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경기 3골로 2연승 주도, 신태용 "물이 오를대로 올랐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풋볼리스트=고양] 김정용 기자= 팀 전체의 경기력도 중요하지만, 특정 선수가 꾸준히 좋은 모습을 보이며 팀을 이끄는 것도 필요하다. 여러 포지션이 불안한 한국 올림픽대표팀은 공격형 미드필더 문창진의 활약이 그만큼 반갑다. 문창진은 이번이 없는 한 본선행 명단에 당연하다는 듯 적어 넣을 선수다.

28일 경기도 고양시의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알제리와 친선경기를 가진 올림픽대표팀은 전반 22분 이창민의 선제골, 후반 13분 문창진의 추가골, 후반2 9분 문창진의 페널티킥 쐐기골로 3-0 승리를 거뒀다. 지난 25일 2-0으로 승리했던 한국은 이번 2연전에서 5득점 무실점으로 깔끔한 2승을 거뒀다.

이번 2연전에서 가장 돋보인 선수는 문창진이다. 문창진은 소집을 앞두고 K리그에서 골을 넣은 유일한 멤버였고, 절정에 오른 감각과 자신감을 올림픽대표팀에서 마음껏 발휘했다. 1차전에서 선발 출장해 1골을 기록했던 문창진은 2차전에서 벤치에 머물렀다. 그러나 앞선 경기에서 풀타임을 소화한 권창훈이 전반만 소화하고 빠지자 문창진이 투입돼 같은 역할을 이어 받았다. 오른쪽에 배치된 왼발잡이 문창진은 안쪽으로 파고들며 슛과 패스를 날릴 수 있었다. 윙어와 공격형 미드필더의 중간 정도 역할이었다.

문창진은 경기장에 들어선지 얼마 되지 않아 바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후반전 초반, 스리톱이 모두 관여된 멋진 골이 터졌다. 류승우의 침투와 패스, 김현의 연계 플레이가 문창진에게 전달됐다. 문창진은 슛을 하는 척 하며 수비 한 명을 바닥에 넘어뜨린 뒤 자신에게 열린 빈틈을 활용해 왼발 슛을 날렸고, 슛은 골망 구석을 정확히 갈랐다. 이후 박인혁이 얻은 페널티킥을 자신 있게 차 넣었다. 이번 2연전에서만 3골을 기록했다.

경기 기여도가 득점에만 한정되지 않았다는 점도 중요하다. 문창진은 지난 1차전에서 상대 미드필더 두세 명을 발재간으로 상대하면서도 동료의 위치를 파악하며 패스를 날렸다. 수비의 배후로 침투하는 동료에게 정확한 패스를 찍어 차 보내는 시야와 킥력을 겸비하고 있었다. 공을 약간 오래 소유하는 성향이 있었지만 대부분 빼앗기지 않고 유효한 상황으로 마무리했다.

원래 U-23 대표팀에서 줄곧 에이스로 활약해 온 문창진은 2013년 말 20세 나이로 일찌감치 소집된 뒤 2년 4개월 동안 활약 중이다. 그동안 24경기 12골로 경기당 0.5골의 훌륭한 득점력을 유지했다. 2선 자원의 득점력치곤 최고 수준이다. 지난 1월 열린 아시아축구연맹 U-23 챔피언십 4강과 8강에서 득점하는 등 큰 경기에 강하다.

경기 후 양팀 감독 모두 문창진을 최고 선수로 꼽았다. 피에르안드레 슈어만 알제리 감독은 “한 명만 꼽기 어렵다. 굳이 말하자면 7번”이라며 떠밀리듯 문창진을 거론한 반면 신 감독은 확신에 차 있었다. “말할 필요가 없다. 매 경기 활약하고 있다. 공 차는 스킬 등이 권창훈과 쌍벽이다. 보시는 그대로 물이 오를대로 올랐다. 지금처럼만 해 주면 올림픽에 가서도 큰 사고를 칠거다.”

젖은 옷을 갈아입고 경기장을 빠져나가던 문창진은 감독의 호들갑과 달리 덤덤했다. “아직 물오른 건 아니다. 첫 골은 운 좋게 들어갔고, 두 번째는 동료가 얻은 페널티킥을 넣었을 뿐이다.” 감독의 주문에만 충실하려 했고, 골 욕심을 따로 낸 건 아니라고 했다. “감독님께서 골과 미드필드 연계 플레이를 주무하셨다. 투입된 후 공격수를 서포트할 생각이었다.”

와일드카드로 손흥민을 발탁할 계획이 이미 밝혀졌다. 문창진은 이번 대표팀에 소집되면서부터 줄곧 손흥민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문창진은 자신을 에이스라고 보는 부담스런 시선을 손흥민에게 넘겨줄 수 있어 반갑다고 말한 바 있다. “흥민이 형과 같이 뛰면 나야 행복하다. 본선에 대해선 아직 별 생각이 없다. 너무 기대를 많이 받으면 부담이 커진다.”

신 감독은 22, 23세 주축 선수들이 소속팀에서 좀처럼 뛰지 못하는 현실에 대해 반복적으로 아쉬움을 밝히고 있다. 문창진은 강호 포항스틸러스에서 주전급으로 꾸준히 출장 중이라는 점에서 가장 확실한 카드 중 하나다. 부족한 곳을 보강하는 것도 좋지만, 쥐고 있는 패가 확실하다는 걸 다시 확인하는 것도 평가전의 의의다. 문창진은 아직까지 확실한 패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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