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올해 안에 데뷔할 수 있으려나 생각했다"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올해 K리그에 처음 등장한 수비수 최규백(22)이 8년차 임종은, 10년차 김형일보다 나은 기량의 소유자라고 할 순 없다. 그러나 현재 전북현대의 수비 구성은 최규백의 파트너 자리를 놓고 두 선배가 경쟁하는 구도를 만들었다.

최규백은 지난 3월 15일 빈즈엉전에서 프로에 데뷔한 뒤 5경기 중 4경기에서 풀타임을 소화했다. 최규백의 파트너로 김형일이 한 번, 임종은이 세 번 출장했다. 특히 빈즈엉 원정을 포함해 2일, 6일, 10일로 이어지는 버거운 일정에도 최규백이 모두 풀타임을 소화한 건 현재 전북 수비의 중심이 누군지 보여줬다.

시즌 개막 전 최강희 감독이 “수비는 경험이 중요하다. 그래서 30대 수비수들을 영입했다”라고 말한 것과 정 반대 상황이다. 센터백은 잔뼈 굵은 선수들의 불협화음이 들렸고, 경험 많은 풀백 김창수는 두 경기 연속 퇴장을 당하며 혹독한 적응기를 겪고 있다. 신인 최규백이 오히려 가장 안정적이다.

“이렇게 빨리 뛸 거라곤 전혀 생각지 못했다. 늦게 데뷔할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김)기희(상하이선화) 형이 이적했고 내게 기회가 빨리 찾아왔다. 원래 최고의 팀이고 스쿼드도 두꺼우니까 열심히 하며 기다리다 보면 올해 안엔 데뷔할 수 있으려나 생각하고 있었다.”

“경기 이틀 전인가, 투입될 거라는 말을 들었는데 생각지도 못했기 때문에 깜짝 놀랐다. 그러나 당황하진 않았다. 어차피 준비된 상태였으니까. 그 뒤로 꾸준히 경기에 나가고 있다. 프로에서 뛰고 있다는 것이 새롭고 신기하다.”

최규백은 중학교 때부터 늘 센터백으로 뛰어 왔다. 지난해까지 대구대에서 활약하며 주장 완장도 찼다. 포지션은 그대로인 가운데 환경이 변했다. 친한 선후배도 없는 팀에서 처음엔 막막했지만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서 동계훈련을 치르며 프로 선수로 탈바꿈했다. 최 감독이 최규백을 신인 수비수 중 가장 눈여겨본 때도 이때다.

“동계 훈련에서 발전해 돌아올 수 있었다. 그래서 시즌이 시작했을 땐 적응에 문제가 없었다. 아마추어와 프로의 차이가 있다. 이젠 실수 한 번이 실점 한 개로 바로 이어진다. 방심은 곧 실점이다.”

프로에 일찍 자리 잡은 만큼 부진한 경기도 일찍 찾아왔다. 6일 빈즈엉 원정에서 전북이 K리그 사상 처음으로 베트남 원정패(2-3)를 당하자 비판이 쏟아졌다. 최규백은 무기력한 수비진의 일원으로 뛰며 국제경기의 무서움을 느꼈다. 상대가 약체라도 쉬운 원정은 없었다. 음식, 날씨, 잔디 등 모든 것이 생소해 당황하자 상대 공격수가 유유히 최규백 옆을 빠져 나갔다.

“두 번째 골을 내줄 때 형일이 형이 헤딩하러 나갔다. 형이 뜰 때 나는 확실히 커버해야 했다. 그런데 안일했다. 형이 공을 따낼 줄 알았다. 내가 반성해야 하는 실점이다.”

선배 수비수들이 번갈아 최규백과 함께 뛰는 묘한 구도가 됐지만 부담도, 흥분도 없이 자기 역할에만 충실하겠다는 것이 최규백의 각오다. 최규백은 때로 선배들보다 적극적으로 의사 표현을 해야 하고, 패스 연결의 중심 역할도 수행해야 한다. 경기 내내 정신없지만, 이 기회를 잘 잡는다면 K리그 최강 전북에서 붙박이 주전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

“경기를 많이 뛰는 건 내게 언제나 좋은 일이다. 감독님이 시키시는 대로 실수 없이 수행하다보면 기회가 또 이어질 거다. 감독님은 앞에서 바짝 수비하고 물러서지 말라고, 터프하게 수비하라고 하신다. 매 경기별 주문에 따르려고 노력 중이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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