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한준 기자= 중국 축구에겐 세계의 벽에 도전하기에 앞서 아시아의 벽이 높다. 한국과 일본이 개최국으로 자동 출전권을 얻은 ‘2002 한일월드컵’에서 사상 첫 본선 진출을 경험한 중국은 이후 치른 세 번의 대회에서 아시아의 12개팀이 경합하는 최종 예선에도 진출하지 못했다. ‘2018 러시아월드컵’ 대회에서 무려 16년 만에 최종 예선에 합류한 배경에서 북한의 마지막 경기 패배, 쿠웨이트의 실격 패배 등 외부 요인이 작용했다.  

31번의 맞대결에서 겨우 한 차례 밖에 승리하지 못했을 정도로 한국은 중국 축구에게 높은 존재다. 최종예선 첫 대결로 치르게 된 한중전을 위해 중국은 다각도로 정보를 수집 중이다. 중국축구협회는 물론, 중국 미디어가 앞다퉈 한국 축구계와 연관되어 일했던 모든 이들, 중국 축구과 인연을 맺은 모든 이들과 접촉해 최대한 많은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

지금 현재 중국슈퍼리그(CSL)에서 활동하는 한국인 감독만 다섯 명이다. 그 중에서도 홍명보 항저우그린타움 감독과 최용수 장쑤쑤닝 감독 1990년대에는 선수로, 2000년대에는 감독으로 한국 축구를 대표하는 능력을 보인 인물이다. 중국 대표 스포츠지 ‘티탄저우보’는 두 감독과 인터뷰를 통해 한중전에 대한 전망을 물었다. 한국 축구가 강한 이유, 직접 경험해본 중국 축구의 현재에 대한 의견을 구했다.

홍명보 감독은 “선수로 뛰던 당시에는 중국 선수들이 왜 그렇게 오랫동안 한국을 이기지 못하는 지에 대해 사실 잘 이해를 하지 못했다”고 했다. “항저우에 와서 천천히 중국 선수들의 성향과 느낌에 대해 알게 됐다. 문화적인 측면에서도 차이가 있었다”며 한국과 중국 선수들의 경기 자세와 정신적인 측면에서 다른 점이 경기 결과로 이어지는 면이 있다는 의견을 전했다.

홍 감독은 “한국 선수들은 어린 나이부터 치열한 경기를 하며 성장했고, 유럽 진출은 물론 여러 국제 대회를 경험하며 쌓인 경험” 등의 측면에서 앞선다고 했다. 특히 기성용, 구자철, 손흥민 등 유럽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으며 활동하는 선수들의 역량이 경기 결과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했다. 

홍 감독은 중국에서 활동하면서 지켜본 선수 중 광저우헝다 소속의 수비 선수들(장린펑, 펑샤오팅)의 능력을 높이 평가했다. 중국슈퍼리그가 우수한 외국인 선수 등을 영입한 것이 중국 선수들의 기량 발전에도 도움이 되기는 했으나 본질적으로 중국슈퍼리그가 자국 선수 육성에 대한 부분에 더 많이 고민을 해야 향후 발전을 이룰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선수들이 기술적으로 발전하고 있지만 책임감 등 축구 문화적 측면에서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정신력 측면에서 한국이 앞선다

최용수 감독의 생각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최 감독은 중국슈퍼리그에 한국 지도자가 많은 이유로 “선수단 관리 등의 부분에서 가진 노하우” 때문이라는 생각을 밝혔다. 최 감독은 한국과 중국의 프로 리그를 비교하면서 중국슈퍼리그가 최근 축구 선진국의 인력을 대거 유치하며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으나 장국 선수들이 헌신을 다하는 열정의 측면에서 부족한 점을 느꼈다고 했다.

특히 젊은 선수들의 경우 기술적으로는 크게 발전했으나 축구와 경기에 대한 위기의식과 절박함, 근면함 등의 정신적 덕목에서 부족한 모습이 경쟁적인 경기에서 결과를 내지 못하는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최 감독은 어린 선수의 육성 시스템 전반에 대한 개선이 중국 축구에 가장 필요한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최 감독은 한국 선수들은 역사적으로 중국과 경기에 대한 자신감을 갖고 있고, 중국은 공한증이라는 부담 속에 싸웠다며 한국 선수들이 심리적으로 우세한 경기를 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다만 이번 한중전에 나서는 중국 대표팀을 두고 “역대 최고의 팀 중 하나”라며 중국 선수들도 개인 능력 면에서도 팀적으로도 과거보다 많이 발전한 상황이라고 했다. 

최 감독은 중국의 젊은 재능이 성장하지 못하는 배경에 중국슈퍼리그의 투자에 대한 역효과가 있다고 했다. 수 많은 외국 선수들이 합류하면서 최고의 팀에는 중국 최고의 선수들이 출전 기회를 꾸준히 얻지 못하고 있다. 더불어 중국슈퍼리그 안에서 충분한 연봉을 보장 받으니 힘들게 유럽 진출을 시도하려는 중국 선수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외국인 선수가 영입되면서) 중국의 유능한 젊은 선수들이 뛸 수 있는 기회를 얻기가 힘들다. 중국 선수들 자신도 도전정신을 갖고, 외국의 환경을 두려워하지 않고 나가야 한다. 중국 대표팀에 더 많은 경험을 전수할 수 있는 해외파 선수들이 늘어나면 후배 선수들에게 귀중한 자산을 남겨줄 수 있다.”

한국은 K리그 안에서 젊은 선수들의 출전 기회를 보장할 수 있는 제도를 구축하고, 투자 규모는 줄었으나 한국 선수들의 출전 기회를 확보할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져 있다. 유럽 진출에 나서는 선수들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한국 축구 안에서도 구조적 문제는 존재하지만 국가 대표팀의 전력을 구축하고 유지하는 과정에는 중국 보다 훨씬 상황이 좋다. 

역사적으로나 현재 전력상으로나 한중전에서 한국의 승리를 점치는 이들이 대다수다. 심지어 중국 언론의 전반적 분위기도 그렇다. 중국 대표팀 측도 이번 경기에서 중국은 비기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성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의 가장 큰 적은 방심이다. 중국은 이번 경기를 위하 한 달여의 시간을 준비했고, 한국은 난 3일 간의 소집 훈련 만으로 결전에 나서야 한다. 경기는 9월 1일 밤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킥오프한다.

사진=풋볼리스트,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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