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디 없는 레스터시티 vs 케인 있는 토트넘

[풋볼리스트] 문슬기 기자= 제이미 바디의 부재에 레스터시티는 울고 토트넘홋스퍼는 웃는다.

‘2015/2016 잉글리시프리미어리그(EPL)’의 한 시즌 레이스도 4경기 뒤면 끝난다. 시즌 막바지에 다다르며 우승 경쟁도 더욱 치열해졌다. 윤곽은 잡혔다. 레스터시티(21승 10무 3패, 승점 73점)와 토트넘(19승 11무 4패, 68점)이 유력 후보다. 3위의 맨체스터시티(18승 7무 9패, 61점)와 다른 팀들보다 한 경기 덜 치른 아스널(17승 9무 7패, 60점)도 산술적으론 우승 가능성이 남았지만, 선두와 승점이 10점 이상 차이 나 사실상 어렵다.

레스터시티와 토트넘 중 우승에 더 근접한 팀은 레스터시티다. 이번 시즌 세 번밖에 패하지 않은 레스터시티는 지난 13라운드부터 한 번도 2위 아래로 떨어진 적이 없다. 2위를 기록한 라운드도 네 번(14, 19, 20, 21라운드)뿐이다. 22라운드부터는 부동의 1위로 승승장구하고 있다.

레스터시티가 선발주자로서 리그를 이끌었다면, 토트넘은 후발주자로 1위를 추격하는 식이었다. 시즌 16라운드까지 토트넘은 우승과 거리가 있었다. 개막전에서 맨체스터유나이티드에 패한 게 영향이 컸다. 5위 이상의 성적을 내지 못하던 레스터시티가 ‘톱 4’에 든 때는 17라운드 에서였다. 흐름을 탄 토트넘은 25라운드부턴 2위를 유지하며 본격적으로 선두 경쟁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좀처럼 승점 간격이 좁혀지지 않아 애를 먹었다. 이 시기에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토트넘 감독은 “나는 우리 스쿼드가 강하다고 믿는다. 축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믿음이다. 우리 선수들을 전적으로 믿고 있다. 토트넘은 우승할 자격이 충분한 팀”이라고 말했다.

자신감 넘치는 포체티노 감독이지만 결과를 만드는 게 쉽지 않았다. 토트넘이 추격하면 레스터시티는 도망갔고, 둘 사이의 승점 7점은 좀처럼 줄지 않았다. 그러다 34라운드에서 변화를 맞았다. 레스터시티가 웨스트햄유나이티드에 2-2로 비긴 바로 다음 날, 토트넘이 스토크시티에 4-0으로 이겼다. 두 팀의 간격은 두 달 만에 5점으로 좁혀졌다.

레스터시티와 토트넘의 격차가 줄어들 수 있었던 데엔 바디의 부재가 크게 작용됐다. 바디는 레스터시티가 웨스트햄과 2-2로 비긴 이 경기서 전반 28분과 후반 11분에 연달아 경고 카드를 받아 퇴장 당했다. 이후 레스터시티는 수적 열세에 놓였다. 레스터시티는 경기 종료 직전에 터진 레오나르도 울라오 페널티킥 득점으로 비겼다. 그러나 바디 퇴장 이후 두 골을 허용해 하마터면 질 뻔했다. 

레스터시티 공격에서 바디의 비중은 매우 크다. 바디는 팀 우승 경쟁과 함께 득점왕 경쟁까지 벌이고 있다. 해리 케인(24골, 토트넘), 세르히오 아구에로(22골, 맨체스터시티) 등이 바디와 최다 득점 기록을 놓고 경합 중이다. 클라우디오 라니에리 레스터시티 감독은 지난해 말 "나는 지앙프랑코 졸라, 지미 플로이드 하셀바잉크, 가브리엘 바티스투타 등 좋은 스트라이커들과 함께했다. 바디는 이제 그 명단에 들어갈 수 있다. 그는 정말 환상적으로 잘하고 있다"라며 극찬한 바 있다.

경고 누적 퇴장뿐만 아니라 사후 징계까지 논의되고 있다. 바디가 퇴장 당하는 장면에서 심판에게 과도하게 항의했다는 이유에서다. 레스터시티엔 악재지만, 토트넘엔 호재다. 토트넘은 리그 최다 득점자인 케인을 데리고 있다. 레스터시티가 예기치 않은 변수를 만난 이때, 포체티노 감독은 “우리는 레스터시티를 계속해서 압박하고 있다”며 우승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당장 35라운드에서 순위가 뒤바뀌진 않는다. 그러나 만약 이번 라운드서 레스터시티가 이기지 못해 또 한 번 승점 차를 좁히게 되면 상황은 달라진다. 레스터시티로선 성적도 위태롭 자신감까지 잃을 수 있다. 그래서 정말 중요한 35라운드다. 이 경기를 가진 팀은 우승에 더욱 유리해진다.

레스터시티는 25일 스완지시티와, 토트넘은 26일 웨스트브로미치앨비언과 맞붙는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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