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모츠, 테러 위협에도 브뤼셀 경기 원했던 이유

[풋볼리스트] 류청 기자= “삶을 이어가야만 한다”

 

마르크 빌모츠 벨기에 대표팀 감독은 테러 위협이 두렵지 않았을까? 그는 포르투갈과의 경기를 브뤼셀에서 치르길 바랐다.

 

지난 22일 벨기에 브뤼셀 공항과 지하철역(몰렌베이크)에서 발생한 폭탄테러로 최소 34명이 사망했고 270여명이 다쳤다. IS가 자행한 것으로 보이는 테러는 축구에도 영향을 미쳤다. 브뤼셀에서 벌어질 예정이었던 벨기에와 포르투갈의 친선전(29일)은 취소 직전까지 갔다가 30일에 포르투갈 레이리아에서 경기를 치르기로 했다. 

 

빌모츠 감독은 23일 브뤼셀에서 벌어진 기자회견에서 경기장소 변경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그는 브뤼셀에서 경기를 치르길 바랐고, 그 이유를 밝혔다. 주된 이유는 분명하다. “두려움에 대항하기 위해서다.”

 

“나는 이곳에서 경기를 치르며 그들에게 테러가 일어나고 벨기에 국민들이 모두 충격을 받는다고 해도 대다수의 사람들의 인생은 그대로 이어진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빌모츠 감독은 친선전을 취소하거나 경기 장소를 바꾸는 게 테러리스트들의 바람 중 하나일 수도 있다는 개인적인 견해를 밝혔다. 그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니라 일정과 장소 변경이 보통 사람들을 더 두렵게 만들 수 있다는 이야기다. 어떠한 위협에도 경기를 치르는 게 희생자와 시민들과 연대하는 길이라고 봤다.
 

“우리는 두려워하지 않으며, 우리 삶의 방식을 바꾸지도 않을 것이다. 이것은 내 견해다.”

빌모츠 감독은 이 의견이 자신의 고유한 의견이고, 다른 의견이 있을 수 있다고 인정했다. 그는 선수들에게 포르투갈과의 경기를 치르고 싶은지에 대해 물어봤었다고 했다. 그는 대표팀도 하나의 가족이라고 강조했다.

 

“나는 선수들이 경기를 치르길 바라고 있다고 느꼈다. 그래서 물어본 것이다. 모두 자신만의 감정과 생각이 있다. 우리는 항상 ‘우리는 가족’이라고 말한다. 가족이라면 함께 이야기를 많이 해야 한다. 모든 선수들이 계속하길 바랐다. 삶은 전진할 것이고, 우리는 레이리아에서 좋은 팀과 대결할 것이다.”

 

빌모츠 감독의 견해는 지난해 11월 먼저 테러를 겪은 디디에 데샹 프랑스 감독 그리고 프랑스 선수단의 생각과도 일치한다. 프랑스는 지난해 11월 프랑스 파리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독일과의 친선전을 벌이다가 테러위협에 직면했다. 바티클랑 극장에서 많은 사람들이 살해됐고, 경기장 근처에서도 자살폭탄 테러가 이어졌다.

 

프랑스 선수단은 겁에 질린 독일 대표팀이 경기장에 머물기로 결정하자 연대의 의미로 함께 경기장에 있겠다고 선언했다. 이어 프랑스 대표팀은 정신적인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잉글랜드 원정 경기를 취소해야 한다는 여론에도 경기를 취소하지 않았다. 라사나 디아라의 사촌 여동생이 테러희생자가 된 상황에서도 경기를 계속한 이유는 테러에 굴복하지 않기 위해서였다.

 

테러의 시대에 축구나 스포츠가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다. 다만 두려워하지 않고, 어떠한 위협에도 삶은 이어진다는 것을 보여주는 방법뿐이다. 축구선수들이 위협에 굴하지 않고 그라운드를 누비는 것 자체가 사람들에게 힘을 줄 수도 있다. 데샹 감독이 지난 21일 대표팀을 소집한 이후에 한 말은 울림이 있다.

 

“누구도 그날의 일을 잊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그에 대해 이야기할 필요는 없다. 우리 모두는 감정적으로 매우 어려운 시간을 보냈다. 지금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때다. 안전을 위한 모든 장치가 마련될 것이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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