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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FOCUS] '황선홍표 서울'은 2017년에 온다
문슬기 기자 | 승인 2016.12.05 09:14

[풋볼리스트] 문슬기 기자=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내년을 준비하겠다.” (황선홍 FC서울 감독)

FC서울은 3일 열린 ‘2016 KEB하나은행 FA컵’ 결승 2차전을 끝으로 2016시즌을 마감했다. 바라던 더블은 이루지 못했다. 서울은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을 펼쳤지만 수원삼성에 우승컵을 내줬다. K리그 클래식 우승을 달성하며 서울 첫 해를 성공적으로 보냈지만, 황선홍 감독은 “마지막이 해피엔딩이 아니라서 아쉬움이 남는다”며 발전을 기약했다.

# 2016년, 반쪽짜리 시즌

올 시즌 서울은 변화가 컸다. 지난 6월 말 갑작스럽게 사령탑을 교체했다. 전임 최용수 감독이 중국 슈퍼리그 장쑤쑤닝으로 이적하면서 해외에서 유학 중이던 황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다. 이미 팀은 최 감독 스타일에 적응한 상태였다. 선수들도 최 감독 체제에 맞춰져 있었다. 한창 바쁜 시기에 너무 큰 변화를 맞게 됐다. 서울은 리그, FA컵,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에 모두 도전하고 있었다.

황 감독은 팀을 맡은 직후부터 “내가 원하는 축구를 하기 위해선 큰 변화가 필요하다. 그러나 요즘 같이 바쁘고 중요한 시기에 선수들에게 과도한 변화를 요구하면 오히려 혼란만 가중된다. 시즌 도중에 팀을 맡았으니 기존 방식을 고려해야만 한다”고 했다.

변화는 서서히 진행됐다. 황 감독은 최 감독이 사용하던 스리백을 유지했다. 차이는 있었다. 스리백의 한 축으로 활약했던 오스마르가 홀딩 미드필더로 전진 배치됐다. 허리를 두텁게 하기 위한 카드였다. 그러나 마땅치 않다는 걸 확인한 후 오스마르를 내린 포백이 활용됐다. 최 감독 체제와의 타협점이었다. 윙백으로 출전하던 고광민과 고요한은 풀백으로 내려왔다.

이 과정에서 황 감독의 전술에 맞지 않은 선수들도 생겼다. 아드리아노는 황 감독 부임 이후 전보다 기회를 잃었다. 반면 최 감독 시절 리그 6경기 출장에 그쳤던 윤일록은 황 감독 체제에서 20경기에 나섰다. 스리백 핵심이었던 김원식, 김동우는 부상과 컨디션 저하 등의 이유로 하반기에 비중이 떨어졌다.

황 감독이 본격적으로 포백으로 경기를 꾸린 건 7월 말부터였다. 황 감독은 7월 20일에 열린 전북현대전을 대비해 미드필드를 강화했다. 수비 라인으로 내려갔던 오스마르가 다시 미드필더로 올라갔다. 특이점은 박주영의 움직임이었다. 박주영은 데얀 또는 아드리아노와 투톱으로 시작해, 경기 도중 하프라인까지 내려올 때가 많았다. 오른쪽 측면을 담당해 공격을 조율하고 새로운 활로를 만들기도 했다. 후에 박주영은 “올 시즌엔 우측면 미드필더처럼 뛰는 경기가 많았다. 어색한 부분도 많았지만, 감독님이 원하시고 팀에 도움이 되는 전술이라 생각해 열심히 뛰었다”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황 감독은 서서히 자신만의 서울을 만들고 있었다.

# 2017년, 황선홍표 진짜 서울

황 감독은 축구 철학이 뚜렷한 지도자다. 부산아이파크, 포항스틸러스 등을 거쳐 잡힌 스타일은 독일, 이탈리아에서 배운 지식과 결합되면서 더 깊고 확실해졌다. 버릇처럼 “하고 싶은 축구가 있다”고 말하기도 한다.

2017년은 황 감독이 원하는 스타일로 팀을 만들 수 있는 시즌이다. 황 감독은 FA컵 결승 2차전을 마친 뒤 “올해는 시즌 도중에 팀을 맡아서 어려웠다. 다음 시즌 ACL을 목표로 한다면 포지션 밸런스를 맞춰야 한다. 관련해서 구단과 계속 상의하고 있다”고 했다.

전력 보강은 공격을 중심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황 감독은 “공격과 측면에서 활발한 선수가 필요하지 않나 생각한다. 질적으로 좋은 축구를 할 수 있는 스쿼드를 갖추기 위해 구단과 상의하고 있다”고 힌트를 남겼다.

황 감독은 시즌 내내 측면 공격과 허리 압박을 중시했다. 특히 우측면 보강이 시급하다. 시즌 말미엔 고요한이 역할을 맡았지만, 부상을 당한 이후엔 뚜렷한 대안이 없었다. 급하게 고광민을 전진 배치하면 라이트백이 부족했다. 비교적 성공적으로 변화에 적응한 박주영은 체력 등의 문제로 풀타임을 내보내기엔 부담스러웠다. 황 감독이 리그 최종전에서 전북이란 빅클럽을 상대로 신인 윤승원을 내보낸 것도 이 때문이었다.

어쩔 수 없는 전력 이탈도 메워야 한다. 다음 시즌 서울엔 골키퍼 유상훈, 수비수 김남춘, 공격수 윤주태가 없다. 군복무를 위해 상주상무에 입단한다. 여기에 외국인 선수 변화까지 고려해야 한다. 이제 막 시즌을 마친 황 감독이 “고민이 많다”고 하는 배경이다.

황 감독은 반 시즌 동안 리그 우승, FA컵 준우승, ACL 4강 진출이란 결과를 냈다. 혼란 속에서 얻은 호성적이었지만, 황 감독은 자신이 만든 완전한 결과가 아니었기에 자랑할 성적이 아니라고 말한다.

그런 의미에서 황선홍표 진짜 서울은 2017시즌이다. 황 감독은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지금부터 잘 준비해서 내년을 대비하겠다. 지금보다 나은 모습 보이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준비 내용엔 앞으로 채워야 할 전력, 짜임새 있는 전술 등이 포함된다. 다소 아쉬웠던 서울의 꿈은 2017년 온전한 황 감독 체제에서 이뤄질 것이다. 서울은 오는 1월부터 괌과 일본에서 새 시즌을 겨냥한 동계훈련을 진행한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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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슬기 기자  moons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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