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록, 박인혁, 박정빈의 도전에 기존 멤버들도 긴장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풋볼리스트=파주] 김정용 기자= 올림픽대표팀 공격진은 지금 극심한 주전 경쟁이 벌어지는 포지션이다. 보장된 것 없는 선수들은 본선행으로 가는 동아줄, 아니면 지푸라기라도 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국 올림픽대표팀은 25일과 28일 알제리를 상대로 두 차례 친선경기를 갖는다. 이번 2연전에 소집된 유럽파는 최경록(장크트파울리), 박인혁(FSV프랑크푸르트), 박정빈(호브로IK), 류승우(아르미니아빌레펠트)다. 다 공격 자원이다. 류승우를 제외하면 입지가 확실하지 않다는 점에서 도전자로 분류할 수 있다. 도전자가 많이 들어올수록 기존 멤버들의 입지 역시 좁아진다.

박인혁과 최경록은 지난해 올림픽대표팀에서 어느 정도 입지를 쌓았으나 지난 1월 카타르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본선 명단에 들지 못하며 상황이 바뀌었다. U-23 챔피언십은 엄연한 실전이었고, 여기 참가한 선수들 사이의 조직력은 크게 향상됐다. 올림픽 본선에 나갈 주전의 큰 틀이 형성됐다. 이젠 박인혁도 최경록도 도전자다. 최경록은 독일 2부 장크트파울리에서 로테이션 멤버로 활약 중이라 신 감독이 중시하는 경기 감각 면에선 유리하다.

박정빈은 이번에 처음 U-23 대표로 뽑혀 가장 확률 낮은 도전을 시작했다. 광양제철고를 나왔고 청소년 대표를 지냈지만 2010년 독일 볼프스부르크 입단 이후 프로 선수로 자리잡는데 오래 걸렸다. 올해 1월 독일을 떠나 덴마크 리그로 소속을 옮긴 뒤 출장 시간이 늘어났고, 신태용 감독은 박정빈의 가능성을 직접 확인하기로 했다.

해외파 공격수들이 도전자로 합류한 만큼 국내파 공격수들의 자리도 줄어들었다. 이번에 선발되지 않은 선배 손흥민(토트넘홋스퍼), 후배 황희찬(잘츠부르크)의 선발이 확정적이기 때문에 더 어려운 경쟁이다. 공격수, 윙어, 공격형 미드필더 등 넓은 의미의 공격진이 총 7명까지 뽑힐 수 있다면 두 자리를 빼고 남은 자리에 대한 경쟁을 벌여야 한다.

23일 경기도 파주의 파주 국가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서 훈련에 앞서 인터뷰를 가진 최경록과 진성욱 모두 가장 뜨거운 포지션인 공격진의 일원이다. 최경록은 “올림픽은 꿈의 무대다. 경쟁은 당연하다. 더 열심히 해 감독님이 추구하시는 플레이에 녹아들겠다”고 했다.

최경록은 인터뷰 중 기회가 있을 때마다 자신의 장점을 직접 밝히기도 했다. “나는 쉽게 쉽게 플레이하는 걸 좋아한다. 공을 끌지 않는다. 흐름을 잘 따라가다보면 기회도 오고 골도 넣을 수 있을 것”이라고 플레이 스타일을 설명했다. “나는 소속팀에서 공격형 미드필더, 대표팀에서 사이드를 본다. 공격 모든 포지션을 다 뛸 수 있다”는 말로 멀티 플레이어라는 점도 강조했다.

카타르에서 골을 넣는 등 좋은 모습을 보였지만 아직 입지가 탄탄하지 않은 진성욱도 위기의식을 갖고 있다. “당시 한 경기로 다 보여주지 못했다. 이번에 많은 걸 보여주겠다”고 말한 최경록은 “내 장점인 힘과 스피드, 그 밖의 플레이도 보여주겠다”며 “동료들과 좋은 모습을 보이겠다. 위에서부터 수비할 것”이라고 다짐하고 있었다.

선수들이 밝힌 바에 따르면, 본선이 다가오고 경쟁이 치열해짐에도 선수단 분위기는 여전히 즐겁고 활기차다. 신 감독이 그런 분위기를 원한다. 그러나 선수들끼리 주전 경쟁에 대한 이야기는 농담으로라도 하지 않는 편이라고 했다.

올림픽 대표팀의 수비진이 선수들의 경기 감각 문제로 골치를 앓고 있다면, 공격진은 주전이 분명하지 않은 가운데 복잡한 경쟁이 벌어지는 중이다. 이번 2연전은 신 감독이 선수를 테스트할 마지막 기회다. 다음 선발은 대회를 앞둔 전지훈련이다. 해외파 도전자인 최경록, 박인혁, 박정빈뿐 아니라 국내파 진성욱, 김현(제주유나이티드) 등도 입지가 확실하지 않다. 선수들은 한정된 기회 속에서 신 감독의 눈을 사로잡아야 한다. 어려운 미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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