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선전 5승 5무, 2014년부터 19연속 무패 중

[풋볼리스트] 월드컵보다 화려하다는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가 오는 6월에 개막한다. 개막을 100일 앞둔 시점에서 '풋볼리스트'는 프랑스에서 벌어지는 '유로 2016'를 착실히 준비할 수 있는 연재를 시작했다. 각국의 준비상황과 화두 그리고 문제점을 언급한다. <편집자주>

유로2016 본선에 오른 24개국 가운데 무패로 예선전을 통과한 팀은 넷 뿐이다. 디펜딩 챔피언 스페인도 1패를 당했고, 월드컵 우승팀 독일도 두 번이나 졌다. 예선전 진행 기간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를 달렸던 벨기에도 한 차례 패배를 경험했다.

가장 좋은 성적을 낸 팀은 E조에서 10전 전승을 기록한 잉글랜드다. 이 밖에 G조의 오스트리아(9승 1무), H조의 이탈리아(7승 3무)가 무패로 본선에 올랐다. 모두 각 조 1위를 손쉽게 차지했다. 의외로 무패 기록을 남긴 팀은 F조의 루마니아다. 

F조 1위로 본선에 오른 북아일랜드도 1번은 졌다. 루마니아는 F조 2위로 본선 티켓을 확보했는데, 5승 5무, 무패의 성적으로 본선에 올랐다. 또 하나 주목할 것은 루마니아의 실점 기록이다. 10경기에서 단 2실점. 10경기에서 3골 만 내준 스페인을 넘은 예선 최소 실점 기록이다. 

#지지 않은 루마니아, A매치 19연속 무패

루마니아는 예선 10경기 중 8경기를 무실점으로 마쳤다. 예선 이후 진행된 평가전에서 지지 않는 경기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11월 이탈리아와 원정 친선 경기에서 2-2로 비겼다. 지난 3월에는 리투아니아에 1-0 승리, 스페인과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무실점 경기로 무패를 이어갔다. 

루마니아는 유로2016 예선전이 시작된 2014년 9월부터 A매치 19연속 무패를(8승 11무) 달리고 있다. 무승부가 더 많지만, 쉽게 지지 않는 팀으로 확실한 틀을 구축했다. 

1998 프랑스 월드컵 이후 월드컵 본선에 오르지 못했고, 유로2012 본선 진출에도 실패한 루마니아는 루마니아 대표팀 사상 최고의 성적을 냈던 앙겔 요르다네스쿠 감독을 사령탑으로 앉혔다. 

1994 미국월드컵 8강, 1998 프랑스 월드컵 16강 진출을 이뤘던 요르다네스쿠 감독은 2002년 다시 루마니아 대표팀을 맡았으나 유로2004 본선 진출에 실패한 뒤 물러났다. 이후 중동 지역의 알이티하드와 알아인 감독을 거쳐 2006년 감독 은퇴를 선언한 뒤 정계에 진출했었다. 

요르다네스쿠 감독에게 어울리는 자리는 의회 보다 그라운드였다. 루마니아축구협회는 침체기 극복을 위해 요르다네스쿠 감독을 설득했다. 요르다네스쿠는 8년의 현장 공백에도 부임 후 무패를 달리며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 

요르다네스쿠 감독의 별명은 ‘장군’이다. 그의 지도 방식이 엄격하다는 이유에서는 아니다. 그가 선수와 감독으로 전성기를 보낸 루마니아 명문클럽 슈테아우아부쿠레슈티가 루미니아의 군인 축구팀이었기에 생긴 별명이다. 슈테아우아에서 리그 155득점을 달성한 요르다네스쿠는 공격수로도 스타였다. 

#돌아온 장군, 숙제는 원톱

요르다네스쿠 감독이 이끈 1990년대의 루마니아는 조직력도 좋았지만 공격적으로도 적극적이었다. 지금 루마니아 대표팀도 성향 자체가 수비적인 것은 아니다. 베테랑 레프트백 러즈반 라츠는 예리한 왼발 크로스로 3개의 도움을 올렸고, 188센티미터의 장신에 스피드를 겸비한 라이트백 폴 파프도 공격 가담력이 좋다.

루마니아의 무실점 수비는 높이와 속도를 겸비한 수비라인에, 피오렌티나 골키퍼 치프리안 터터루샤누가 지키는 골문이 견고하기 때문이다. 터터루샤누는 2015년 루마니아 올해의 선수상을 받았다. 예선 내내 결정적 선방으로 팀의 본선 진출을 이끌었다. 터터루샤누의 존재로 코스텔 판틸리몬은 출전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다.

루마니아의 숙제는 주전을 정하지 못한 원톱 포지션과 공격 라인이다. 예선 기간 치프리안 마리카, 라울 루세스쿠, 보그단 스탄쿠, 클라우디우 케셰뤼 등이 전방에 자리했는데, 스탄쿠가 핀란드전에 두 골을 넣으며 빛난 상황 외에 나머지 선수들은 큰 존재감을 보이지 못했다. 

공격진에서 가장 A매치 경험이 많은 스탄쿠는 전방 보다 2선 지역에서 영향력이 높은 선수다. 3월 A매치에는 모든 선수들이 출전 시간을 얻었으나 여전히 답을 찾지 못했다. 만 23세의 젊은 공격수 플로린 안도네는 스페인전에 선발 기회를 얻었다. 

최전방엔 고민이 있지만, 2선에는 믿을 만한 선수들이 적지 않다. 등번호 10번을 달고 뛰는 플레이메이커 알렉산드루 막심, 꾸준히 루마니아 측면 공격을 이끌어온 가브리엘 토르제, 작지만 빠르고 기술이 좋은 윙어 아드리안 포파 등 꾸준히 발을 맞춰온 재능 있는 선수들이 있다. 

전방에서 골이 나오지 않더라도 2선 자원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측면에서 전개되는 크로스의 질이 좋고, 세트피스 상황에서 막심의 킥 능력이 뛰어나기에 직선적인 공격 방식으로 재미를 볼 수 있다.

루마니아는 개최국 프랑스와 A조에 속했다. 6월 10일 프랑스와 대회 개막전을 치른다. 부담스러운 일정이지만 이후 스위스, 알바니아를 차례로 상대한다. 첫 경기를 지지 않고 넘긴다면 잔여 일정은 심리적으로 우세할 수 있다. 프랑스 외의 두 팀과 비교하면 루마니아는 2년 간 가장 기복 없는 경기를 해왔다. 

글=한준 기자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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