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폰 "비판은 우릴 살아있게 만든다"

[풋볼리스트] 문슬기 기자= 잔루이지 부폰(38, 이탈리아)이 이케르 카시야스(35, 스페인)에게 애정이 담긴 조언을 건넸다. 부폰은 최근 흔들리는 카시야스가 살아남기 위해 좀 더 단단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스페인과 친선전을 앞둔 부폰은 흔들리는 카시야스가 마음에 걸렸다. 그는 23일(이하 현지시간)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비난 받고 있는 카시야스에 대한 질문을 받고 “카시야스는 오랫동안 정상에 있었던 만큼 평범한 선수가 아니다. 카시야스와 나 같은 선수들이 오랫동안 그라운드에서 뛸 수 있었던 것은 행운이었고, 동시에 영리한 선택을 했기에 가능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부폰은 카시야스가 노장으로서 더 단단해지길 바란다는 개인적 생각을 보탰다. 그는 “만약 그가 계속 경기력이 떨어진다면 힘든 시간을 보내야 한다. 이는 (정상에 있는 선수들이) 스스로 감당해야 하는 부분이다. 비판이 우리를 살아있게 만드는 만큼, 카시야스 역시 경기장 안팎에서 이겨내길 바란다”며 응원했다.

 

카시야스의 부진 논란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었다. ‘2014 국제축구연맹(FIFA) 브라질 월드컵’서 네덜란드전(1-5 패)과 칠레전(0-2 패)에서 총 7실점을 허용한 카시야스는 조별 라운드 3차전인 호주전에서 레이나에게 자리를 뺏겼다.

 

카시야스의 하락세는 소속 팀인 레알마드리드서도 계속 됐다. 카시야스는 그해 9월 레알소시에다드전과 아틀레티코마드리드전서 무려 6실점을 기록하면서 팬들의 엄청난 야유를 들었다. 당시 시즌에서 카시야스는 총 42경기에 나와 상대에 44골을 내줬다. 팬들의 비판은 줄지 않았고, 결국 2014/2015시즌을 끝으로 쫓기듯 레알마드리드를 떠나 포르투갈 클럽인 FC포르투로 이적해야 했다.

 

다행히 포르투에선 안정적이다. 현재까지 카시야스는 포르투에서 총 22경기의 리그 경기를 치르면서 10경기를 무실점으로 마쳤다. 팀은 그중 아홉 번을 승리했다. 그는 소속 팀 활약을 바탕으로 지난 19일(이하 한국 시간) 비센테 델 보스케 스페인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스페인은 오는 25일과 28일에 이탈리아와 루마니아와 맞붙는다.

 

특히 주목되는 경기는 이탈리아전이다. 유럽 강호 두 팀이 붙는다는 데에도 의미가 있지만, 각 나라를 대표하는 ‘세계적 수문장’ 부폰과 카시야스가 만난다는 점에서 관심이 쏠린다. 부폰은 올 시즌 974분 동안 무실점하며 1993/1994시즌에 세바스티아노 로시가 가지고 있던 929분의 무실점 기록을 깰 정도로 맹활약하고 있다.

 

물론 두 베테랑 골키퍼의 맞대결이 성사될 가능성은 여전히 미지수다. 카시야스는 최근 회복되고 있다고 해도 스페인 대표팀에서 잃은 신뢰가 적지 않아 출전이 불투명하다. 델 보스케 감독은 지난해 10월에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2016’ C조 예선 8차 마케도니아전과 10차 우크라이나전에서 카시야스의 경쟁자인 다비드 데 헤아를 쓴 바 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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