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2와 콘테식 장악력은 런던에서도 안녕할까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안토니오 콘테 이탈리아 감독이 다음 시즌부터 첼시를 이끈다. 첼시는 4일(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콘테 감독과 계약했다고 밝혔다. 계약기간은 2016/2017시즌부터 3시즌이다. 유벤투스의 리그 3연패를 이끈 콘테 감독이 생소한 환경에서도 성공할 수 있을지 두 가지 질문을 통해 분석한다.

Q : 최근 첼시는 감독이 원하는 선수를 제대로 사주지 않는 팀이다. 콘테 감독은 이런 환경에 잘 적응할 수 있을까?

콘테 감독은 유벤투스 시절 3-5-2 포메이션의 전세계적 유행을 이끌어 ‘스리백 전도사’같은 이미지가 강하게 박혔다. 그러나 조금 덜 유명한 시기엔 다른 포메이션, 다른 전술도 능숙하게 구사했다.

유벤투스 부임 직전 시에나의 세리에B(2부) 우승을 이끌며 처음 역량을 인정받았던 시기엔 4-2-4 포진으로 화제를 모았다. 일종의 변종 4-4-2다. 좌우 날개가 미드필더라기보다 측면 공격수에 가까울 정도로 높이 올라가 활동하는, 특히 이탈리아에선 보기 힘든 공격적인 축구였기 때문에 4-4-2와 구별하기 위해 4-2-4란 별명이 붙었다. 이 축구를 정의할 수 있는 한 마디는 전방 압박이다. 수비할 때도 윙어들이 후퇴하지 않고 전방에 머무르며 상대 풀백을 견제했기 때문에 4-2-4 포진을 유지할 수 있었다. 이 포진은 2011년 유벤투스에 부임한 뒤에도 한 동안 실험했다.

좌우 측면에 미드필더보다 공격수에 가까운 윙어를 배치하려는 시도는 이탈리아 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한 뒤에도 한동안 이어졌다. 3-5-2의 양쪽 측면에 윙백 대신 수비력을 겸비한 윙어들을 배치, 3-3-4처럼 운용하다는 계획이 언론을 통해 공개되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실현되지 못한 계획이지만 콘테 감독이 경기 주도권 장악을 중시한다는 걸 확인시키는 대목이었다.

이탈리아를 이끌고 유로 2016 예선을 치르며 가장 많이 구사한 포진은 비교적 평범한 4-4-2였다. 포백 위에 공수를 겸비한 미드필더 4명을 배치하고, 그 앞에 투톱을 세웠다. 최근엔 유로 본선을 앞두고 3-4-3 포진을 실험했다.

콘테 감독은 자신에게 주어진 선수들에 맞춰 전술을 수정하는 감독에 가깝다. 유벤투스에서 4-2-4를 일찍 포기한 것도 높은 기대에 부합하는 윙어가 없기 때문이었다. 유벤투스는 선수 영입이 감독보단 단장 위주로 진행되는 팀이다. 첼시에서도 주어지는 선수들을 잘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Q : 첼시는 내분설, 축출설 등 팀내 갈등에 대한 보도가 끊이지 않는 팀이다. 콘테 감독이 선수단을 휘어잡을 수 있을까?

휘하에 거느린 선수들이 아무리 유명하고 돈을 많이 벌더라도 콘테 감독은 닦달을 멈추지 않는다. 구단 사상 첫 무패 우승을 이끌었던 2011/2012시즌 일화는 유명하다. 리그 종료를 8경기 앞두고 2위에 머물렀던 유벤투스는 막판에 7승 1무를 거두고 역전 우승했다.

당시 콘테 감독은 “우리에 대한 찬사가 쏟아지지만, 난 그 소릴 들으면 오싹해진다. 왜냐고? 난 두렵기 때문이다. 여러분 중 누군가가 벌써 풀어지기 시작했을까봐”, “AC밀란이 우승하려면 피를 토해야 할 것”이라는 ‘명연설’을 남겼다. 훈련장에서 콘테 감독이 이야기하는 스타일을 엿볼 수 있는 일화다.

잔루이지 부폰은 "콘테 감독은 동기를 부여하는 능력이 환상적이다. 우리가 축구선수라는 걸 일깨워준다"고 말한 바 있다. 선수 시절부터 타고난 주장, 리더십의 화신이란 평가를 받았던 콘테는 감독이 된 뒤에도 선수 장악력을 가장 큰 무기로 삼는다.

그러나 팀 내 권력 장악에 집착하는 듯한 모습을 보일 때도 있었다. 지난해 이탈리아에 소집된 로렌초 인시녜가 가벼운 부상을 이유로 들어 소속팀 나폴리로 조기 복귀하자, 콘테 감독은 크게 화를 내며 한동안 인시녜를 배제했다. 유벤투스보다 고연봉 슈퍼스타가 많은 첼시에서도 카리스마만 앞세우다 갈등을 빚을 수도 있다는 건 위험요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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