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철은 2~3일 휴식 후 독일행, 김진현은 25일 일본으로 복귀

[풋볼리스트=안산] 문슬기 기자= “태국전엔 현재의 23명이 아닌 21명만이 함께 할 것이다.”

울리 슈틸리케 한국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이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과 김진현(세레소오사카)을 오는 27일 태국 방콕에서 열리는 태국 친선전에 데려가지 않기로 했다. 24일 안산 와~ 스타디움에서 열린 레바논과의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7차전에서 선발 출장했던 구자철과 김진현은 부상 우려와 전력상의 이유로 조기 귀가 조치를 받게 됐다.

레바논전을 1-0으로 마친 슈틸리케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구자철은 경기 종료 15분 전에 본인이 교체를 요청했다. 근육이 올라온 상태였다. 부상까지는 아니지만 부상 예방 차원에서 태국 원정엔 데려가지 않기로 결정했다. 구자철은 2~3일 정도 한국에 머물다가 독일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애초에 레바논전에 출장시켰던 골키퍼는 태국전에 내보내지 않을 계획이었다. (평가전의 목적을 두고) 다른 선수도 활용해야 하는데, 태국에 골키퍼를 세 명씩이나 데려갈 필요는 없다고 판단했다. 레바논전서 선발 출장한 김진현은 내일(25일) 소속팀이 있는 일본으로 돌아간다. 세레소오사카가 모레 리그 경기를 앞두고 있는 점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두 선수를 모두 배려해 내린 결정이었다. 그러나 이를 받아들이는 반응은 서로 달랐다. 구자철은 이 같은 조치가 만족스러운 데 반해 김진현은 매우 아쉬워하고 있었다. 관련 반응은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만난 구자철과 김진현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구자철은 “한국에 들어오기 전부터 소속 팀에서 출전 시간을 조절했다. 소집 셋째 날 운동하면서 피로감을 느꼈다. 레바논전 후반전부터는 근육이 땡기기 시작했다. 무리하지 않으려고 교체 사인을 넣었다. 감독님이 무리하지 않게 도와주셨다”라며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있어 태국까지 가지 않아도 된다고 조치해 주셨다. 중요한 결정이 될 것 같다. 매우 감사한 마음이다. 보답해야 한다는 책임감도 생긴다”라고 말했다.

이날 구자철은 그라운드 안에서 여러 차례 좋은 모습을 보였다. 전반 10분에 김진수의 패스를 받아 때린 슈팅 장면과 후반 19분 골대 바로 앞에 있던 황의조를 향해 올린 공중볼 패스 등이 대표적이었다. 2선 중앙과 측면에서 유기적으로 활약했던 구자철은 A매치 출전 기회를 일찍 잃었지만, 향후 스케줄 등을 생각해서 오히려 만족스러워 했다.

반면 김진현은 달랐다. 그는 경기 후 “태국까지 함께 하고 싶었다. 매우 아쉽다. 레바논전에 출장했으니, 태국전에선 나에게 기회가 오지 않을 것이란 걸 짐작하긴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표팀과 함께 하고 싶었다. 더 많은 걸 보여줄 수 있었는데, 상대가 수비적으로 나오고 우리가 경기를 주도하다보니 내가 나설 기회가 적었다. 한 번도 대표팀에서 주전 경쟁에 앞서있다고 생각한 적은 없었다. 이번에도 내가 특별히 활약하지 못했기 때문에 여전히 도전자 처지다”라며 아쉬움을 밝혔다.

실제로 김진현이 나설 기회는 극히 드물었다. 그나마 후반전에 레바논이 공격 가도를 올리면서 한국 진영 수비수들과 김진현이 조금 분주해지긴 했다. 그러나 전반적으론 활약 기회가 적었다. 김진현이 이날 경기서 처음으로 공을 잡았던 때는 전반 28분이었다. 그나마도 상대 공격을 막기 위함이 아닌 한국 수비수들의 백패스를 받는 과정에서였다.

결국 김진현은 정성룡(가와사키프론탈레)과 김승규(빗셀고베) 보다 먼저 기회를 얻고도 주전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했다. 대표팀과 태국전까지 함꼐 하며 훈련으로라도 좋은 컨디션을 내보이고 싶었던 김진현이 조기 귀가를 아쉬워하는 이유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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