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문슬기 기자= “어제(25일) 제안 받았다. 다른 팀 제안이었다면 이런 상황에서 받아들이지 않았을 것이다.”

최순호(54)가 포항스틸러스로 돌아온다.

12년 만이다. 최순호 감독은 2004년 포항 지휘봉을 내려놓았고, 2016년 9월 감독으로 돌아왔다. 최 감독은 2011년 강원FC를 끝으로 프로 감독 자리에서 물러났다. FC서울 미래기획단장을 거쳐 2013년부터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으로 일했다. 최 감독은 포항 제안을 수락하며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직을 마감하게 됐다.

# 포항 복귀+김기동 선임 배경

“이제 여기(대한축구협회) 일을 마무리하고 오후에 포항으로 내려가려고 한다.” 오전 내내 최 감독 전화는 계속 불통이었다. ‘풋볼리스트’는 정오가 지난 후에야 최 감독과 닿았다. 그는 “내가 원래 리바이벌을 싫어하지만, 포항만큼은 예외다. 나도 (복귀가) 놀랍긴 하다. 어제(25일) 제안 받았다. 포항이라 고민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최 감독은 무엇보다 남은 6경기를 잘 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신이 지닌 철학과 색깔보다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6’ 잔여 경기를 잘 치르는 게 더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그는 “지금은 큰 그림을 그릴 겨를이 없다. 리그 종료까지 6경기가 남았다. 편안한 경기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김기동 수석코치를 선임한 이유는 분명히 밝혔다. 최 감독은 “대한축구협회 일은 거의 마친 상황이었다. 그래서 (미래를 위한) 몇 가지 안을 가지고 있었다”라며 “김기동은 포항과 인연이 많다. 나와도 인연이 깊다. 내가 (포항에서) 코치할 때 입단했던 선수다. 내가 잠시 떠났을 때 다른 팀(유공/부천SK)으로 이적했다. 그리고 내가 포항 감독이 된 후 돌아왔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플레이 스타일과 지도 스타일 모두 포항에 가장 적합한 인물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함께 열심히 해보겠다”라고 말했다. 최 감독은 “수석코치만 임명했다. 이제 포항으로 내려가서 기존 코칭스태프도 점검할 예정이다. 함께 할 수 있을지 지켜볼 것이다. 포항을 위해 말과 행동이 아닌 가슴으로 일할 사람과 함께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김기동 수석코치는 선수 시절 1991년부터 1993년까지 포항에 있었다. 그러나 주전으로 자리잡지 못해 유공(현 제주유나이티드)으로 떠났다. 포항에 다시 돌아온 건 2003년이었다. 이후 2011년까지 포항에서 아홉 시즌을 뛰었다. 총 227경기에 출전해 22득점 23도움을 기록했다. 포항의 상징과 같은 선수로서 ‘철인’이란 별명도 들었다. 2012년 3월 포항에서 은퇴할 당시엔 “포항에 꼭 필요한 사람이 되어 돌아오겠다. 잠깐의 헤어짐이 영원한 이별은 아니다”며 지도자 연수를 떠났다. 포항으로 복귀하기까진 5년의 시간이 걸렸다.

#반대 여론과 비난 극복할 방법은?

포항 가는 길에 환영과 찬사만 있는 건 아니다. 최 감독은 포항 스타플레이어 출신이지만, 처음으로 지휘봉을 잡았을 때는 팬들과 마찰도 있었다. 최 감독은 2000년 박성화 감독이 성적 부진으로 떠난 뒤 지휘봉을 잡았다. 돌아온 영웅에 많은 팬이 박수와 기대를 보냈다. 하지만 계속해서 성적이 떨어지자 팬들은 퇴진 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최 감독은 2004년 K리그 준우승 한 차례(2004), FA컵 준우승 두 차례(2001, 2002)를 차지한 뒤 포항을 떠났다.

최 감독이 12년 만에 지휘봉을 잡은 것에 불만을 표하는 이들도 있다. 최 감독이 과거 수비적인 축구를 했고, 당시 맹활약 하던 베테랑들을 배제했다는 게 골자다. 최 감독도 이를 알고 있다. 그는 “나는 기본적이고 심플한 축구를 하는 사람이다”라고 전제한 뒤 “(좋지 않은) 그런 감정을 느끼는 분도 있을 것이다. 선입견과 오해를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것들은 내가 좋은 성적을 보이면 없어질 것이다. 내가 긍정적인 모습을 보여 그런 것들을 녹이고 싶다”라고 말했다.

최 감독은 2000시즌 포항을 이끌고 리그 9위(12승 15패)했다. 이듬해엔 성남일화, 안양LG, 수원삼성, 부산아이파크에 밀려 5위(10승 8무 9패)했다. 2002년과 2003년엔 각각 6위(9승 9무 9패)와 7위(17승 13무 14패)를 기록했다. 최 감독의 리그 최고 성적은 준우승(9승 9무 9패)한 2004년이었다.

그는 다음 시즌부터는 확실한 색깔을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최 감독은 “이제 경험도 많이 했고, 명확한 선도 찾아냈다”라며 은근한 자신감을 보였다. 최 감독 말을 여기까지였다. 

사진=강원FC,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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