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타보다 돋보인 리베리, 왼쪽 강조한 팀 전술도 도움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프랑크 리베리가 부상 후유증을 털고 일어나 완벽한 윙어의 본보기를 보였다. 바이에른뮌헨의 전술도 리베리의 왼쪽 돌파를 적극 지원해 줬다.

6일(한국시간) 독일 뮌헨의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2015/2016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8강 1차전을 치른 바이에른은 벤피카에 1-0 승리를 거뒀다. 경기 시작 110초만에 선제결승골이 나왔다. 리베리의 돌파로 시작된 공격이 로베르토 레반도프스키의 패스를 거쳐 후안 베르나트의 크로스, 아르투로 비달의 헤딩골로 이어졌다.

두 팀 모두 평소처럼 경기했다. 바이에른은 최근 포메이션 중 하나인 4-2-3-1을 썼다. 4-1-4-1과 선수 구성은 같지만 티아구 알칸타라가 비달과 함께 비교적 후방에서 활약했고, 공격형 미드필더 토마스 뮐러가 레반도프스키와 함께 투톱처럼 움직였다. 벤피카도 4-2-3-1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모두의 예상대로 바이에른의 압박이 벤피카보다 훨씬 적극적이었다.

#리베리, 벤피카를 흔들고 부수다

경기 후 과르디올라 감독은 리베리를 특별히 언급했다. “리베리는 오늘 비범했다. 비달도 아주 중요했다. 비달은 굉장히 훌륭한 특징을 가진 선수다. 지난 한 달 동안 보여준 것처럼.”

기록만 봐도 리베리가 공격에서 얼마나 중요한 선수였는지 한 눈에 보인다. 리베리가 동료의 슈팅을 이끌어낸 횟수는 무려 5회나 됐다. 양팀 통틀어 25회의 슛이 오갔는데 20%가 리베리의 패스에서 비롯됐다. 그중 크로스 성공이 3회였다. 상대 진영에서 패스 횟수도 26회(성공률 86.7%)로 양팀 통틀어 가장 많은 수치를 남겼다. 코너킥 4개를 모두 동료에게 정확히 전달했다.

돌파 부문에선 6회 중 3회를 성공시켜 더글라스 코스타의 8회 중 6회 성공에 비해 저조한 수치를 남겼다. 그러나 코스타가 비교적 중앙선에 가까운 곳에서 안쪽으로 파고들며 큰 의미 없는 돌파를 한 반면, 리베리의 3회 시도는 모두 페널티지역 안팎의 위협적인 위치에서 이뤄졌다. 

리베리의 기여는 공격에만 그치지 않았다. 이날 최다 태클 성공(4회)을 기록했다. 과르디올라 감독이 윙어의 수비 가담을 강조한다는 점을 감안해도 33세 선수가 이 정도로 헌신적이었다는 건 의미가 크다. 포메이션상 리베리 바로 옆에 있던 티아구 알칸타라가 최다 가로채기(6회)를 기록한 것도 때론 리베리의 협력 수비 덕분이었다.

#윙어 강조하는 펩, 왼쪽 윙어 강조한 벤피카전

리베리는 시스템 아래서 팀원의 도움을 받았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원래 윙어의 활용을 강조하는 감독이다. 요한 크루이프 시절부터 네덜란드와 바르셀로나의 축구는 윙어가 측면으로 최대한 벌려 선 다음 중앙으로 파고들며 상대 수비를 흔드는 플레이를 강조해 왔다. 이날 코스타와 리베리가 공격의 물꼬를 튼 것도 당연했다.

특히 상대 수비를 직접 돌파하는 능력은 전성기 리베리가 세계 최고 중 하나다. 코스타도 좋은 윙어지만 상대 풀백을 돌파해 직접 페널티지역으로 돌입할 성공률은 리베리를 따를 수 없다. 이날은 플레이 방향을 선택하는 순간적인 판단력에서도 리베리가 코스타를 압도했다. 그래서 바이에른 공격은 오른쪽의 코스타를 활용해 상대를 흔들고, 왼쪽으로 크게 전개해 리베리의 돌파나 패스를 이끌어내는 식으로 이뤄졌다. 리베리는 왼쪽으로 벌리고, 라이트윙 코스타는 중앙으로 이동하며 플레이했다는 점에서 이날 바이에른은 왼쪽으로 조금 치우친 경기 방식을 갖고 있었다.

