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한준 기자= 영국 축구가 거대한 부패 스캔들에 휘말렸다. 영국 일간지 ‘텔레그라프’가 10개월 여에 걸친 장기 취재를 통해 부패로 점철된 영국 축구의 실태를 보도하고 있다.

신호탄은 현 잉글랜드 대표팀 감독 샘 앨러다이스다. ‘텔레그라프’는 현지 시간으로 27일 새벽 1시 47분경 앨러다이스 감독이 대표팀 첫 경기를 지휘하기 전 사업가로 위장한 탐사보도팀을 만나 영국축구협회 규정을 피해 ‘서드파티 오너십’(선수의 소유권을 구단이 아닌 제3자가 소유한 뒤 이적 과정에서 수익을 얻는 것으로 FIFA가 금지하고 있다)으로 큰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줬다고 보도했다.

앨러다이스 감독은 규정을 피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대가로 40만 파운드(약 6억원)의 돈을 요구했다. ‘텔레그라프’는 이 부분에서 잉글랜드 대표팀 감독이라는 지위를 앨러다이스가 이용했다고 썼다. 앨러다이스는 ‘텔래그라프’ 탐사보도팀이 가상으로 설립한 에이전트 회사의 홍보대사로 취임해 싱가포르와 홍콩 등 아시아 지역을 방문하는 것에 대해서도 합의했다. 

앨러다이스 감독은 ‘텔래그라프’ 탐사 보도팀과 만난 자리에서 전임 감독 로이 호지슨이 중요한 상황에서의 결단력이 부족했다는 점, 게리 네빌 코치가 대표팀에 악영향을 끼친 조언을 했다는 점 등을 말하며 직전 코칭 스태프를 비판하고 조롱했다는 사실도 보도했다. 신축한 웸블리 경기장 공사가 낭비였으며, 잉글랜드 대표 선수들이 가진 심리적 문제 등을 말하는 장면도 카메라에 고스란히 담겼다.

사적인 자리에서 할 수 있는 발언이지만 대중에 공개되면서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 유로2016 실패 이후 로이 호지슨 감독의 후임으로 잉글랜드 대표팀 감독직에 오른 앨러다이스 감독은 윤리 문제는 물론 대표팀 감독이라는 위치에서의 품위 문제, 보다 구체적으로는 법의 처벌을 받을 수 있는 비위 문제에 연루되어 더 이상 잉글랜드 대표팀 감독직을 수행하기 어려워 보인다.

‘텔래그라프’ 탐사보도팀은 기사 송고 하루 전 축구협회에 보도 내용을 미리 알리고 18개의 질문을 보냈으나 답을 듣지 못했다. 앨러다이스 감독과 그의 에이전트 마크 커티스, 재정고문 숀 몰로니 등에게도 보도 12시간 전에 연락을 취했으나 어떤 대답도 듣지 못했다고 했다. 협회 대변인은 9시간 뒤 연락해 해당 사건에 대한 모든 자료를 텔래그라프 측에 요청했다.

‘텔래그라프’의 취재 목적은 단지 앨러다이스 감독을 겨냥한 것이 아니다. ‘텔레그라프’는 영국 축구계의 주요 감독, 직원, 에이전트 등 관계자들이 선수 이적에 관련해 뒷돈을 받은 비리 정황을 다수 포착한 이후 장기 취재에 돌입했다. ‘텔래그라프’는 확실한 물증을 확보하기 위해 앨러다이스 감독에게 접근했고, 앨러다이스 감독은 그 미끼를 물었다.

‘텔레그라프’의 보도 기사 원문에는 서드파티 오너십을 피하기 위한 편법과 사례, 이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부패의 고리에 대한 이야이가 구체적으로 담겨있다. 앨러다이스 감독과 대화를 몰래 촬영한 영상과 사진이 있기 때문에 반박이 불가능한 보도다.

‘텔레그라프’는 영국 축구 부패에 대한 더 많은 이야기를 풀어놨다. 현직 코치가 클럽으로부터 뒷돈을 받은 사실, 10명에 달하는 현직 감독이 선수 에이전트로부터 뇌물을 받은 사실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더불어 두 명의 매우 유명한 감독이 앨러다이스 감독과 마찬가지로 에이전트사의 홍보대사직을 논의한 점, 명망 있는 감독이 소속팀 선수가 자기 팀 경기에 베팅을 한 사실을 은폐한 점 등 영국 축구계에 부패가 만연한 상태라고 보도했다. 이 같은 부정부패를 프리미어리그의 고위 인사가 은폐했다는 정황도 있다고 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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