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변 계획하는 볼프스, 방심하지 않는 지단의 레알

[풋볼리스트] 한준 기자= 볼프스부르크와 레알마드리드는 지난 2014/2015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준우승 팀이었다. 올 시즌에는 사정이 좋지 않다. 레알마드리드는 현재 3위. 선두 FC바르셀로나와 승점 차이가 7점으로 벌어져 역전 우승 가능성이 높지 않다.

볼프스부르크의 사정은 더 좋지 않다. 리그 8위로 추락했다. 28라운드까지 진행된 올 시즌 분데스리가에서 4위 보루시아묀헨글라트바흐와 승점 차이가 7점으로 벌어져 있다. 다음 시즌에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무대에 서기 어렵다.

볼프스부르크의 입장에서 UCL 8강전은 리그 부진을 만회할 설욕의 장이다.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8강에 올랐다. UCL 성적이 절박한 쪽은 레알도 마찬가지다. 코파델레이에서 실격패로 조기 탈락했고, 라리가 우승도 어려워졌다. 지네딘 지단 감독은 UCL 우승컵에 강한 목표의식을 갖고 있다.

#동기부여 확실한 볼프스, 방심 피해야 할 레알

세간의 평가는 레알의 우세다. 볼프스부르크는 최근 자국 리그에서도 고전하고 있다. 지난 3차례 리그 경기에서 이기지 못했다. 하위권에 머물러 있는 호펜하임과 원정 경기에서 0-1로 졌고, 홈에서는 역시 잔류가 목표인 다름슈타트와 득점없이 비겼다. 지난 주말에는 바이엘레버쿠젠과 원정 경기에서 0-3으로 완패했다.

레알은 분위기가 좋다. 지난 주말 FC바르셀로나와의 엘클라시코에서 승리했다. 최근 공식 경기 6연승을 달리고 있다. 6연승 과정에 20골을 몰아쳤다. 카세미루를 포백 앞에 배치해 경기 균형을 높였고, BBC 트리오의 화력도 회복됐다. 카림 벤제마, 가레스 베일,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엘클라시코 승리 과정에 나온 두 골을 합작했다.

디터 헤킹 볼프스부르크 감독은 홈에서 치를 8강 1차전 경기에서 쉽게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 했다. 레알을 상대로 이변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강한 자신감을 표했다.

“위대한 무대에서 경기할 수 있는 큰 기회를 잡았다. 특별히 동기부여를 시킬 필요가 없다. 누구도 우리가 여기까지 올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다. 난 여전히 ‘이게 우리의 마지막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겠다. 비기기만 해도 센세이션이 될 것이다. 레알엔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있다. 레알은 강력한 우승후보다. 그들을 괴롭히겠다.”

지단 감독은 한 수 아래로 평가 받는 볼프스부르크를 경계하고 있다. “거친 경기가 될 것”이라며 “결승전과 같이 임해야 한다. 풀어져선 안된다”고 당부했다. 엘클라시코 승리로 선수단은 자신감을 얻었다. 그러나 격전 이후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는 정점에서 내려왔을 가능성이 있다. 레알의 적은 내부에 있다.

전술적으로도 레알에게 유리한 흐름이 되지 않을 것이다. 바르셀로나전의 승리 해법은 수비 중심의 역습이었다. 볼프스부르크를 상대로는 반대의 패턴으로 경기해야 한다. 볼프스부르크가 수비를 하다 역습을 노릴 가능성이 높다.

볼프스부르크는 포백 라인과 미드필드 라인의 신체조건과 운동 능력이 좋다. 크리스티안 트라슈(180cm), 로빈 크노헤(190cm), 단테, 리카르도 로드리게스(180cm), 조슈아 길라보기(187cm), 루이스 구스타부(188cm), 막시밀리안 아르놀트(184cm) 등 힘과 높이를 겸비한 선수들이 포백 라인과 중앙 미드필드 라인에 나선다.

