로고와 에코백 대공개
브라질 축구팀 비행기 비극...상대 팀 '우승컵 양보' 
[기자회견] 무리뉴의 "맨유 우승 가능성 낮다' 전격 인정
맨유, '설기현 친정'과 격돌...이청용은 '친정'과 '폭풍 예고'

 

저작권자 © 풋볼리스트(FOOTBALLI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