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현대와 FC서울, 두 K리그 구단이 '2016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4강에서 만난다. 결승전에 오를 수 있는 동아시아 팀이 하나뿐이기 때문에 사실상 동아시아 결승전이다. 28일 전북 홈에서 1차전, 10월 19일 서울 홈에서 2차전이 열린다.

‘풋볼리스트’는 두 팀을 대표하는 공격수와 골키퍼들에게 경기에 대한 예상을 부탁했다. 네 선수가 돌려준 답변을 이동국과 유상훈, 데얀과 권순태의 대결 구도로 재구성했다. 누가 진심으로 대답했고, 누가 연막작전을 펴고 있는지 구별해 보시길. <편집자주>

서울을 대표하는 공격수를 한 명으로 정리하기란 쉽지 않다. 이미 득점왕을 예약한 아드리아노(12골)가 있지만, 토너먼트 들어 더 활약상이 좋았던 데얀에게 전북전 각오를 묻기로 했다. 데얀은 2013년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열린 결승에서 두 경기 모두 득점했으나 아슬아슬하게 우승을 놓쳤다. 중국으로 갔다가 서울에 돌아온 첫 시즌에 다시 결승행 기회를 잡았다.

권순태는 2006년에 이미 우승을 경험했다. 당시 K리그 정상권 팀도 아니었던 전북의 우승은 기적에 가까웠고, 권순태는 그 주역이었다. 10년이 지난 지금 권순태는 주장이 되어 두 번째 우승을 꿈꾸고 있다. 권순태가 데얀의 슛을 막아야 전북이 결승에 간다.

 

질문1. ACL 4강에서 K리그 팀을 만난다. 타국의 낯선 선수가 아니라 자주 마주치는 K리그 라이벌과의 경기다. 유리한가, 불리한가?

데얀 : 국내 팀과 맞붙는 것이 장점이 많다. 상대의 선수들과 시스템에 대해서 잘 알고 있고 이동할 시간이 줄어들어 좀 더 많이 휴식을 취하며 경기에 대한 생각을 할 수 있다.

권순태 : 전주에서 해외 원정을 가려면 지역 특성상 부담이 크다. 지금 우리 팀의 분위기라면 어느 팀과 만나도 좋다. 다만 분위기와 컨디션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국내 팀하고 붙는 게 더 익숙하고 낫긴 하다.

 

질문2. 나만 아는 권순태/데얀의 약점이 있다. YES or NO?

데얀 : 정말 좋은 골키퍼다. 별로 약점이 안 보인다. 권순태는 전북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다. 그를 상대로 골을 넣기 위해선 많이 준비하고 또 집중해야 할 것이다.

권순태 : 데얀은 약점이 거의 없다. 공격의 밸런스가 굉장히 좋은 선수이다.

 

질문3. 나만 아는 상대 팀의 약점이 있다. YES or NO?

데얀 : 나는 잘 모르겠다. 감독님이 알고 있을 것이다. 공격이 강하고 공격에 많은 무게를 두는 팀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수비가 상대적으로 약해보일 수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축구란 어차피 상대보다 한 골만 더 넣으면 되는 종목이니 전북의 그런 부분은 약점이라기보다 스타일이라 봐야 하지 않을까.

권순태 : 나도 안다면 다들 알지 않을까. 나만 아는 서울의 약점은 없다고 본다. 서울의 약점은 모르지만, 강점은 잘 알고 있다. 강점이 확실하다는 게 약점이라면 약점일 수도?

 

질문4. 당신에게 ACL 우승은 어떤 의미인가?

데얀 : 아시아의 가장 큰 대회다. 선수라면 모두들 ACL에서 우승과 클럽월드컵 참가를 원할 것이다. 나에게는 또 다른 의미다. 나는 득점왕도 해 봤고 리그 우승도 해봤다. 나에게 아시아 무대에서 아직 남아 있는 목표다.

권순태 : 운동 선수에게 우승은 단순한 의미가 아니다. 등산가들 사이에서 ‘산이 허락해야 오를 수 있다’는 말이 있는데, 축구에도 통하는 말이라고 본다. 우승은 스스로 노력을 다했다고 해서 얻을 수 있는 게 아니다. 모든 보이지 않는 것들까지 허락을 해야만 그 팀이 우승할 수 있다. 특히 ACL은 나에게 프로 데뷔 첫해 겪은 큰 경험이었다. 그때 우승한 것이 지금의 나를 있게 했다.