수비가 신체 능력 만으로 되는 것은 아니다. 볼프스부르크 수비진은 팀 클로제가 떠나면서 밀도가 떨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나우두도 최근 어깨 부상을 겪었고, 미드필더 다니엘 칼리주리도 햄스트링 부상을 입는 등 이탈 자원도 있다. 그러나 레알전은 남다른 집중력과 정신력을 발휘할 수 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레알을 위협하는 드락슬러, 레알이 원하는 로드리게스

#레알을 위협할 드락슬러의 창조성

볼프스부르크의 역습 첨병은 공격 능력이 좋은 스위스 대표 레프트백 로드리게스와 좌우 측면 공격수 안드레 쉬얼레와 율리안 드락슬러다. 이들이 빠른 패스와 돌파로 레알의 배후를 노릴 것이다. 로드리게스는 마르셀루 의존도가 높은 레알의 레프트백 포지션 영입 타깃이기도 하다.

네덜란드 공격수 바스 도스트가 부상에서 회복 중인 가운데, 레알의 가장 큰 경계 대상으로 꼽히는 선수는 독일 대표 미드필더 드락슬러다. 어린 시절 지단을 우상으로 삼았고, 샬케04에서 라울 곤살레스와 함께 뛰며 축구 기술을 전수 받은 드락슬러는 기술과 속력, 결정력을 겸비한 볼프스부르크의 가장 예리한 창이다.

최근 컨디션 문제로 결장한 경기도 있지만, 드락슬러는 국가 대표 경기를 포함해 2016년 들어 치른 11경기에서 6득점 3도움을 기록하며 날카로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경기를 앞두고 유독 강한 승부욕을 느끼고 있는 선수도 드락슬러다. 2014/2015시즌 당시 샬케04 소속으로 치른 레알전 에서 "우리는 현실주의자"라고 했던 드락슬러는 자신감에 차있다.

“레알을 상대로 우리가 얼마나 좋은 팀인지, 또 내가 얼마나 좋은 선수인지 보여주고 싶다. 수비만 한다고 레알을 막을 수는 없다. 레알은 어느 곳에서든 골을 넣을 수 있는 팀이다. 우리도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 우리도 뭔가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드락슬러는 스페인 신문 ‘마르카’와 인터뷰에서 라울과 함께 생활하면서 매일 많은 것을 물었고, 축구뿐 아니라 삶에 대한 많은 것을 배웠다고 했다. “그는 내가 함께 뛰어본 최고의 선수이자, 최고의 친구다.” 드락슬러는 문전에 골문을 마주했을 때 득점을 위해 가장 좋은 방법을 묻자 라울이 ‘칩샷’을 권했다고 밝혔다. 드락슬러는 라울에게 배운 칩샷으로 헨트를 무너트리고 볼프스부르크의 8강행을 이끌었다.

드락슬러는 올 시즌 UCL 경기에 유독 강했다. 조별리그와 16강전 등 7경기에 나서 3득점 2도움을 기록했다. 라울의 팀이었던 레알을 상대로 드락슬러가 어떤 마무리 기술을 선보일지도 관심사다.

레알은 BBC 트리오를 지원할 플레이메이커를 기용할지 여부가 선발 명단의 관심사다. 지단 감독은 경기 균형을 위해 카세미루를 중용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이스코와 하메스 로드리게스 등 공격형 미드필더 선수들이 선발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다.

유럽 언론은 볼프스부르크 원정에서도 같은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BBC 트리오가 볼프스부르크의 그물망 수비에 걸린다면 다른 해법이 필요할 것이다. 볼프스브루크와 비교한다면 레알은 가진 자원이 풍부하다. 레알은 한동안 독일 원정 경기에서 고전했지만, 최근 독일 원정 3연승을 거두고 있어 징크스를 떨쳐냈다. 경기는 한국 시간으로 7일 새벽 3시 45분에 킥오프한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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