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인천] 김동환 기자= 인천유나이티드가 시즌 첫 승리에 실패했다. 이제 2년 차 감독에 접어든 김도훈 감독은 패배에도 여유를 잃지 않았다. 오히려 미소를 지었다. 김도훈 감독의 미소는 팬들에게 향했고, 선수들에게 향했다. 희망을 이야기했다.

인천은 9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성남FC를 상대로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6 4라운드 경기를 가졌다. 3라운드까지 전패를 기록하며 꼴찌를 달리던 인천은 홈에서 시즌 첫 승리를 이끌고 싶었다. 목표 관중은 1만 1000명이었다. 인천과 성남의 경기를 찾은 관중은 2,850명에 불과했다. 경기는 2-3으로 패했다. 아무런 목표도 달성하지 못했던 김도훈 감독이 미소와 여유를 보인 이유는 무엇일까?

경기 후 기자회견에 나선 김도훈 감독은 “올 시즌 두 번째 홈 경기를 맞이해 많은 팬들이 경기장을 찾아와 응원을 해 줬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리고는 “선수들의 모습에서 희망을 봤다. 다시 인천다운 경기를 펼치며 투지를 보여줬다. 선수들은 칭찬을 받아 마땅하다”고 했다. 힘없이 두 골을 내어주고 어렵게 동점까지 따라잡았지만, 2분 만에 다시 승점을 놓친 감독과는 어울리지 않는 말이다.

김도훈 감독의 미소에는 이유가 있다. 새 시즌을 맞이하며 유현, 조수철, 김인성, 김원식 등주축 선수들이 팀을 대거 이탈했다. 지난 세 경기에서 인천이 가지고 있던 끈끈함은 찾아볼 수 없었다. 경험이 많은 선수들이 몇몇 합류했지만 아직 과도기다. 부담스러운 리그 선두와의 경기를 앞두고 김도훈 감독은 고민을 많이 했다. 패스와 정확한 킥 능력을 바탕으로 한 성남을 상대로 중원을 장악해야 승리를 볼 수 있다는 것이 김도훈 감독이 내놓은 고육지책이다.

결과적으로는 실패했지만, 김도훈 감독에게는 실패가 아니다. 전반에는 두 차례 실점을 하며 우왕좌왕했던 것이 사실이다. 전반 45분간 점유율은 48%, 슈팅은 3회, 유효슈팅도 단 1회에 불과했다. 하지만 후반 45분간 점유율은 74%까지 솟아 올랐다. 슈팅은 7회, 유효슈팅은 5회를 기록했다. 중원에서 김동석, 김도혁 등이 살아나고, 케빈, 벨코스키, 송제헌의 톱니바퀴가 맞아 떨어지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김도훈 감독이 만족한 것은 투지다. 개막 후 4연패에 팀 분위기가 침체될 듯 하지만 김 감독은 “팀이 발전하고, 선수들이 성장하는 과정이다. 패배를 빨리 극복하고 앞으로 있을 경기만 생각한다”며 고개를 저었다. 여유도 넘쳤다. 

동점 후 2분 만에 실점한 상황에 대해 김 감독은 “순간적으로 집중력이 떨어졌다. 실점 상황에 대해 선수들이 자숙하고 있다. 경기 상황에 대해 더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가 생길 것 같다”고 긍정적인 영향을 기대했다. 이어 “올 시즌 처음 두 골을 넣어 봐서 선수들이 흥분한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패배에도 불구하고 한껏 선수들을 칭찬한 김도훈 감독은 다시 팬들을 바라봤다. 경기 종료 직전 관중 난입으로 잠시 경기가 중단된 상황에 대해 입을 열었다. 김 감독은 “인천에는 난입을 할 정도로 우리 팀에 열정을 가진 분들이 많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알게 됐다”고 농담을 던졌다. 물론 김 감독도 관중 난입은 열정과 관계 없이 그라운드에서 사라져야 할 행동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는 “(관중 난입 장면을 보고)더욱 열심히 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아직 ‘초보’라고 할 수 있는 2년차 감독에게서 좀처럼 보기 힘든 여유로움과 당당함이다.

개막에 앞서 김도훈 감독은 “인천에서의 두 번째 시즌을 맞이해 부담을 느끼지 못한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그저 열심히 하면 결과가 나온다고 생각한다”며 “감독으로서 최선을 다 해 준비하고, 선수들이 즐겁게 축구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겠다. 선수에게 바라는 것은 열정과 투지다. 축구팬들, 인천시민들에게 희망이 되어는 길이다”고 했다. 인천과 김도훈 감독은 4연패의 늪에서 희망과 여유를 찾은 듯 하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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