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인천공항] 문슬기 기자=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국제축구연맹(FIFA) 평의회 의원 선거 후보에서 사퇴했다.

대한축구협회는 26일 “정 회장이 FIFA 평의회 의원 후보에서 사퇴하는 내용의 서한을 FIFA에 보냈다”고 알렸다.

평의회는 FIFA의 최고 집행 기구다. 지난 2월 정관 개정을 통해 기존 집행위원회에서 평의회로 명칭을 변경했다. 인원도 늘어났다. FIFA 회장과 부회장을 포함한 기존 집행위원 25명에 추가로 12명을 선출하기로 했다. 총 37명 중 아시아 몫은 7명으로 기존 집행위원 4명 외에 3명이 추가로 선출된다. 

앞서 아시아축구연맹(AFC)는 6월 10일 FIFA 평의회 위원 선거에 나설 8명의 후보를 발표했다. 정 회장을 비롯해 장 지안(중국), 사우드 알 모한나니(카타르), 알리 카파시안(이란), 자우누딘 노르딘(싱가포르), 장 지안(중국)으로 남성 후보가 5명, 마흐푸자 아크테르(방글라데시), 모야 도드(호주), 한운경(북한)으로 여성 후보가 3명이었다.

# 평의회 의원 선거 후보 사퇴, 도대체 왜?

정 회장은 ‘2016 리우 올림픽’ 한국 선수단 단장을 맡고 있다. 한국 선수단 본단은 27일 오전 12시 5분 비행기로 인천공항을 통해 브라질 리우로 출국했다. 정 회장도 함께였다. 그는 출국에 앞서 26일 오후 9시 40분께 취재진과 만났다.

표면적으론 “올림픽에서 한국 선수단장으로서 막중한 책임을 맡게 됐다. 국가 과제인 올림픽의 성공적 완수에 전념하기 위해 평의회 의원 후보직을 사퇴하기로 결정했다”라는 사퇴 배경이 설명됐다.

또 다른 이유가 있었다. 정 회장은 “2006년 국내에서 3000만 원 벌금을 받은 적이 있다. 국내법상으론 공직이나 사회 단체장을 지내는 데 전혀 문제가 없다. 완전히 실효된 상태다. 그러나 FIFA가 이와 관련해 질문을 했다”고 밝혔다. 현대산업개발 회장을 겸임하는 정 회장은 1999년 비자금 56억 원을 조성한 혐의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으로 불구속 기소된 바 있다. 3000만 원은 2006년 1심에서 선고받은 벌금이다. 

FIFA 진입은 정 회장이 오랫동안 바라왔던 일이다. 벌금은 10년 전의 일이지만, 최근 부정부패로 어수선했던 FIFA로선 투명한 조직 운영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 정 회장은 “충분히 해명할 수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시기가 올림픽과 겹쳐있고 소명을 위해선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들 게 된다. 두 가지를 잡으려다 모두 잃게 되는 수가 있을 것 같아 올림픽에 집중하기로 했다”고 했다.

정 회장의 책임감은 김정행 대한체육회 회장이 건강상의 이유로 올림픽에 불참하면서 더욱 가중됐다. “김 회장님이 몸이 안 좋아 올림픽에 함께하지 못한다. 단장으로서 부담이 따랐다. 올림픽은 국가적인 과제라 집중하기로 했다.”

# 아직 끝나지 않은 도전, AFC 부회장 가능성

정 회장은 출국 전 인터뷰 말미에 “후에 또 평의회 의원 선거가 있어 다시 도전할 것”이라고 했다. 정 회장은 2015년 4월 FIFA 집행위원 선거에 도전했다 낙마했다. 47개 AFC 회원국 중 40개국을 방문해 집행위원에 대한 열의를 표출했다. 그러나 다시마 고조 일본축구협회 부회장과 텡쿠 압둘라 말레이시아 축구협회장에 밀려 도전에 실패했다.

FIFA 평의회 의원 임기는 4년과 2년으로 나뉜다. 이에 따라 내년과 내후년에도 선거가 진행된다. 현재는 셰이크 살만 빈 에브라힘 알 칼리파 바레인 축구협회장, 고조 일본축구협회 부회장, 압둘라 말레이시아 축구협회장이 4년 임기를, 셰이크 아흐마드 알 파하드 알 사바 아시아올림픽평의회 회장이 2년 임기로 활동 중이다.

정 회장의 AFC 부회장 추대도 이유가 됐다. 대한축구협회는 보도자료를 통해 “정 회장이 AFC 부회장으로 추대될 것으로 알려져 향후 한국과 세계의 축구 발전을 위해서도 지속적인 역할을 할 계획”이라고 했다. 송기룡 대한축구협회 홍보실장도 26일 인천공항에서 “정 회장님이 AFC 부회장으로 활동할 가능성이 높다. 아무래도 리우 올림픽 선수단장으로 나서면 (선거 활동할) 시간이 부족하다. 한국 축구를 위해 활동하는 데엔 여러 방안이 있어, FIFA 평의회 의원 선거 후보에선 사퇴하신 걸로 알고 있다”고 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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