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울산] 한준 기자= 브라질 공격수 조나탄(26, 수원삼성)이 포르투갈 축구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팬이라는 사실은 비밀이 아니다. 2014년 대구FC 입단 당시부터 그의 헤어스타일과 슈팅 포즈, 골 세리머니 등은 호날두를 많이 닮아 있었다. 

“경기를 하기 전에나, 호날두 선수가 경기를 하고 나면 꼭 찾아본다. 좋아하는 것은 맞다. 그 선수의 스타일을 똑같이 하는 것은 아니다. 조나탄 만의 장점과 스타일을 살리려고 한다. 존경하는 것은 사실이다. 호날두는 세계 최고의 선수다.” 

#수원삼성에 나타난 K리그의 호날두

26일 저녁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치른 울산현대와 ‘2016 하나은행 FA컵’ 준결승전에서 멀티골을 터트려 수원삼성의 3-1 역전승을 이끈 조나탄은 K리그에 등장한 호날두였다. 그 자신이 호날두를 존경하고, 영향을 받았다는 사실을 숨기지 않았다. 

서정원 수원삼성 감독은 “훈련장에서도 간혹 호날두처럼 한다. 멋있게 슈팅 하는 포즈도 한다. 선수들도 독려해주고 옆에서 기분을 맞춰주니 본인도 좋아한다”며 조나탄과 함께 하는 훈련정 분위기가 유쾌하다고 전했다.

보급형 호날두라는 별명으로 불리기도 했던 조나탄은 2015시즌 대구FC 소속으로 26골 6도움을 기록하며 득점왕에 올랐고, 브라질 1부리그 클럽 스포르트헤시피로 향했다가 반 년 만에 한국 무대를 다시 찾았다. 수원삼성으로 임대 이적하며 K리그클래식 무대에 처음 입성했다.

7월 치른 초반 3경기에서 득점이 없었던 조나탄은 상주상무와 7월 20일 경기에서 첫 골을 넣어 승리릉 안겼고, 8월 28일 다시 상주와의 경기에서 도움을 기록한 것을 시작으로 K리그클래식 7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 행진을 달렸다. 성남FC와 9월 10일 경기 이후 10월 22일 성남전까지는 6경기 연속 득점에 성공했다.

K리그 역대 최다 경기 연속골 기록은 1995년에 황선홍(당시 포항), 2000년에 김도훈(당시 성남)이 기록한 8경기다. 조나탄은 이 기록에 두 경기 차로 따라붙었다. 수원삼성 소속 선수로는 리그 최다 연속 득점 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울산전을 통해 조나탄은 수원삼성의 역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공식 경기 7연속골로 2005년 나드손이 남긴 공식 경기 6연속골 기록을 넘었다. 조나탄은 수원이 0-1로 뒤져있던 후반 36분 홍철의 크로스 패스를 헤딩 슈팅으로 연결해 동점골을 넣었고, 후반 추가 시간 2분에 권창훈의 크로스를 다시금 다이빙 헤딩 슈팅으로 연결하며 역전골까지 넣었다. 

#슈팅 타이밍, 침투 템포 모두 빠르다

도움을 준 선수들의 크로스 패스의 질이 좋았지만 조나탄의 골 결정력이 탁월했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다. 서정원 수원삼성 감독도 조나탄의 득점 감각이 특별하다고 했다. 

“조나탄 선수는 일단 슈팅 템포가 상당히 빠르다. 슈팅을 하는 순간적인 임팩트가 상당히 강하다. 슈팅을 하면 (골키퍼의) 타이밍에 많이 걸리는데, 임팩트가 빠르기 때문에 골키퍼의 타이밍을 빼앗는다. 골 에어리어 안으로 들어오면 거의 골로 연결할 수 있는 힘이 있는 것 같다.” 

조나탄이 빠른 것은 슈팅 타이밍 만이 아니다. 결정적으로 침투 타이밍이 빨라 득점할 수 있는 기회를 잡는다. 울산과 경기에서도 배후에서 달려 들어와 수비 견제 없이 골키퍼와 마주하는 상황을 만들었다. 

“측면에서 쇄도하는 템포가 상당히 좋다. 잘라 들어가면서 상대 수비의 템포를 빼앗는다. 측면에서 올라오는 크로스를 도사리고 있다가 빠른 템포로 잘라 들어가는 게 상당히 좋다. 그런 점이 우리나라 스트라이커에게 부족한 부분다. 그런 면에서 조나탄 선수가 좋은 장점을 많이 갖고 있다.”

