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류청 기자= “먼저 노상래 감독이 '고생했다고' 문자를 보내줬다”

 

조성환 제주유나이티드 감독이 활짝 웃었다. 조 감독은 상위스플릿을 조기에 결정짓고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이하 ACL) 진출권을 향해 순항 중이다. 게다가 절친한 친구인 노상래 전남드래곤즈 감독도 상위스플릿을 결정지었다.

 

제주는 2일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6’ 33라운드에서 전남을 2-0으로 잡았다. 승점 3점을 추가한 제주는 3위로 올라섰다. 이대로라면 목표인 ACL 진출권 획득도 꿈이 아니다. 조 감독은 경기 끝난 뒤 살짝 미안한 마음도 있었다. 친구인 노 감독을 이겼기 때문이다. 전남은 제주에 패하면 다른 경기 결과에 따라서는 하위로 떨어질 수도 있었다. 승부 세계에서 양보는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조 감독은 마음을 졸일 수밖에 없었다.

 

조 감독이 마음이 더 불편했던 이유가 있다. 조 감독은 지난 1월 ‘풋볼리스트’와 한 인터뷰에서 “친구들에게 미안하다”라고 했었다. 2015년 3월 K리그 클래식 개막기자회견에서 “친구야, 네가 가라 하위스플릿”이라고 말한 뒤 동갑내기 친구인 노 감독과 김도훈 인천유나이티드(현재 사임) 감독이 모두 하위스플릿으로 떨어졌기 때문이었다. 그는 “말이 씨가 됐다”라며 쓴웃음을 지었다.

 

“마음이 편안하다.” 조 감독은 2일 ‘풋볼리스트’와 한 전화통화에서 후련한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제주가 전남을 잡았지만, 6위 상주상무와 7윌 성남FC 그리고 8위 광주FC가 모두 이기지 못하면서 순위는 바뀌지 않았다. 전남은 5위로 상위스플릿에 남았다. 노 감독은 올 시즌 중반 자진사퇴를 선언한 뒤 번복하는 등 곡절을 겪으면서도 팀을 상위에 올려놓는데 성공했다. 노 감독과 전남은 슬픈 스플릿 드라마에 단골 주인공이었다.

“승부 세계는 냉혹하다. 우리도 목표가 있기 때문에 무조건 이겨야 했다. 이기고 나니 마음이 좋지 않았다. 다행히 전남도 상위로 갔다. 내가 먼저 노 감독에게 연락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는데, 노 감독이 먼저 ‘수고했다. 축하한다’라는 문자를 보내줬다. 기쁘고, 고마웠다.”

 

조 감독은 이제 ACL만 보고 달릴 예정이다. 제주는 2011시즌 이후 단 한 번도 ACL 무대를 밟지 못했다. 5경기만 잘 치르면 목표를 이룰 수 있다. 조 감독은 “선수들이 잘 버텨주고 있다. ACL에 나가겠다는 의지가 매우 크다”라며 “이제 3일간 쉬고 새롭게 시작하겠다. 마지막까지 힘을 내겠다”라고 말했다. 제주는 오는 15일 34라운드 경기를 치른다. 아직 상대는 정해지지 않았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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