 

질문5. 이번 상대가 최대 라이벌 팀인가?

데얀 : 어느 정도 그렇다. 물론 우리는 수원과 항상 치열한 경기를 펼쳐 왔고 슈퍼매치가 한국에서 가장 큰 경기이긴 하다. 하지만 지난 5, 6년간 전북과 많은 우승컵을 나눠 가지면서 항상 마지막에 뜨거운 경쟁을 펼쳐 온 것 같다. 많은 투자를 하고 있기도 하고, 서울만큼 훌륭하게 운영되고 있는 좋은 클럽이라 생각한다.

권순태 : 가장 강력한 라이벌이라고 생각한다. 공수의 조화, 팀의 조직력 모두를 봐도 최대 라이벌이다.

 

질문6. 1, 2차전 통합 예상 스코어는? 그중 몇 골에 당신이 관여할 것 같은가?

데얀 : 점수는 잘 모르겠다. 바라는 스코어가 있다면 결승으로 올라가는 스코어다. 그게 가장 중요하다.

권순태 : 실점을 안 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특히 홈에서는 반드시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치겠다. 홈에선 절대 실점하지 않는다고 믿고 2-0 승리 정도, 두 경기를 합쳐 3-1 승리 정도를 예상한다.

 

질문7. 2차전을 홈에서 하는 게 더 유리하다고들 말한다. 그 점에서 서울이 유리하고 전북이 불라하다고 보나?

데얀 :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영리하게 플레이해야 한다. 좋은 결과를 만들기 위해서는 1차전을 잘 해 놓아야 한다. 1차전에 이길 수도, 비길 수도, 질 수도 있다. 일단 원정에서 득점을 성공하면 우리에게는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권순태 : 꼭 그렇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1차전을 홈에서 확실하게 마무리하면 2차전을 홈으로 치르는 서울이 더 부담을 느낄 것이다. 우리는 홈에서 확실히 강하기 때문에 불리하다고 보지는 않는다.

 

질문8. 최근 상대 전적에서 전북이 앞선다. 그 점에서 전북이 유리하고 서울이 불리하다고 생각하나?

데얀 : 올 시즌에는 전북을 이겨보지 못했다. K리그에서 세 번 진 건 사실이고 한 경기가 남았다. ACL에서 우리에게 두 경기가 주어졌다. 만약 준결승에서 전북에 이긴다면 지나간 세 경기를 만회하고도 남는다. 그런 결과를 만들기 위해 더 집중하고 영리하게 경기를 해야 할 것 같다. 서울이라는 도시와 우리를 응원 해 주는 모든 사람들에게 보답하기 위해 팀의 모든 일원들이 집중하고 잘 준비하고 있다. 모두 리그에서의 결과를 뒤집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권순태 : 지난 3경기와 이번 경기는 대회가 다르고, 이미 지나간 경기는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특히 전북과 서울의 경기라면 더욱 의미가 없다. 지난 경기는 다가올 경기에 아무 영향도 없을 것이다.

 

질문9. 페널티킥 키커와 골키퍼로 상대하게 된다면 어느 쪽을 택할 것인가?

데얀 : 미리 정할 수는 없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반드시 임무를 완수해 낼 것이다. 동료들과 팀의 믿음에 부응해야 한다.

권순태 : 그 날 경기의 패턴을 잘 보고 결정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 경기에 슈팅이 감아서 많이 차는지, 인스텝 슈팅이 많은지 관찰과 분석 이후에 결정할 것 같다.

 

질문10. 득점 시 어떤 세리머니를 할 건지? 동료 공격수가 득점했을 때 골키퍼가 멀리서 혼자 세리머니를 하기도 한다.

데얀 : 아직 계획은 없다. 올 시즌 가장 중요한 경기고 이겨서 결승에 올라가는 일에만 집중하고 있어서 재미있는 세리머니에 대한 생각은 해보지 않았다. 골을 넣은 뒤 그 순간의 감정에 따라서 자연스럽게 나오는 세리머니를 하겠다.

권순태 : 사실 많이 자제하고 있다. 나마저 분위기에 너무 격앙되거나 흥분하게 되면, 이후 실점 상황에서 팀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만약 결승전에서 결정적 득점이 나온다면 그땐 감정을 표현해보고 싶다.

글= 김정용, 문슬기 기자

그래픽= 조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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