조나탄은 최근 7경기에서 10골을 몰아쳤고, 이는 정말 호날두정도 되는 선수만이 남길 수 있는 대단한 기록이다. K리그챌린지에서 활동했던 조나탄은 그 동안 득점 행진이 하위 스플릿에 속한 팀들을 상대로 남긴 점이라는 폄하를 받기도 했으나 상위 스플릿에서 AFC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에 도전하는 울산을 상대로 멀티골을 넣어 이를 일축했다. 조나탄은 지난 9월 18일 전북현대를 상대로도 득점한 바 있다.

경기 최우수 선수는 단연 조나탄의 몫이었다. 경기 후 회견에 임한 조나탄은 환한 웃음을 보이며 “승리해서 기쁘지만 역전승이라서 더 기쁘다”고 했다. 그 동안 연속골을 넣었지만 수원삼성은 막판 실점으로 비기는 경우가 많았다. 조나탄은 “솔직히 심리적으로 많이 떨어진 게 사실”이라고 했다. “골을 넣고 기쁘다가 골을 먹고 비기면서 아쉬운 경기가 많았다. 슬펐다.” 

#팀을 위해 뛰고, 팀을 위해 넣는다

그간의 아쉬움을 결정적인 경기에서 해소했다. 성남전에 이어 울산전까지 연승을 거두며 조나탄의 골이 승리로 귀결되고 있다. “이번에 중요한 성남전과 울산과 FA컵 준결승에서 이겨 결승에 올랐다는 점이 중요하다. 팀 전체가 수고했다.” 조나탄은 자신의 득점력이 빛나는 경기를 하고 있지만 그 기회가 결국 동료와 조화를 통해 나온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다. 

서 감독이 조나탄을 칭찬하는 이유 중 하나는 뛰어난 개인 능력에도 팀 플레이에 주력하려는 이타성을 겸비했기 때문이다. 

“우리 팀에 잘 안착했다. 개인 플레이가 두드러진 선수인데 우리 조직에 맞춰서 하려고 본인이 노력을 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더 좋은 찬스가 나고 골도 넣는 것이다. 입단 초에는 적응하기가 상당히 힘들었지만 연속골을 넣으면서 컨디션이 더 좋아졌다. 너무 좋은 것도 걱정되어서 이럴 때 조심해야 하고, 이렇 때 더 쉽게 플레이하고, 이럴 때일수록 조직적으로 노력하라고 했는데 그런 것을 잘 이행해주고 있다.”

조나탄도 “모든 팀 마다 스타일이 있다. 수원의 스타일에 내가 맞추기 위해 심리적으로나 시스템, 포지셔닝에 대해 준비하고 노력을 많이 했다. 선수들이 많이 도와줘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했다. “내가 잘하고 있다기 보다는 우리 팀의 모든 선수들이 잘하기 때문에, 도와줬기 때문에 연속골을 이어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인터뷰 발언도 호날두를 닮았다.

조나탄은 팀과 함께 플레이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득점에 대한 의지는 단호하다. 양보도 타협도 없다. 조나탄은 “연속 골 기록을 계속 이어가고 싶다. 끊기지 않고 계속 넣고 싶다”고 했다. 오는 주말 수원FC와 K리그클래식 잔류 여부에 매우 중요한 경기를 앞둔 가운데 조나탄의 울산전 출전 여부는 미지수였다. 서정원 감독은 “다음 경기를 생각할 때가 아니다”라며 총력을 쏟았다. 조나탄은 풀타임을 소화했다.

“솔직히 체력적으로 부담이 가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한 조나탄은 그래서 후반 추가 시간에 뒤집기 승리가 가능했다며 웃었다. “솔직히 연장전 가는 것은 부담스러웠다. 안 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한게 사실이고, 안 가서 다행이다.”

조나탄은 하프타임에 서정원 감독의 한 마디가 팀을 깨웠다는 점도 알렸다. “감독님이 하프타임에 우리를 심리적으로 바꿔 주셨다. 전반전에는 성남전처럼 하지 못했다. 그때처럼 반대 전환 플레이와 크로스 패스로 공격력을 향상해보자고 하셨다. 그런 훈련을 많이 했고, 골도 그런 플레이에서 나왔다.”

부드러운 리더십으로 위기의 팀을 강하게 이끌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던 서정원 감독은 여전히 자신의 철학을 바꾸지 않고 있다. “문제를 지적하는 것은 선수를 더 경직되게 만들 뿐이다. 더 부담만 주게 된다. 자신감을 주는 것이 좋다.” 수원삼성은 기어코 FA컵 결승에 진출했고, K리그클래식에서 강등 위치에 처한 위기 속에도 3시즌 연속 AFC 챔피언스리그 진출권 도전이라는 기회 앞에 섰다. 

사진=풋볼리스트,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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