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첫 K리그 선발, 활발한 모습에 최강희 감독 호평

[풋볼리스트=전주] 김정용 기자= 격렬한 경기였다. 지치지 않는 선수로 유명한 라이트백 최철순도 피곤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그 속에서 이주용은 가장 먼 거리를 질주한 선수였다. 최강희 전북현대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앞으로 자기 역할을 해줄 것”이라고 했다.

전북은 16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6’ 6라운드를 갖고 성남FC를 3-2로 간신히 꺾었다. 이 승리로 2위를 탈환한 전북은 앞선 3경기 동안 2무 1패에 그쳤던 부진을 털어냈다.

레프트백 이주용은 선발 명단 중 비교적 낯선 선수였다. 전북은 이날 주전급 선수들을 대거 투입해 총력전에 나섰다. 레프트백만 로테이션 시스템이 적극 적용됐는데 주전 레프트백 최재수가 명단에서 아예 빠지고 이주용이 이 자리를 맡았다. 경기 전 최 감독은 “우리 좌우 수비수들은 철인”이라며 풀타임 활약을 기대했다.

이주용으로선 지난 3월 1일 장쑤쑤닝 원정 경기에 이어 이번 시즌 두 번째 선발 출장이자, K리그 첫 선발 경기였다. 장쑤전 당시 이주용은 후반 7분 일찌감치 레오나르도로 교체됐다. 이번엔 풀타임을 소화해야 했다.

이주용은 원래 폭발적인 질주보다 공을 자주 다루며 동료들과 패스를 주고받을 때 장기를 발휘하는 선수지만 이날은 활동량이 평소 이상이었다. 끝없이 전진과 후진을 반복했다. 슛을 세 차례나 날릴 정도로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한 뒤 빠르게 후퇴했다. 후반전 중반부터 숨을 거세게 몰아쉬는 모습엔 지친 기색이 역력했지만 이주용은 경기가 끝날 때까지 집중력을 유지했다.

경기가 끝난 뒤 최 감독은 “사실 걱정을 많이 했는데 오늘 무난하게 자기 역할을 잘 해줬다. 두바이 전지훈련에선 굉장히 좋았다. 작년에 잠시 주춤했던 걸 충분히 털어버리고 좋은 모습을 보였었다. 경기 운영이나 극복해야 할 문제들이 조금은 있다. 오늘 좋은 모습을 보였으니 충분히 자기 역할을 해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본인이 매긴 점수는 최 감독보다 더 낮았다. “오늘 경기에 만족하지 않는다. 수비는 당연히 잘 해야 하고, 내 포지션에선 공격도 잘 해야 한다. 체력 부담 때문에 공격적으로 많이 못 나갔다.”

시즌 첫 홈 경기였다. 지난 시즌 막판에도 박원재에게 주전 자리를 내줬기 때문에 이주용에겐 더 오랜만이었다. “몇 경기만인지 모를 정도로 오랜만의 홈 경기다. 열심히 준비 했다.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형들의 플레이를 많이 봤고, 요즘 UEFA 챔피언스리그를 계속 보며 스스로 생각도 많이 했다.”

이주용은 앞으로도 더 뛸 생각이다. 경쟁자 최재수, 박원재는 모두 국가대표를 거친 30대 선수들이다. “형들은 나이가 많으니 경험에선 따라갈 수가 없다. 형들보다 더 뛰어야 한다. 어린 만큼 팀에 도움되기 위해 더 노력하겠다.”

이날 본인 말대로 이주용은 경기를 풀어가는데 종종 어려움을 겪었다. 2014년 하반기에 데뷔하자마자 준수한 경기력을 보였던 것과 달리, 지난해부터 전북의 경기 운영이 엉성해지자 이주용에게도 더 어려운 환경이 닥쳤다. 이주용은 환경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지 못해 지난 시즌 후반기를 벤치에서 보냈다. 경험은 당장 얻을 수 없으니 활동량과 집중력으로 팀 기여도를 높이겠다는 생각을 밝혔다.

이주용은 전북이 아직 꺼내지 않은 다양한 카드 중 한 장에 불과하다. 한때 주전이었다가 자기 자리를 되찾기 위해 투쟁 중인 이주용보다 더 힘든 상황에 놓인 선수들이 많다. 이날 교체로 막판 투입된 수비수 김영찬, 부상으로 아직 출장하지 못한 미드필더 서상민을 비롯해 주로 미드필더와 수비수 중 인력풀을 넓혀줄 수 있는 선수들이 대기하고 있다. 문은 좁다. 전북이 더블 스쿼드를 운용한다고는 하지만 꾸준히 경기를 뛰는 선수들은 18~20명 정도다. 아직 경쟁에서 뒤쳐져 있는 선수들에겐 쉽지 않은 목표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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