코스타는 공을 잡았을 때 적당히 돌파 기회를 노리다 여의치 않으면 왼쪽 측면으로 정확한 롱 패스를 보내곤 했다. 코스타가 리베리에게 제공한 패스는 단 하나의 숏 패스도 없이 모두 롱패스였고 무려 6회나 시도해 모두 성공했다. 비달도 리베리에게 2회, 람도 리베리에게 1회 장거리 패스를 벌려 줬다.

때론 좌우를 두 번 흔들었다. 전반 19분 나온 멋진 팀 플레이가 대표적이다. 리베리가 롱 패스를 오른쪽으로 보냈다. 짧은 패스가 잠시 오간 뒤 비달이 다시 롱 패스를 왼쪽으로 날렸다. 리베리가 드리블로 수비들을 끌어당긴 뒤 알칸타라에게 패스했고, 알칸타라는 수비의 방해가 없는 가운데 절묘하게 찍어 찬 스루 패스로 뮐러의 발리슛을 만들어냈다. 이날 대체로 봉쇄당했던 뮐러는 벤피카 수비가 좌우로 크게 흔들리며 그나마 틈을 벌렸을 때 비로소 슛을 날릴 수 있었다.

바이에른의 플레이가 왼쪽에 치우친 건 두 풀백의 스타일 차이 때문이기도 했다. 왼쪽 풀백 후안 베르나트는 전형적인 측면 수비수다. 이날 1도움을 기록했을뿐 아니라 계속 측면을 타고 올라가 4번의 크로스를 날렸다. 반면 라이트백 필립 람은 중앙 미드필더를 병행하기 시작한 뒤로 크로스보다 패스 플레이의 비중을 늘려가고 있다. 측면 수비수지만 중앙으로 이동하는 경우가 많다.

이날 람의 크로스는 베르나트의 절반인 2회에 불과했다. 대신 패스 횟수에서 팀내 최다인 75회(성공률 91.5%)를 기록하며 바이에른이 경기를 지배하는데 도움을 줬다. 람이 공격에 적극적으로 가담하지 않는 건 바이에른이 가진 아주 작은 약점이기도 하다. 상대팀이 이 점을 적절하게 공략한다면 코스타를 고립시켜 경기 흐름에서 쫓아내는 것도 가능하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후반 25분 코스타를 빼고 킹슬리 코망을 투입해 오른쪽 공격을 부활시키려 애썼다.

#잘 막은 벤피카, 역전하려면 조나스가 필요한데

바이에른은 경기를 완벽히 지배하고도 점수는 지배하지 못했다. 과르디올라 감독이 경기 전 “유럽 최고”라고 평가했던 벤피카 수비수들은 완강히 저항하며 바이에른 공격의 효율성을 떨어뜨렸다. 특히 자르데우와 닐손 린델로프로 구성된 중앙 수비가 레반도프스키, 뮐러의 슈팅을 최소한으로 제한했던 것이 효과를 봤다. 뮐러는 이날 단 한 차례 슛을 날리는데 그쳤다. 공간 탐색의 귀재인 뮐러에게도 벤피카 수비는 비좁았다.

벤피카는 바이에른을 맞아 무리한 승부수를 던지기보다 자신들의 경쟁력을 믿고 평소의 기조를 유지했다. 후이 비토리아 감독은 경기 후 “내 선수들이 자랑스럽다. 일찍 실점하는 건 우리 계획에 없었다. 그럼에도 우린 좋은 경기를 했고, 실점 이후에도 자신감을 잃지 않았다”며 흔들리지 않고 평소처럼 경기했다는 점에 만족을 표했다.

원정에서 선전한 벤피카는 홈에서 승부를 뒤집을 역량을 충분히 보여줬다. 그러나 조나스의 경고 누적으로 인한 결장이 문제다. 조나스는 공격 전개와 마무리 모두 팀내에서 가장 뛰어난 선수 중 하나다. 자국 리그에서 무려 28경기 30골을 기록했다. 바이에른을 상대로 4차례 돌파를 모두 성공시키며 슈팅 시도도 3회로 팀내 최다였다. 비토리아 감독은 “다른 선수가 기회를 잡을 것이다. 개인이 아니고 팀을 봐야 한다”고 말했지만 어쨌든 골을 넣어야 하는 2차전에선 조나스 외에 다른 공격 루트를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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