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경기 3승 1무 무실점 2회, J리그 안착한 정성룡

[풋볼리스트=안산] 한준 기자= 국가대표 골키퍼 정성룡(31, 가와사키프론탈레)은 2016시즌 일본 J리그 무대로 도전에 나섰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번 A매치 기간에 소집한 세 명의 골키퍼가 모두 일본에서 활동 중이다. J리그는 지금 골키퍼난에 시달리고 있고, 한국 골키퍼에 대한 관심이 높은 상황이다.

오랫동안 한국 축구를 대표해온 골키퍼이니만큼, 정성룡이 출전한 매 경기가 화제가 됐다. 2016시즌 J리그 네 경기를 치르며 실점할 때마다 소식이 타전됐다. 특히 쇼난벨마레와 2라운드 경기에서 네 골을 내준 경기에 대해서는 2014 브라질월드컵 당시 실망을 느꼈던 일부 팬들의 비판적 반응이 따랐다.

결과적으로 정성룡은 자신이 출전한 네 경기 중 두 경기를 무실점으로 막았다. 2월 27일 전년도 챔피언 산프레체히로시마와 경기에서 1-0 승리를 지켰다. 대표 소집 직전에 치른 반포레고후와 4라운드 원정 경기에서도 4-0 승리를 뒷받침했다.

쇼난전 4-4 무승부 이후 나고야그램퍼스전에 2골을 내줬지만 가와사키는 3-2로 승리했다. 4경기에서 3승 1무를 기록하며 승점 10점을 얻은 가와사키는 현재 J리그 단독 선두다. 정성룡은 J리그 1위 팀의 주전 골키퍼다.

쇼난과의 경기에서 네 골을 내준 과정에는 억울한 측면이 있었다. 정성룡은 오쿠보 요시토의 골러 1-0으로 앞서던 전반 20분 자책골을 기록했는데, 사실 쇼난 공격수 티아고 키리노의 골키퍼 차징 파울이 선언되었어여 하는 상황이었다. 이후 벌어진 난타전 속에 4-4 무승부로 경기가 끝났다.

22일 오후 안산 와~스타디움에서 진행된 대표팀 훈련을 마치고 ‘풋볼리스트’와 만난 정성룡은 “차징이었다. 경기가 끝나고 구단에서 공문을 보내 항의했다. 심판위원회에서 파울이 맞다는 답을 보냈다. 파울이 선언되고 가와사키의 볼이 되어야 한다고 인정했다”고 했다. 하지만 경기는 이미 끝났다. 정성룡은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받아들였다.

오히려 이 사건이 정성룡의 가와사키 적응에 도움이 되었다. 동료와 감독 모두 “무조건 파울이다. 차징이었다. 골키퍼의 실수가 아니었다”고 정성룡을 다독여 줬다. 그래서 다음 경기를 준비하는 선수단의 정신력이 더 강해졌다.

정성룡은 J리그 네 경기에서 6골을 내준 것에 대해 “우리 팀의 스타일이 굉장히 공격적이다. 닥공(닥치고 공격)을 하는 팀”이라고 설명했다. “사이드백이 많이 나가는 스타일이다. 실점을 하고 있지만 그게 축구다. 골키퍼라면 당연히 모든 경기를 무실점으로 막고 싶다. 하지만 혼자서 다 할 수는 없는 일이다. 그게 우리 팀의 색깔이다. 결과적으로는 좋은 흐름으로 가고 있다.”

가자마 야히로 감독이 5년째 이끌고 있는 가와사키는 지난 2015시즌에 리그 5위를 차지하며 아쉽게 AFC 챔피언스리그 진출에 실패했다. 하지만 가자마 감독의 스타일이 확실히 녹아 들면서 올 시즌에는 초반부터 기세가 좋다.

공격 색체의 축구 속에 실점이 적지 않지만, 정성룡에 대한 평가도 좋다. “구단에서나 감독님이 내게 원한 것은 듬직하고 안정적으로 골문을 지켜주는 것이다. 동계 훈련 준비는 잘 됐다. 결과는 물론 시즌이 끝나야 알 수 있다.” 골키퍼의 성과를 무실점 기록 만으로 평가할 수는 없다. 실점은 골키퍼 혼자의 문제가 아닌 팀 전체의 문제다.

한 달 가량 겪어본 J리그에 대해 정성룡은 “듣던 대로 패스 위주의 플레이를 한다. 공격적이다. 하지만 그것 외에 축구가 크게 다른 점은 없다”고 했다. 무리 없이 새로운 무대에 적응하고 있다. 대표팀을 위해 한국을 방문한 것은 해외 생활 중에 재충전을 위한 좋은 기회다. 정성룡은 “지난 주말 경기를 잘하고 와서 기분이나 컨디션이 좋다. 이제 대표팀에서 최선을 다하겠다”며 각오를 밝혔다.

슈틸리케호는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에서 무실점 전승을 기록하고 있다. 레바논과 마지막 경기도 무실점 승리로 유종의 미를 거두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 부분에서 골키퍼가 아닌 공격수들에게 미션을 주고 있다. “수비는 공격부터 시작된다.”

축구는 팀 스포츠다. 그 점을 잘 알고 있는 정성룡은 동료들을 믿는다. 훈련을 마치고 숙소로 향하는 정성룡의 뒷모습에서 부담과 압박감은 느껴지지 않았다. 매 순간 기회와 경기를 즐기는 베테랑의 듬직함이 묻어 있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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