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문슬기 기자= “신임 감독 조건으로 ‘덕장’의 자질이 강조됐다. 송선호 감독이 적합했다.”

아산무궁화(경찰청)는 8일 송 전 부천 감독을 신임 감독으로 공식 발표했다. 이로써 송 감독은 지난 11월 9일 부천을 떠나고 만 1개월 만에 현장으로 복귀하게 됐다. 경찰청프로축구단은 기존 아산에서 아산으로 연고지를 옮겨 내년부터 K리그 챌린지에 새롭게 도전한다.

당초 아산 구단 측은 신임 감독직에 다양한 후보군을 올렸다. 14명의 감독이 거론됐다. 과정에서 많은 시간이 소요됐다. 리스트에 오른 감독들은 까다로운 신원 조회까지 거쳐야 했다. 최종적으로 송 감독이 선택한 건 경찰대가 원하는 조건을 송 감독이 갖췄기 때문이다. 경찰대는 특히 덕장 자질을 강조했다. 덕장이란 ‘선수를 야단치기보다 따뜻하게 감싸서 움직이는 코치나 감독’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신임 감독이 덕장이여야 하는 이유는 아산의 팀 특성 때문이다. 아산은 본래 각자 소속을 가지고 있는 선수들이 군 복무 의무를 위해 모이는 팀이다. 주어진 시간에 책임을 다하면 다시 소속팀으로 돌아가기 마련이다. 상대적으로 동기부여가 떨어지기 쉽다. 군경 팀을 맡는 감독들이 하나같이 “팀을 하나로 만드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하는 근본적 배경이다.

박선재 아산 사무국장이 아산이 필요로 하는 감독 자질을 직접 설명했다. “특성상 팀을 하나로 뭉치는 게 쉽지 않다. 선수 저마다 본래 소속팀이 있고, 목적을 가지고 모였다가 복무 기간이 끝나면 해산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신임 감독이 ‘덕장’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우리 팀엔 이미 능력적으로 검증된 선수들이 모인다. 아버지와 같은 리더십을 가진 감독이 선수들의 동기를 끌어올려주길 바랐다.”

송 감독은 부천에서 쫓기 듯 떠날 때에도 “우리 아이들만 두고 나오는 게 마음에 걸린다”고 했다. 이런 송 감독을 두고 부천 주장 강지용은 “감독님은 하나에서 열까지 선수들만 생각하셨다. 결국 나가는 순간까지도 우리 걱정을 하셨다. 바보 같을 정도로 자신보다 우리를 챙기셨다. 팀 성적이 안나오면 다그치실 법도 한데 오히려 북돋아 주셨다. 결과적으로 선수들이 먼저 나서서 뛸 수밖에 없게 만드신다. 빈말이 아니라 정말 아버지 같은 분이셨다”고 말했다.

박 사무국장이 말을 보탰다. “감독 선임을 위해 이쪽저쪽에서 이야기를 듣는데 정말 깜짝 놀랐다. 개인적으로 송 감독에 대해 아는 게 거의 없었다. 정보를 얻고자 주변 축구인들에게 평가를 부탁했다. 이럴 수 있나 싶을 정도로 좋은 이야기들만 들었다. 선수들까지도 송 감독에 대해 극찬했다. 무엇보다 우리가 원하는 덕장의 지도자라 경찰대에서도 만족했다.”

성적도 간과할 수 없다. 송 감독은 지난 시즌 부천에서 FA컵 4강 진출과 챌린지 정규리그 3위의 성적을 이끌었다. 없는 와중에 만든 기대 이상의 성적이라 두 배의 평가를 얻었다. 한때 너무 내린 수비 축구라는 점에서 비판을 듣기도 했다. 하지만 내외부적으론 부천처럼 전력이 약한 팀이 살아남기 위해선 실리적으로 수비하는 게 맞다고 했다. 아산은 송 감독의 운영 방식을 생존을 위한 전략이라고 판단하고 의지하기로 했다.

송 감독도 아산이 원하는 부분을 인지하고 있었다. “나라는 사람이 원래 선수들과 소통하길 좋아한다. 부천 때도 그래왔고, 아산에서도 그럴 예정이다. 선수들을 먼저 생각하면서 자식과 같이, 동생과 같이 여기다 보면 내부적으로 강해질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그렇게 다져지면 성적도 오를 수 있을 것이다. 아산에서 좋은 기회를 얻게 됐으니 다시 잘 만들어 보겠다.”

송 감독은 다음주 중으로 아산에 합류해 본격적으로 팀을 지도한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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