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류청 기자= 대표팀 운영이 상식적으로 돌아왔다. 남은 건 ‘2018 러시아 월드컵’ 본선 진출을 위한 경기력과 승점이다
울리 슈틸리케 한국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은 26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오는 6일과 11일 벌어지는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카타르-이란 경기에 나설 선수명단을 발표했다. 이번 엔트리에서 가장 눈길을 끈 부분은 인원수다. 슈틸리케 감독은 지난 9월 벌어진 중국과 시리아 2연전을 준비하며 20명만 뽑았다. 부족한 선수자원으로 2경기에서 힘겹게 1승 1무를 거뒀다. 무엇보다 대표팀이 실력 좋은 선수에게 열려있어야 한다는 원칙을 일정부분 무너뜨렸다.
“경기가 끝나자마자 인터뷰하며 밝힌 부분과 차분하게 영상을 보고 일주일 뒤에 경기를 평가할 때 드는 생각은 많이 다르다.” 슈틸리케 “솔직히 말씀 드리면 3가지 실수를 범했다”라고 인정하며 23명 엔트리를 발표했다. 그가 밝힌 3가지 실수는 시리아전 끝나고 잔디 상태를 언급한 것, 시리아전 종료 10분을 남기고 3번째 교체카드를 쓰지 않은 점 그리고 선수를 23명 모두 소집하지 않은 부분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23명이냐 20명이냐에 따라 우리 경기력이 더 좋아지느니 우리 실수를 더 적게 하는 건 아니다”라고 은근히 변명했지만, 분명한 사실은 20명만 뽑으며 경기력과 앞서 언급한 원칙을 훼손했다는 점이다. 물론 우리는 슈틸리케 감독이 발 빠르게 한 발 물러섰다는 데 방점을 찍어야 한다. 선수선발 전권은 감독이 지니지만, 감독도 자신이 정한 기준 안에서 대표팀은 열려 있어야 한다는 가장 큰 원칙을 지켜야 하기 때문이다.
이제 남은 숙제는 경기력이다. 슈틸리케호는 지난 최종예선 1.2차전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승점이 가장 중요하지만, 앞으로 그림자가 더 길어질 수 있다는 의혹도 샀다. 공격루트는 단조로웠고, 수비는 단단하지 못했으며, 체력문제도 보였다. 이번 카타르-이란 2연전은 매우 중요하다. 우즈베키스탄이 2연승으로 치고 나가고 있다. 한 경기만 패해도 승점 차이가 5점으로 벌어질 수 있다. 특히 이란에 패하면 조 1.2위와 승점이 크게 차이 난다.
사실상 큰 변화는 없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자신이 지켜온 뼈대는 유지하면서 몇몇 선수를 보강했다. 공격진에 김신욱, 미드필더에 김보경 그리고 수비진에 정동호와 홍철을 새로 뽑았다. 논란이 됐던 공격진에 장신스트라이커를 하나 충원하며 다양성을 줬고, 중원에는 실력과 경험을 겸비한 미드필더를 하나 넣었다. 여전히 측면 풀백은 상대적으로 빈약하지만 왼쪽 전문 풀백과 양쪽 측면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선수를 한 명씩 더 불렀다. 지난 소집에 비해 풍성한 엔트리다.
경기력 개선은 주축 선수에 달렸다. 슈틸리케 감독은 점유율을 높여 상대를 허무는 축구를 한다. 이런 축구에서는 뼈대를 이루는 선수가 바로 서야 다른 선수도 산다. 중국과 시리아전에서 기성용과 구자철, 이청용 등 주축 선수가 팀을 완벽하게 이끌지 못해 고전했다. 기성용은 대표팀에서 절대적인 선수다. 기성용이 군사훈련 여파와 소속팀 경쟁 때문에 제 컨디션을 찾지 못한 게 결정적이었다. 슈틸리케 감독이 밝힌 대로 “(기성용은) 주장 역할을 하는 중심적인 선수”다. 이번에는 슈틸리케 감독과 주축 선수가 답을 내야 한다.
슈틸리케 감독은 월드컵 본선으로 갈 수 있는 최소 승점을 22점으로 봤다. 그 계산대로라면 남은 8경기에서 최소 승점 18점을 더 얻어야 한다. 계산은 쉽다. 현재 승점이 4점이다. 남은 홈 경기를 모두 잡으면 12점을 더 얻을 수 있다. 여기에 원정에서 6점을 더 얻으면 된다. 2승 2패를 해도 가능한 점수다. 이번 2연전에서 6점을 얻으면 남은 일정을 편안하게 갈 수 있다. 이제 엔트리 논란은 없다. 승점과 경기력이 평가기준이 될 뿐이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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