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류청 기자= 운이 좀 따랐다” (황선홍 FC서울 감독) “아쉬운 경기다. 우리는 3번이나 좋은 상황을 만들었었다” (정갑석 부천FC 감독)

 

축구가 지닌 잔인한 면이 나왔다.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2016 KEB하나은행 FA컵’ 4강전에서 부천FC는 좋은 경기력으로 FC서울을 몰아 붙였지만, 결과는 서울이 가져갔다. 서울은 1-0으로 승리하고 수원삼성이 기다리는 결승전으로 갔다.

 

“결과를 가져 와야 한다.” 경기 전부터 양 팀 감독은 비슷한 이야기를 했다. 그 결과로 가기 위해 서울은 “인내가 필요하다”라고 했고, 부천은 “선수들이 마음껏 경기할 수 있게 하겠다”라고 했다. 서울은 역습이 좋은 부천을 맞아 아드리아노와 박주영을 빼고 나섰고, 부천은 특유의 경기력을 살리기 위해 조직적으로 맞섰다.

 

“부천은 언제나 비슷한 유형으로 경기한다. 수비를 단단히 하고 역습을 잘 한다. 역습으로 나올 때 유연하게 나오지 못하도록 압박해야 한다. 공격적으로는 밀집 수비를 뚫을 수 있도록 측면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야 한다.”

 

황 감독 바람은 전반 7분 만에 이뤄졌다. 오스마르가 공간 패스를 했고, 측면에서 고광민이 바로 왼발 크로스를 올렸다. 데얀은 이 크로스 방향을 바꿔놓는 헤딩슛으로 골망을 열었다. 이른 시간에 골을 넣은 서울은 주도적으로 경기를 운영할 수 있었다. 측면 풀백인 고광민과 고요한은 적극적인 공격 가담으로 상대에 부담을 줬다. 오스마르와 다카하기 패스는 정교했다.

부천은 생각지 못한 방법으로 실점을 만회하려 했다. 전반 35분과 42분에 연달아 교체 카드를 냈다. 문기한과 김영남을 넣었다. 부천은 빠른 국면 전환으로 역전을 꿈꿨다. 좀 더 정확하고 빠른 선수들을 넣어서 서울에 맞서겠다는 이야기였다. 부천은 후반 시작과 함께 마지막 교체카드까지 사용했다.

 

“실점 후 빨리 대처한 것이다. 전반보다 후반에 더 공격적으로 갈 계획을 세우고 나왔다. 이른 시간에 실점했기 때문에 교체 카드를 빨리 꺼낼 수밖에 없었다.” (정 감독, 경기 후 인터뷰)

 

부천은 효과를 봤다. 문기한이 들어온 이후 패스 질이 좋아졌다. 고요한은 “(문)기한이가 들어온 이후로 확실히 패스가 더 좋아졌다. 그래서 우리가 애를 좀 먹었다”라고 했다. 좋은 기회도 만들었다. 부천은 얼리 크로스로 서울 골문을 공략했다. 루키안과 신현준이 헤딩슛으로 득점 기회를 찾기도 했다. 다만 득점에는 실패했다.

“그 외에는 멋진 경기를 한 것 같다.” 정 감독과 선수들 마음은 같았다. 친정팀과 맞붙은 문기한은 “기술적인 면에서 서울이 좀 더 정교했던 것 같다. 조직적인 면에서는 우리가 좋았다”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서울은 가슴을 쓸어 내렸다. 황 감독은 “운이 좀 따른 것 같다. 유현이 슈퍼세이브를 했다”라고 했다. 유현은 “수비수들이 마크맨을 놓친 경향이 있었다. 하지만 실점하지 않고 지나갔다. 결과가 중요한 경기였다”라고 말했다.

 

두 팀은 이날 경기 결과를 받아 들이고 다음을 바라봤다. 서울은 FA컵 결승전을 치르기 전에 K리그 클래식 우승컵을 먼저 들어올리겠다는 각오를 보였다. 고요한은 “일단 남은 리그 3경기에서 좋은 결과를 거둬 우승컵을 갖고 싶다. FA컵은 준비할 시간이 남아 있다. 선수들도 그 중요성을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유현도 “일단 제주전을 잘 준비하겠다”라고 했다.

 

모든 걸 쏟아 부은 부천은 승강플레이오프를 바라본다. 부천은 일단 이번 주말(30일) 고양과 리그 최종전을 잡아야 한다. 적어도 비겨야 승강플레이오프에 진출할 수 있다. 패하면 서울이랜드와 순위가 바뀔 수도 있다. 정 감독은 “아쉬움은 오늘에 그쳐야 한다”라고 했다. 문기한은 “큰 경기를 해봤으니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토너먼트는 골이 더 가치 있는 무대다. 한 골을 넣은 쪽이 절대적으로 유리할 수밖에 없다. 서울은 그 부분에서 부천보다 뛰어났다. 부천은 좋은 경기를 하고도 FA컵 무대에서 뜨겁게 탈락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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