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지난 시즌 잉글랜드에서 제이미 바디가 일으켰던 하부리그 출신 돌풍이 이탈리아에서 재현되기 시작했다. AC밀란 주전 자리를 꿰찬 잔루카 라파둘라가 337분 만에 시즌 4호골을 넣었다.

4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에의 쥐세페 메아차에서 열린 ‘2016/2017 이탈리아세리에A’ 15라운드를 통해 밀란이 코로토네에 2-1 역전승을 거뒀다. 코로토네가 앞서갔고, 밀란이 21세 유망주 미드필더 마리오 파살리치의 골로 동점을 만들었다. 후반전에 얻은 페널티킥은 음바예 니앙이 날려버렸다.

후반 41분, 무승부로 끝날 것 같은 경기에서 큰 존재감이 없던 라파둘라가 등장했다. 라파둘라는 세트 피스 상황에서 수비가 잘못 걷어낸 공을 잡아 재빨리 슛으로 연결했다. 바로 앞에 있던 수비수가 제대로 막지 못할 정도로 순간적인 동작이었다. 이 골로 밀란이 승리했다.

라파둘라는 시즌 초 출장 기회가 적었으나 11월부터 카를로스 바카 대신 서서히 선발 출장 기회를 늘렸고, 세리에A 데뷔골을 넣은지 한 달 만에 4골에 도달했다. 코로토네전에서 기록한 패스는 단 10회에 불과해 선발 선수 중 가장 적었다. 대신 슛은 2회 시도해 둘 다 유효슈팅으로 만들었다. 근성과 골 감각을 겸비한 골잡이다.

유벤투스 유소년 팀에서 14세에 방출된 뒤 라파둘라의 축구 인생엔 굴곡이 심했다. 파르마 소속으로 슬로베니아 리그, 이탈리아 하부리그 임대를 전전했다. 파르마가 파산한 뒤 입단한 페스카라에서 2015/2016 세리에B(2부) 27골로 득점왕에 올랐고 승격 플레이오프에서도 3골을 몰아쳐 팀을 1부로 올려보냈다. 활약상을 눈여겨 본 밀란이 재빨리 영입해 5년 계약을 맺었다.

세련된 공격수는 아니지만 끈기가 있다. 득점 외에 기여도가 낮은 바카에 비하면 오히려 팀 기여도가 높은 편이다. 여기에 득점력을 갖췄고, 지난 11월엔 이탈리아 대표로 데뷔했다. 팬들에게 사랑받을 여러 요소를 두루 겸비했다.

경기력이 그리 좋지 못한 밀란은 이날 70%나 되는 점유율에도 불구하고 유효슈팅 횟수에선 코로토네에 오히려 밀렸다. 라파둘라가 결정력을 발휘한 덕분에 신승을 거둘 수 있었다. 경기력을 뛰어넘는 한 골 승리가 이번 시즌 밀란의 가장 큰 장점이다. 라파둘라는 팀 컬러에 잘 맞는 선수다. 밀란은 이번 승리로 최근 5경기 동안 4승 1무의 무패 행진을 달렸다. AS로마에 밀려 3위로 떨어졌지만 승점은 똑같은 32점이다. 여전히 선두권이다.

경기 후 라파둘라는 “이제 시작일 뿐”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빈첸조 몬텔라 감독은 “라파둘라는 동화를 한창 쓰는 중이다. 지난달을 통해 라파둘라에 대한 예상은 뒤집혔다. 노력과 땀을 통해 스스로 쟁취한 것이다. 지금같은 투지를 계속 발휘하길 바란다”며 라파둘라의 끊임없는 노력을 칭찬했다.

26세에 처음 1부리그를 밟은 라파둘라는 명문팀의 주전으로 올라서고 국가대표로 데뷔하며 전성기를 열어젖히는 중이다. 2선도 소화할 수 있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바카와 공존하는 것도 가능하다.

사진= AC밀란 공식 홈페이지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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