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동환 기자=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가 맨체스터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유니폼을 입었다. 맨유는 ‘즐라탄 타임(It’s Zlatan Time)’이라며 입단을 공식 발표했다. 파리생제르맹에서 시즌을 마친 후 새로운 둥지를 찾을 것이라고 했고, 소문은 현실이 됐다.
맨유는 1일(현지시각) 공식 발표를 했다. 김이 샜다. 이브라히모비치가 하루 앞서 다음 행선지가 맨유라는 사실을 SNS에 밝혔다. 하지만 맨유는 공식 발표를 하지 않았다. '7월 1일 오후 6시'에 발표를 하게 된 숨겨진 배경을 소개한다.
# 60억의 보너스
지난 몇 달 동안 국내 팬들은 이브라히모비치에게 ‘관종(관심종자.관심을 받고 싶어하는 사람)’이라는 별명을 붙여 줬다. 파리생제르맹을 떠나는 것이 확정됐고, 새로운 둥지가 맨유라는 루머가 확정적이었지만 그는 입을 열지 않았다. 거취를 묻는 질문에 “큰 발표가 7일에 있을 것이다. 올 여름을 강타할 소식이 될 것이다(There will be a big announcement on the 7th, It will be this summer's big bomb)”고 했다. 맨유행을 암시하는 듯 했지만 정작 7일에는 자신을 내세운 패션 브랜드의 런칭이 있었다.
팬들은 김이 샜지만, 이브라히모비치는 관심을 즐겼다. 6월 마지막 날 까지 그는 입을 굳게 다물었다. 이유는 파리생제르맹과의 계약 때문이었다. 영국 복수 매체에 따르면 즐라탄과 파리생제르맹 사이에 존재하는 조항 때문에 입을 열지 않았다. 문서상 계약이 종료되는 6월 30일까지 파리생제르맹 소속으로 남을 경우 390만 파운드(약 68억원)이 추가 지급되는 ‘로열티 보너스’ 항목이 존재했다. 결국 그는 입을 다물었고, 보너스를 받게 됐다.
# 새로운 둥지, 맨유의 역사 대한 ‘존중’
이브라히모비치는 1일 오전 맨유의 캐링턴훈련장에 도착했다. 구두 합의만 있었을 뿐 계약은 완료되지 않은 상황이었다. 입단에 필요한 메디컬테스트를 받고, 계약서에 사인을 마쳤다. 공식 발표에 필요한 각종 촬영과 인터뷰까지 끝냈다. 조금 늦게 공개된 인터뷰에서 이브라히모비치는 “드디어 모든 것이 끝났다. 이제 휴식을 취할 것이다”며 후련한 마음을 밝혔다.
하지만 모든 것은 현지 시간으로 오후 6시에 공개됐다. 이브라히모비치는 최대한 빨리 자신의 맨유 공식 입단을 밝히고 싶었지만, 맨유와 합의에 의해 시간을 최대한 늦췄다. 완전한 자유계약 신분이기에 발표 시간을 조율해야 할 복잡한 당사자는 존재하지 않았지만,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오후 2시로 예정된 추모 행사 때문이다. 이브라히모비치의 맨유 입단이 확정된 7월 1일은 제 1차 세계대전 ‘솜 전투’의 100주년이었다.
‘솜 전투’는 1916년 7월 1일부터 시작된 전투로 프랑스의 솜 지역에서 영국, 프랑스 연합군과 독일군이 강렬하게 맞붙은 전투다. 영국 보병이 돌격전을 펼쳤고, 역사상 최다 기록인 하루 1만 9천여 명의 전사자와 4만여 명의 부상자를 냈다. 당시 맨체스터 인근에 주둔하던 부대가 참가해, 많은 희생을 당했다. 이들 중에는 자원 입대한 맨유 소속 선수들이 포함되어 있었고, 6명이 전사했다. 맨체스터 일대에서는 1일 오후 2시부터 수 시간 동안 각종 추모 행사가 펼쳐졌다. 맨유 역시 구단 차원에서 경건한 마음으로 옛 선수들에 대한 추모 행사에 참가했고, 일부 직원들을 프랑스 솜 지역으로 직접 보내 추도했다.
맨유 역시 이브라히모비치라는 ‘빅 스타’의 영입을 최대한 빨리 세상에 알리고 싶었다. 하지만, 팀을 거쳐간 선수들, 국가를 위해 헌신한 은인들을 위한 추모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샴페인을 터트릴 수는 없었다. 당초 오후 4시로 발표가 예정되어 있었지만, 추모 행사가 늦어짐에 따라, 발표를 최대한 늦췄다. 합의를 거쳐 오후 6시에 공식 발표, 이에 앞선 오후 5시 40분에 일종의 ‘예고’를 하기로 했다. 이브라히모비치 역시 기꺼이 맨유의 뜻에 동참했다. ‘즐라탄 타임’이 탄생한 배경이다.
사진=맨유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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