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문슬기 기자= 황선홍 감독과 FC서울의 본격적인 동행이 시작됐다. 그의 데뷔전에서 서울의 새로운 변화가 발견됐다.

서울은 29일 오후 7시 30분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6’ 17라운드에서 성남FC에 1-3으로 패했다.

황 감독의 데뷔전이었다. 시즌 도중 최용수 전임 감독이 장쑤쑤닝으로 이적하면서 황 감독이 뒤를 잇게 됐다. 첫 경기부터 어려웠다. 전반 13분 아드리아노의 선취골로 앞서갈 때까진 좋았다. 그러나 전반 19분 티아고의 동점골, 전반 33분 황의조의 역전골, 후반 11분 유상훈의 자책골이 연달아 터지면서 결국 패했다.

처음을 승리로 장식했다면 좋았겠지만, 이제 시작인만큼 1경기 결과가 크게 중요하진 않다. 황 감독도 “실망할 단계는 아니다”며 첫 경기에 대한 의미를 되새겼다. 그래서 더 내용에 집중했다. 오늘을 통해 황 감독의 내일을 가늠해 볼 수 있었다.    

# 변화 1: 오스마르의 위치

“많이 어색하다.” 사전 인터뷰를 위해 만난 황 감독의 첫 멘트였다. 서울 월드컵경기장 내 홈 감독 미팅룸에서 만난 그는 모든 것을 낯설어했다. 지난 27일 취임식에서도 본 모습과 다르지 않았다. 이틀이 지났으나 여전히 많은 것에 낯설어 했다.

서울의 명단은 크게 달라진 게 없었다. 특이점이 있다면 정인환과 심상민이 선발 출장한 것이지만, 처음 있는 일은 아니다. 심상민은 5월에 1회(29일 전남드래곤즈전), 정인환은 6월에 3회(12일 수원FC전, 15일 광주FC전, 25일 수원삼성전) 선발로 기용됐다.

주목할 건 따로 있었다. 오스마르의 위치였다. 시즌 개막 후 오스마르는 줄곧 서울 스리백의 한 축을 맡았다. 지난해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설 때와 차이가 있었다. 황 감독은 오스마르에 대해 “중앙 수비수로 두기엔 아까웠다. 중심으로 들어오는 게 더 바람직하다고 여겼다”고 설명했다. 박용우, 주세종 등의 미드필더 자원들이 빠진 이유도 있었다. 박용우는 경고 누적, 주세종은 부상이 원인이었다. 서울의 스리백은 김동우, 김원식, 정인환이 맡았다.

서울 수비는 불안했다. 서울은 전반전에 2골, 후반전에 1골을 허용했다. 후반 11분에 나온 골은 유상훈의 자책골로 기록됐지만, 피투의 프리킥이 워낙 좋았다. 피투가 왼발로 찬 공이 골포스트를 맞고 튕기더니 유상훈의 몸에 재차 맞고 골대 안으로 들어갔다.

# 변화 2: 변칙 포백 가동

수비 불안은 포백 변화로 이어졌다. 후반 11분 김원식이 나가고, 윤일록이 들어오면서였다. 윤일록은 오스마르, 다카하기와 함께 허리를 맡았다. 전방엔 아드리아노, 윤주태, 데얀이 섰다. 윤주태는 후반전 시작과 함께 심상민 대신 들어왔다.

변칙적 포백이었다. 좌우 풀백으로 고광민과 고요한이 서는 것처럼 보였지만, 실질적으로 고요한은 오른쪽 윙백 같이 움직였다. 수비에 집중해야 할 때엔 고광민, 김동우, 정인환과 함께 라인을 형성했지만, 공격 시엔 적극적으로 위로 올라갔다.

어느 정도 계획됐던 포백이긴 했다. 황 감독은 경기 후 “포백에 대해 생각은 하고 있었다. 2골 차로 벌어지면서, 지금 포백을 사용해 보지 않으면 다른 때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황 감독은 결과적으로 만족했다. “함 게임을 버렸지만, 시험해 볼 수 있었던 건 좋았다. 가능성을 봤다. 우리 선수들을 파악하고, 거기에 맞게 유동적으로 움직일 수 있어서 좋았다. 의미 있었다.”

# 미래 변화: 점진적으로 진행

황 감독은 취임 기자회견에서부터 “크게 변하진 않을 것”이라고 했다. 시즌 도중 팀을 맡은 데다, 이미 잘 해 왔던 서울을 뒤바꿀 이유가 없다는 설명을 보탰다. 그는 성남전을 앞두고도 “큰 변화는 어렵다. 우리 선수들이 잘 하는 걸 실현하는 게 더 중요하다. 점진적으로 변화시킬 것”이라고 했다.

당장은 선수들을 파악하는데 주력할 예정이다. 황 감독 개인이 생각했던 것과 선수들의 플레이에서 차이가 있다. 황 감독은 “서로 대화를 통해 소통하면 고칠 수 있는 부분이다. 이 시간을 최소한으로 줄이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울은 오는 7월 2일 상주상무전을 치른다. 성남전을 통해 발견한 문제점을 보완할 시간이 충분치 않다. 이후 다음 울산현대전을 준비하기까지 일주일의 여유가 생긴다. 황 감독은 “일주일의 시간 동안 많이 생각해야겠다”고 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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