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틸리케 감독은 왜 6명만 풀타임으로 뛰게 했을까?

 

[풋볼리스트] 류청 기자= 울리 슈틸리케 한국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은 태국전에 얼마나 만족했을까?

 

슈틸리케 감독은 이번 레바논과 태국전을 분리해서 치르겠다고 공언했다.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사실상 마지막 경기였던 레바논과의 경기에서는 흐름을 이어가고, 태국과의 친선전에서는 여태까지 쓰지 않았던 전술과 선수들을 고루 기용하겠다고 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자신의 말대로 레바논전과 태국전을 거의 다른 선수로 냈다. 태국전에는 기성용을 제외한 10명의 선수를 바꿨다.

 

바란 것은 분명하다. 한국은 오는 9월 1일부터 월드컵 최종예선을 치른다. 2차예선과는 다르다. 톱시드를 받을 가능성이 크지 않다. 일본과 호주, 이란 등과 한 조에 들어갈 수 있다. 한국은 좀 더 좋은 전력을 만들어야 한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번 2연전을 마지막 실험으로 생각했다. 오는 6월에 유럽으로 떠나 치르는 2연전에서 실험을 하는 것은 버겁다. 그때는 이번 결과를 토대로 정예를 데려갈 가능성이 크다.

 

#6명만 풀타임인 이유는?

슈틸리케 감독의 선수기용을 보면 그의 뜻을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다. 슈틸리케 감독은 레바논전에 비해 10명의 선수를 바꿨고, 경기 중에 다시 이들 중 4명은 교체했다. 결과적으로 6명만을 90분 동안 뛰게 했다. 골키퍼인 김승규를 제외하면 필드플레이어 중 5명이 풀타임을 뛰었다. 슈틸리케 감독이 이들을 계속 뛰게 한 이유는 하나다. 이들의 플레이를 오랫동안 지켜보고 많은 조합을 경험시키려 한 것이다.

 

이들은 새로 들어왔거나 최근 경기력이 좋지 않은 선수들이다. 고명진은 첫 발탁이다. 김창수는 오재석을 대체해 들어왔고, 박주호는 소속 팀에서 뛰지 못한다. 남태희는 소속팀에서는 좋지만 대표팀에서는 큰 역할을 못했다. 이정협은 새로운 소속팀인 울산현대에서 적응에 애를 먹고 있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 5명을 끝까지 지켜보면서 6월에 부를 것인지를 판단했을 가능성이 크다.

#2톱 가능성 혹은 확률 & 미드필더 ‘뉴페이스’

슈틸리케 감독은 부임 이후 거의 비슷한 포메이션을 썼다. 미드필더 숫자에는 변화를 줬지만, 최전방에는 거의 원톱을 기용했다. 태국전에는 달랐다. 4-4-2(혹은 4-1-3-2) 포메이션을 쓰며 이정협과 석현준을 모두 넣었다. 석현준은 전반 5분 골을 넣었다. 경기 내용도 좋았다. 폭넓게 움직이면서 상대 미드필더, 수비수와 싸웠다. 석현준이 만들어준 공간으로 2선에 있는 선수들이 빠져들어갈 수 있었다. 이정협도 많이 뛰었다.

 

최종예선에서는 무엇보다 승점이 가장 중요하다. 지고 있을 때는 비기는, 비기고 있을 때는 이기는 전술이 필요하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를 실험하기 위해 공격숫자를 5명으로 늘리면서 공격 위주의 전략을 펼쳤다. 골은 나왔지만 좋은 연계가 나오지 않았다. 최전방 공격수들간의 연계도 좋지 않았다. 그 뒤를 지원하는 남태희와의 연계도 합격점은 아니었다. 석현준과 이정협은 태국 선수들에 비해 체격적으로 유리한 부분도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

미드필더에는 새얼굴이 있었다. 카타르 알라얀으로 이적한 후 조금 더 성장한 고명진이다. 고명진은 정우영, 기성용과 함께 무리 없는 플레이를 했다. 석현준의 첫 골 때도 침투패스를 넣어줬다. 고명진은 FC서울에서보다 좀 더 자신 있는 플레이를 했다. 수비도 과감했다. 드리블과 패스를 선택할 때 무리가 없었다. 한 경기를 보고 기존 선수들보다 확실히 더 낫다고 할 수는 없지만, 기존 선수들과 경쟁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뛰지 못하는 선수는 어떻게?

슈틸리케 감독은 뛰지 못하더라도 대표팀에서 잘한 선수들을 부르겠다고 공언했다. 이청용과 박주호 그리고 김진수를 다시 호출했다. 이 중에서 이청용과 김진수는 첫 경기인 레바논전에 투입했다. 김진수는 평이했고, 이청용은 가능성을 보였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청용을 태국과의 경기에서도 교체로 썼다. 슈틸리케 감독의 기용만으로 놓고 보면 가장 문제는 박주호다.

 

박주호는 슈틸리케 감독의 신뢰를 한 몸에 받는 선수다. 부임 이후부터 중용했고, ‘2015 호주 아시안컵’에서도 여러 포지션에 기용했다. 박주호는 보루시아도르트문트로 이적하면서 출전시간에 문제가 생겼다. 더 경쟁이 치열한 팀으로 가면서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했다. 박주호는 도르트문트에서 5경기 출전하는 데 그쳤다. 가장 최근에 뛴 게 지난 1월 23일 보루시아묀헨글라트바흐와의 경기였다.

 

박주호는 태국전에서도 인상적인 모습을 보이지는 못했다. 위기를 만들지는 않았지만, 공격 가담에서 날카로운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슈틸리케 감독의 머리 속이 복잡해 질 수밖에 없었다. 최근 대표팀에 선발됐던 왼쪽 풀백들은 모두 좋은 모습이 아니다. 그나마 가장 정기적으로 출전하는 선수는 윤석영이다. 찰턴애슬래틱으로 임대간 윤석영은 최근 5경기를 풀타임으로 소화하며 컨디션을 끌어 올리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풋볼리스트 주요 기사
'대표팀 소집' 석현준, 병무청 다녀왔다...올림픽에서 메달 딸까?
'EPL 우승 예약'레스터, 바르셀로나와 '역대급 여름 대결'
치차리토 '멕시코 대표팀 친구' K리그 데뷔전 보름 남았다!
아담 존슨, 아동 성범죄 '징역 6년' 선고...인생 막장
[영상] '토트넘 손흥민' 블라인드 테스트 '개그 본능'

저작권자 © 풋볼리스트(FOOTBALLI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