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월드컵보다 화려하다는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가 오는 6월에 개막한다. 개막을 100일 앞둔 시점에서 '풋볼리스트'는 프랑스에서 벌어지는 '유로 2016'를 착실히 준비할 수 있는 연재를 시작했다. 각국의 준비상황과 화두 그리고 문제점을 언급한다. <편집자주>

아일랜드의 축구에는 한(恨)이 서려 있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잉글랜드의 식민지로 수 백년 동안 갈등을 거듭했기 때문이다. 여전히 많은 이들이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를 두고 많은 혼동을 한다. 아일랜드는 지난 1921년 독립을 얻었고, 북아일랜드는 떨어져 영국 연방의 일부가 됐다. 같은 듯 하지만 다른 두 나라가 된 것이다. 축구에도 고스란히 녹아 있다. 1921년 전까지는 아일랜드를 대표하는 하나의 팀이 있었지만, 독립 이후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 대표팀으로 나뉘었다.

올 여름 프랑스에서 개최되는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2016'에는 두 개의 아일랜드가 출전한다. 굳이 따지자면 ‘진짜’라고 볼 수 있는 아일랜드는 북아일랜드 출신의 마틴 오닐 감독이 이끈다. 아이러니한 상황이지만 오닐 감독에 대한 신뢰는 굳건하다. 지난 2013년 지휘봉을 잡은 그는 예선전에서 독일, 폴란드, 스코틀랜드, 그루지아, 지브랄타 등과 한 조에 속해 5승 3무 2패로 3위를 차지했다. 플레이오프에서는 보스니아헤르체코비나를 만나 2차전 합계 3-1로 승리하며 2012년에 이어 2회 연속 본선 진출을 이끌었다.

본선의 대진운은 ‘글쎄요’다. 벨기에, 이탈리아, 스웨덴과 함께 E조에 속했다. 같은 조 최약체로 분류되고 있다. 하지만 희망은 있다. 예선의 기록을 살펴보면 아일랜드는 19득점 7실점을 기록 했다. 득점력은 사실 형편없었지만 7실점으로 같은 조 1위 독일 보다 탄탄한 수비를 펼친 것이다. 우승 후보나 다름 없는 독일과의 두 차례 만남에서 아일랜드는 철저한 수비와 역습으로 원정 1-1 무승부, 홈 1-0 승리를 거뒀다. 당시 경기에서 독일이 기록한 점유율은 70%를 육박했다. 일방적인 경기에서도 효율 높은 축구로 아일랜드는 승리를 일궜다. 이번 대회 아일랜드가 살 길이 여기에 있다.

프리미어리그 등에서 굵직한 팀을 맡으며 나름의 팀 운영 철학과 경험을 갖춘 오닐 감독은 신구조화에 초점을 두고 있다. 젊은 패기와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위기관리능력으로 최대한의 효율을 이끌어낸다는 각오다. 아일랜드의 상징인 로비 킨를 비롯해 존 오셰이, 아이디 맥기디, 조나단 월터스 등 연륜 있는 선수들에 로버트 브래디, 제프 헨드릭 등을 가세시켜 조화로운 스쿼드를 구성했다.

지난 3월 A매치 기간에는 스위스, 슬로바키아와 평가전을 가졌다. 이미 검증이 끝난 수비 라인 보다 공격진에 대한 오닐 감독의 고민이 드러났다. 로비 킨, 안토니 필킹턴, 조나단 월터스 3인방이 부상으로 빠졌고, 대체 자원들이 등장했다 앨런 저지, 셰인 더피, 케빈 도일이 그라운드에 올랐다. 특히 부상으로 인해 최소 6주간 결장하는 로비 킨이 만약 본선 무대에 오르지 못할 경우 공격진의 중심을 잡을 대체 자원을 찾는데 집중했다.

오닐 감독은 케빈 도일을 적임자로 생각했다. A매치 62회 출전 기록한 도일은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에서 활약하며 나름의 존재감을 보였다. 하지만 스위스와의 경기에서 부상을 얻어 사실상 대회 출전이 불가능하게 됐다. 만약 킨이 대회 전까지 복귀하지 못할 경우 최전방 열쇠는 물론 팀의 정신적 지주가 사라지는 셈이다. 대표팀에서 나름 탄탄한 경험을 쌓고 있는 셰인 롱이 있지만, 외로움이 묻어나는 것은 사실이다.

아일랜드는 본선에 앞서 5월 말 네덜란드, 벨라루스와 마지막 친선전을 갖는다. 이 시점 까지 부상 선수들이 복귀할 수 없다면 해법은 하나다. 탄탄한 수비를 바탕으로 날카로운 역습을 노려온 아일랜드의 전통에 답이 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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