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 예선 10경기 중 11득점

[풋볼리스트] 월드컵보다 화려하다는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가 오는 6월에 개막한다. 개막을 100일 앞둔 시점에서 '풋볼리스트'는 프랑스에서 벌어지는 '유로 2016'를 착실히 준비할 수 있는 연재를 시작했다. 각국의 준비상황과 화두 그리고 문제점을 언급한다. <편집자주>

스웨덴은 지난 3월에 열린 터키와의 A매치 평가전에서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파리생제르맹)를 기용하지 않았다. 1981년생, 35세의 적지 않은 나이로 리그와 각종 컵 대회서 맹활약하고 있는 이브라히모비치의 체력을 우려한 조치였다. 이브라히모비치가 빠진 스웨덴은 이 경기서 1-2로 패했다.

이브라히모비치는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마드리드) 등 현존하는 최고 공격수 리스트에 빠짐없이 등장하는 인물이다. 스웨덴 대표팀 내에서도 그의 존재감은 절대적이다. 3월 A매치는 유로를 대비해 벌이는 평가전이었다. 그만큼 내용과 결과가 모두 중요했고, 때문에 유로에 출전하는 대부분의 팀들이 최상의 전력으로 경기에 나섰다. 그러나 스웨덴은 절대적인 선수를 빼면서까지 ‘이브라히모비치 보호’에 집중했다. 에릭 함렌 스웨덴 감독은 “이브라히모비치의 기량에 악영향을 주고 싶지 않았다. 이것이 최고의 선택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스웨덴이 이브라히모비치를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이브라히모비치는 올 시즌 최고의 기량을 과시 중이다. ‘프랑스 리그앙’에선 26경기에 출전해 30골을 넣고 있고, 그 외 각종 컵 대회에선 16경기에 나서 9골을 쐈다. 유로 예선에서도 화려했다. 주장 완장을 달고 조별 라운드 전 경기(10경기)를 소화하고 11골을 넣었다. 경기당 1득점을 넘은 수준이며, 스웨덴이 조별 라운드서 뽑은 15골 중 73% 이상을 책임진 셈이다.

스웨덴은 벨기에, 이탈리아, 아일랜드 등이 포진한 ‘죽음의 E조’에 속해 있다. 지난 7일(한국 시간) 발표 기준으로, 벨기에가 FIFA 랭킹 2위, 이탈리아가 15위, 아일랜드가 31위다. 스웨덴은 36위로 E조에서 가장 낮은 순위다. FIFA 랭킹이 전력을 가늠하는 절대적인 지표는 아니나, 스웨덴이 상대할 나라들이 그만큼 막강한 실력을 갖추고 있다는 데엔 의심할 여지가 없다.

강팀을 상대로 스웨덴 최고의 무기가 터질 수 있을 진 의문이다. 스웨덴 공격의 핵심인 이브라히모비치는 상대 수비수들의 견제 대상일 수밖에 없다. 단적인 예로 이브라히모비치는 유로 플레이오프 덴마크전에 출전해 움직임 자체에 어려움을 겪었다. 덴마크 축구 팬들은 경기 시작 전부터 “이브라히모비치, 우리가 널 은퇴시켜줄게”라며 자국 대표팀이 이브라히모비치를 집중 수비해 줄 것을 당부했다. 결과적으로 덴마크의 수비진이 화려한 개인기를 앞세워 두 경기서 3골을 넣은 이브라히모비치를 제압할 수준은 못 됐다. 그러나 작정하고 달려드는 상대 수비 때문에 이브라히모비치도 적잖게 고생했던 건 사실이다.

스웨덴 득점이 이브라히모비치에게 너무 밀집돼 있는 것도 불안 요소다. 예선에서 두 자릿수 득점은 고사하고 4골 이상의 골을 넣은 선수는 오직 이브라히모비치뿐이었다. 그나마 윙어로 활약 중인 에르칸 젠긴(트라브존스포르)이 3골을 넣어, 스웨덴 득점 기록을 미비하게나마 분포시키긴 했으나 여전히 아쉬운 수준이다.

달리 생각하면 이브라히모비치가 없는 경기 또는 이브라히모비치가 막힌 경기는 스웨덴의 무승 가능성 또한 높아진다는 해석이 된다. 지난해 9월 이브라히모비치가 부상을 당해 예선 출전이 불투명했을 당시 스웨덴의 유로 본선 탈락 가능성이 제기됐던 것도 같은 맥락이다.

스웨덴은 직전 대회인 유로2012에서 토너먼트 진출에 실패했다. 게다가 이 대회 최고 성적은 스웨덴 자국에서 열린 1992년 4강으로, 벌써 24년 전 일이다. 함렌 감독은 “이번 대회선 반드시 최고의 성적을 내겠다”고 각오를 다진다.

함렌 감독의 목표가 이뤄지기 위해선 이브라히모비치가 어떤 강한 상대를 만나든 매 경기 맹활약하거나, 이브라히모비치에게 쏠려 있는 공격 의존도를 적절하게 배분해야 한다. 마르쿠스 베리(파나티나이코스), 올라 토이보넨(선덜랜드), 젠긴 등에게 책임감이 활약해야 하는 이유다.

글=문슬기 기자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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