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문슬기 기자= 이광종(52) 전 한국 올림픽대표팀 감독은 투병 중인 상황에서도 한국 축구를 생각했다. “빨리 나아 운동장으로 나가고 싶다”던 이 감독이었지만, 끝내 바람은 이뤄지지 않았다. 

26일 오전 서울시 종로구 신문로에 위치한 축구회관 2층에선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을 대비한 울리 슈틸리케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의 명단 발표가 진행됐다. 이에 앞서 축구협회 관계자는 애통한 소식을 전했다. “투병 중이시던 이광종 감독님이 오늘 오전 별세하셨다.”

이 감독은 2014년 10월 ‘2016 리우 올림픽’ 대표팀 감독으로 임명돼, 2015년 1월 태국에서 열린 킹스컵을 지휘하다 급성백혈병 판정을 받았다. 선수들과 함께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상황에서 감기 증상을 앓았다. 현지 병원에서 진료를 받으니 급성백혈병 진단이 나왔다. 이 감독은 미처 대회를 마치지 못하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올림픽 대표팀 감독으로 선임된 지 105일 만에 일어난 일이다. 이후 이 감독이 떠난 자리는 신태용 현 올림픽대표팀이 대신했다.

이 감독은 오랜 시간 한국 축구를 위해 헌신한 지도자다. 198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 후반까지 유공과 수원삼성에서 지도자로 활약하다, 2000년부터 대한축구협회 유소년 전임 지도자 1기로 본격적인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지도자로서의 과정은 긍정적이었다. 2002년 U-15대표팀을 맡으면서 유청소년 대표팀 감독으로 길을 열었고, 이후 U-19 대표팀부터 U-20 대표팀까지 모두 경험하며 한국 축구의 미래를 밝혔다. ‘2002 아시아축구연맹((AFC) U-19 선수권’ 우승을 비롯해 ‘2009 국제축구연맹(FIFA) U-17 월드컵 8강’ 등 훌륭한 성적을 냈다. ‘2015 인천 아시안게임’에선 한국 축구 28년 만에 금메달을 따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손흥민, 김진수, 윤일록, 이종호, 류승우 등이 이 감독의 지도를 받았다.

이 감독은 한 우물을 파는 성공한 전임지도자였다. 그의 한국 축구에 대한 열정은 투병 중에도 계속 됐다. 이 감독은 지난해 12월 대한축구협회를 통해 “빨리 나아서 운동장으로 나가고 싶다. 많은 분들의 성원 덕에 몸도 많이 좋아졌다”고 했다. 이 감독은 최근까지 통원 치료와 요양을 병행하며 복귀에 힘쓴 것으로 알려졌다.

슈틸리케 감독은 26일 국가대표팀 명단을 발표하기에 앞서 “오랜 시간 한국 축구를 위해 헌신한 귀중한 분을 잃게 됐다”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이 감독은 향년 52세에 안타깝게 세상을 떴다. 더 많은 성과를 남길 수 있었기에 두고두고 아쉽다. 한국 축구는 소중한 자산을 잃었다. 하지만 이 감독이 남긴 씨앗과 열매는 여전히 한국 축구계에서 활약 중이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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